테드 창, 과학의 문으로 들어가 철학의 출구로 나오다
모든 SF는 잠정적으로 반체제 소설이다 테드 창의 이름을 처음 들은 것은 2000년대 초 《Happy SF》의 작가 특집을 통해서다. 이 작가는 중단편 8편으로 휴고상과 네뷸러상을 함께 받았다. SF를 즐기지는 않지만, 두 상을 동시에 받은 이른바 ‘더블 크라운’ 작품이 훌륭하다는 건 안다. 『듄』, 『어둠의 왼손』, 『빼앗긴 자들』, 『뉴로맨서』, 『엔더의 게임』, 『신들의 전쟁』 등이 이 목록에 속해 있기 때문이다. 소설은 자유의 양식이다. 특정 내용, 문장 스타일, 쓰는 방법 등이 정해지지 않았다는 말이다. 소설의 시학은 기성의 규칙이나 굳어진 관습 같은 것을 좀처럼 따르지 않고, 작가가 작품 내부에 이룩된 질서만을 존중한다. 이 때문에 소설은 어떤 이야기도 가능하고, 어떤 스타일도 거부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