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집이란 무엇인가
집안일로 조만간 이사할 일이 생겼다. 열일곱 해 동안 살던 정든 집을 떠날 생각을 하니 마음이 산란하다. 입지, 교통, 전망, 자금 같은 현실적 문제는 물론 중요하다. 그러나 집은 단지 편의나 투자의 대상만은 아니다. 내 몸과 마음이 머무는 곳이고, 가족이 함께 삶을 이룩하는 공간이며, 인간 존재가 뿌리내리는 장소다. 무엇이 좋은 집인지, 어디에 살아야 하는지를 곰곰이 생각하는 건 너무나 중요하다. 『굿라이프』(이유출판, 2024)에서 이냐키 아발로스 스페인 마드리드대 교수는 일곱 군데 집을 통해 어떤 집이 좋은 집인지를 이야기한다. 20세기에 나타난 이 집들은 프리드리히 니체, 마르틴 하이데거, 가스통 바슐라르, 오귀스트 콩트, 질 들뢰즈, 윌리엄 제임스 등 현대 철학의 정수를 건축적으로 구현한 곳들..
정의를 택할 때 삶을 고결해진다
새해가 되었다. 한 해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좋은 삶, 바람직한 생활을 생각할 때다. 묵은 삶을 버리고 새 삶을 살겠다는 다짐이 넘쳐난다. 대개 성적을 바라고 승진을 꿈꾸며 부를 열망한다. 소시민다운 소망이지만, 이는 너무나 물질적・세속적이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우리 삶을 더 나은 쪽으로 고양하는 건 미덕의 함양이다.미국 작가 라이언 홀리데이의 『정의 수업』(다산초당, 2024)에 따르면, 용기, 절제, 정의, 지혜 등 미덕은 우리에게 올바르고 명예롭고 탁월한 삶으로 가는 열쇠를 제공한다. 작가는 이 네 가지 미덕에 관한 책을 차례로 써왔는데, 이번엔 정의의 미덕을 다룬 책이 나왔다. 홀리데이에 따르면, 정의는 “위험한 자리에서 공정함을 유지하는 태도”이고, “선과 악, 옳은 일과 그른 일, 윤리와 비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