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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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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문득 편집이야기 01] 편집자의 기원 편집자는 언제부터 존재했을까. 문헌으로 존재를 확인하기는 어렵지만, 책의 기원에서부터 편집을 하는 사람은 항상 존재했을 것으로 짐작된다.(수메르 시대 점토판에도 글자를 고친 흔적이 있다고 전해 들었다.) 하지만 현대적 의미의 출판을 염두에 두면, 서양에서 편집자는, 이슬람의 그리스로마 문헌들이 차례로 번역되어 출판되던 ‘중세 해석자 혁명’ 전후로 등장했다고 볼 수 있다.11세기에 띄어쓰기와 어순이 나타나면서 글의 체계가 정립되었고, 13세기에는 여러 가지 구두점이 발명되어 퍼져나가면서 스크립투라 콘티누아(scriptura continua)가 소멸했다. 14세기에는 책의 조직화가 더욱더 진전되면서 장절과 단락이 등장하고 이를 일목요연하게 보여주는 목차가 탄생했다. 따라서 출판 과정에서 글을 수정하고 조직하..
침체 출판시장서 공격적 출점… 교보·영풍의 역발상 경영 도서정가제 실시 이후, 대형 체인서점들의 출점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신문》에 그 의미를 짚은 기사가 실렸습니다.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온라인서점, 대형 체인서점, 독립서점 등이 앞으로 전략적 차별성을 각각 어떻게 보여주느냐가 중요해지겠죠.현재 늘어나고 있는 대형서점이 과연 진열 공간 부족을 해소하는 방향일지, 특정 베스트셀러의 집중 판매에 불과할지는 좀 더 지켜 봐야 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출판사와 서점 간의 공급률 이슈 등 가치사슬의 균열이 여러 가지 차원에서 본격화할 가망성이 높습니다.몇 마디 말을 보탰기에 아래에 옮겨 둡니다. 침체 출판시장서 공격적 출점… 교보·영풍의 역발상 경영오프라인 대형서점의 매장 확대 셈법은? 2016년 이후 32곳 개점교보·영풍 전체 매장의 45%온라인 ..
책 읽는 습관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한 주에 한 번 쓰는 《매일경제》 칼럼. 국민독서실태조사의 발표를 계기로, 독서습관을 만드는 방법에 대해 써 보았습니다. 글을 조금 보충해서 올려둡니다. 책 읽는 습관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2017 국민독서실태조사’ 결과가 발표되었다. 2017년 기준으로, 한국 성인의 연간 독서율은 59.9%로 나타났다. 1년 동안 책을 한 권도 읽지 않은 성인이 10명 중 4명이라는 뜻이다. 성인의 연평균 독서량도 2007년 12.1권에서 2017년 8.3권으로 3.8권이나 감소했다. 책을 읽는 사람도 한 해에 서너 달은 책 없이 보내는 셈이다. 모바일 기기의 등장 등 지식과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수단이 늘어나면서 독서 이탈의 흐름이 빨라졌다.출산율 저하와 마찬가지로 독서율 저하에 따른 사회적 파장은 지금 당장이 ..
한국 독자들이 푹~ 빠진 미스터리 이 남자 ― 서점가 ‘히가시노 게이고 열풍’ 《경향신문》 A24면에 ‘히가시노 게이고’ 열풍에 대한 기사가 실렸습니다. 문학 베스트셀러의 세대교체가 진행되는 중입니다. 무라카미 하루키에 이어서, 히가시노 게이고가 새로운 얼굴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수십 년째 이웃나라 독자들을 매혹하는 일본문학의 끝없는 저력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요. 독자들을 이야기의 바다로 끌어들이는 ‘탁월한 이야기꾼의 존재’야말로, 문학 독서의 확산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일지도 모릅니다. 몇 마디 보탰기에 아래에 옮겨 둡니다. 한국 독자들이 푹~ 빠진 미스터리 이 남자 ㆍ서점가 ‘히가시노 게이고 열풍’ 일본 추리소설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들이 국내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히가시노는 재미와 감동, 두 가지를 충족하는 작품들로 국내에서 다수의 고정 독자를 확보했다.그야말로 ‘히..
“소설이 좋은데 싫어요”...우린 왜 책을 읽나? ― 2017 국민독서실태조사의 의미 이홍 한빛비즈 이사와 함께하는 프레시안 좌담. 이번 달에는 2017 국민독서실태조사의 의미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이대희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아래에 옮겨 둡니다. "소설이 좋은데 싫어요"...우린 왜 책을 읽나? ― 2017 국민독서실태조사의 의미 많은 학부모님들이 아이의 성적을 고민하시면서, 동시에 아이의 독서 습관도 걱정하실 겁니다. 어릴 적에는 분명 책을 끼고 살던 아이가 나이 들자 책을 멀리하고 스마트폰 게임에만 몰두하는 모습을 보고 괜히 화가 치밀어 오른 경험을 하신 부모님이 적잖으실 겁니다. 이번 '표지 너머 책 세상'은 아이가 책과 친구가 되는 가장 확실한 비법을 알려드립니다. 여태 세계 수많은 부모가 직접 입증한, 정말 확실한 방법입니다. 굳이 힌트를 드리자면, 아이의 독서습관에 가장 결정..
'긴글 읽기 싫어요'…단편 넘어 '초단편' 인기 - 예스24 단편 판매율 매년 급증…지난해 전년比 66% 증가- 단편 넘어 원고지 30매 이하 초단편 찾는 독자도 크게 늘어- 스마트폰 보급·온라인 콘텐츠 증가로 “읽는 것”에 부담 커져 [이데일리 채상우 기자] “긴 글을 보면 스크롤을 내려버려요.” 직장인 김찬샘(33) 씨는 장문의 글이 쉽게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그는 기사를 읽을 때도 앞에 세 줄을 간신히 읽고 댓글로 눈을 돌린다고 한다. 스마트폰 사용률이 증가하고 온라인콘텐츠가 쏟아지면서 김 씨와 같이 ‘장문 문맹’인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출판계도 그런 영향으로 단편의 인기가 급증하고 있다. 예스24에 따르면 지난해 단편 판매량은 전년 대비 66% 증가했다. 최근에는 단편을 넘어서 ‘엽서소설’ ‘초단편’으로 불리는 200자 원고지 30매 이하..
문단 뒤흔든 ‘황해문화’… 이례적 추가 발행(2017년 겨울호) 결정 《경인일보》에 나온 기사입니다. 최영미 시인의 시 「괴물」이 실려서 화제가 된 계간지 《황해문화》 2017년 겨울호의 재판을 찍는다는 보도입니다. 그 의미를 분석해 보았습니다. 문단 뒤흔든 ‘황해문화’… 이례적 추가 발행(2017년 겨울호) 결정독자 주문 폭증… 설 이후 재공급 최영미의 시 ‘괴물’이 문단을 뒤흔들면서 그 시발점이 된 인문종합교양 계간지 ‘황해문화’가 새롭게 주목(2월 8일자 1면 보도)을 받자 해당 시가 실린 2017년 겨울호(통권 97호)를 구해 읽으려는 독자들의 주문이 폭증, 이를 추가 발행하기로 했다. 단행본이 아닌 계간지를 추가 인쇄하는 경우는 극히 이례적이다.‘황해문화’를 발행하는 새얼문화재단 관계자는 “온·오프라인 서점의 재주문과 신규 구독자의 요청으로 추가 인쇄를 결정했다”..
어떻게 작가가 되는가 《기획회의》 457호 특집은 ‘#언더35, 그들을 지지한다’입니다. 최근에 주목할 만한 책을 하나 이상 펴낸 서른다섯 살 이하 젊은 작가들을 한데 모아서 특집을 꾸렸습니다. 이 글은 그들을 응원할 겸해서 쓴 ‘기획의 말’입니다. 지면 때문에 잡지에는 편집해서 실었는데, 아래에 전문을 옮겨 둡니다. 어떻게 작가가 되는가 “창조자는 스스로 특수한 미로를 만드는 사람이다. 그러면서 동시에 비상구를 찾아내는 사람이다. 벽을 더듬고, 거기에 머리를 부딪혀가면서 무언가를 찾아내는 사람, 그런 사람만이 창조자가 될 수 있다.”프랑스의 철학자 질 들뢰즈의 말이다. 작가들은 멀쩡한 길에서 미로를 본다. 갑자기, 길을 잃고 헤매면서, 막다른 골목에 스스로 이른다. 되돌아갈 수조차 없다. 돌아선 곳도 어차피 막다르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