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 종교, 과학 - 인류 정신의 삼중나선
약 4만 년 전, 독일 동남부 슈타델 동굴에서 조각상 하나가 만들어졌다. 사자 머리와 인간 몸을 한 조각상으로, 재료는 매머드 엄니였다. 공들여 만들어진 이 조각상은 인간과 사자와 매머드의 힘을 하나로 합치려 한 노력의 산물이었다. 사람과 세계를 하나로 잇고, 인간과 동물을 넘나들면서 더 나은 삶을 이룩하려는 마법적 사고방식이 이로부터 비롯했다. 이는 곧 문명의 출발점이기도 했다. 『마법의 역사』(시공사, 2025)에서 크리스 고드슨 옥스퍼드대 인류학과 교수는 인류 정신이 삼중나선으로 이루어졌다고 말한다. 종교, 과학, 마법이다. 종교가 인간과 신의 관계에 초점을 맞추고, 과학이 물리적 현상에 관한 객관적 이해를 추구한다면, 마법은 인간과 우주의 상호연결을 강조한다. 마법은 우주를 인간화한다. 점술, 연..
다윈주의란 무엇인가
작년 4월에 세상을 떠난 미국 철학자 대니얼 데닛은 인간 의식의 비밀에 가장 가까이 간 사상가다. 그는 진화론과 생물학, 신경생리학과 인지과학의 최신 연구 성과에 바탕을 두고, 철학의 오래된 주제인 감각, 느낌, 직관, 감정, 지각, 인식, 창의의 보물 상자를 하나씩 열어갔다. 철학자로서 평생 그가 품었던 질문은 ‘어떻게 감각을 처리하고 행동을 제어하는 물리적 기관에 지나지 않는 뇌에서 의식과 사고, 더 나아가 의미와 가치를 지향하는 창의적 마음이 생겨나는가?’ 하는 것이었다. “철학자와 과학자가 한 배에 타고 있음”을 보여준 데닛의 통찰은 숱한 철학자와 과학자에게 영감을 주었고, 곳곳에서 격렬한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1995년 출간된 『다윈의 위험한 생각』은 데닛의 이름을 세계에 알린 출세작으로,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