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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만 부 돌파, 오베라는 남자는 왜 인기 있을까(세계일보) ‘오베라는 남자’가 20만 부를 돌파했다. 올해 소설 중 가장 많은 판매를 기록할 전망이다. 여름에 이홍 대표랑 이 책을 점검한 적이 있었는데 예측대로다. 가을에 세계일보에 썼던 칼럼을 이제야 블로그로 옮긴다. 원칙 고집하는 ‘오베라는 남자’시대적 성숙을 향한 현대인의 갈망 땅은 넓고 비옥하며 바다는 고요하고 풍요롭다. 산란하는 연어들이 무진장 헤엄치는 강은 맑아서 물을 자랑하고, 과일과 버섯이 지천으로 자라는 숲은 우거져 나무를 자부한다. 이 천혜의 하드웨어 위에 ‘사회민주주의’라는 협동을 가치로 하는 상생의 사회시스템을 운영체제로 마련한 후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교육 등 각종 소프트웨어가 구동한다. 이 나라, 스웨덴 인구는 900만 명. 서울보다 조금 적다. 한반도 전체의 두 배쯤 되는 국토를..
50대, 인생의 절정을 소망하라(문화일보 기고) 예전에 《문화일보》에 기고했던 글이다. 문장과 뜻을 다듬어 여기에 올려 둔다. “나대로 살면 ‘꼰대’…‘또 다른 삶’ 공감(共感) 위해 문화 즐겨야” 예전에는 인생의 절정이 서른 살 무렵에 온다고 여겼다. 강건한 육체, 뜨거운 가슴, 순수한 이상이 백열(白熱)하면서 세상의 어둠을 정화할 최적의 때라고 믿었다. 지금은 당연히 안다. 삶이 진짜로 고조되는 순간은 넉넉히 세상을 배우면서 시간을 최소한 스무 해는 더 보내야 한다는 것을. 내 생각에, 사람은 적어도 평생 네 차례에 걸쳐 운명을 다시 받는다. 태어나면서 정해진 대로 살아가는 사람은 하나도 없다. 어제의 삶으로 오늘의 명(命)을 새롭게 하는 혁명의 연속으로써 인생을 이룰 뿐이다. 일찍이 공자는 인생을 자술하면서 하나의 삶에서 또 다른 삶으로 뛰어오르..
책을 사랑한다면 블랙 프라이데이에 저항하라 다음 주 블랙 프라이데이를 앞두고, 영국의 독립서점들이 힙을 합쳐 “문화가 있는 토요일”이라는 행사를 준비 중이다. 이 행사는 블랙 프라이데이에 벌어질 할인상품 사냥과 얼빠진 쇼핑 열풍에 대한 “완벽한 해독제”를 제공하려고 기획되었다. 100군데 이상의 서점들이 참여해 블랙 프라이데이 다음 날인 11월 28일에 행사를 열 예정이다.블랙 프라이데이는 “내 가방 안에 책이 있다” 같은 서점 캠페인을 무력화한다. 블랙 프라이데이가 시작되면, 모든 미디어가 상점 할인에 관심을 쏟을 것이고, 이는 책에 대한 관심을 잃어버리게 만든다. 따라서 블랙 프라이데이는 반서점 운동이자 반출판운동이 된다. 한국에서도 역시 블랙 프라이데이는 같은 의미를 띤다. 영국 서점 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블랙 프라이데이는 할인에 대한 ..
중2병이라는 이름의 폭력에 대한 단상 _오늘의 교육을 읽다가 “중2 때는 무엇 하나 집중을 못한다. 특히 누가 있을 때 더욱 힘들다. 예를 들어 책을 읽을 때 집중하면 힘들다. 왜냐? 주변에서 속닥댄다. 심지어 등굣길에 노래 듣기도 힘들다. 이어폰만 꽂으면 중2병이라고 한다. 나는 발라드를 좋아한다.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좋아했다. 이것도 중2병인가? 나도 집에서 놀림 받는다. 여자 친구랑 전화하면 중2병, 노래 들으면 중2병, 책 읽으면 중2병. …… 다들 중2 때의 기억을 잊었나?” - 204쪽, 「대한민국에서 ‘학생’으로 사는 것」, 박용희 《오늘의 교육》 29호가 나왔다. 소개글에서 문득 이런 구절과 마주쳤다. 저항의 언어다. ‘중2’를 질병 이름으로 쓰는 것은 어떠한 경우에도 정당화할 수 없는 폭력이다. 아이들의 신체와 정신에 가하는 훈육을 감추려고 아이들..
한 권의 책을 파는 데 마케팅 비용은 얼마나 쓸 수 있을까? 출판계 몇몇 사람들이 스타트업 바이블에 올라온 평생고객가치에 대한 글을 읽고 있기에 문득 출판마케팅에 대해서 평소 생각했던 것을 써보았습니다. 오늘 일하기 싫은 게 틀림없네요. 자꾸 딴짓을 하는 것을 보니 말입니다. 경영학에서 고객획득비용(CAC)이란, 고객 한 사람을 확보하는 데 들이는 비용을 말한다. 평생고객가치(LTV)란, 그렇게 해서 확보한 고객이 평생 동안 구매한 상품 가치를 말한다. 가령, 칫솔 회사가 1억 원을 들여서 1000명의 고객을 얻었다면, 고객획득비용은 10만 원이다. 그 고객의 평균 연령이 30세이고, 2개월에 한 번 1500원짜리 칫솔을 구매한다고 하자. 그러면 고객 한 사람이 한 해 9000원어치 칫솔을 구매하는 셈이고, 평균 연령을 80세로 잡으면, 평생고객가치는 45만 원이..
[오래된 독서공동체를 찾아서] <8> 패랭이꽃 버스에서 틔운 꿈, 그림책 도시 향해 달려요(원주 ‘그림책 연구회’) 패랭이꽃 버스에서 틔운 꿈, 그림책 도시 향해 달려요원주 ‘그림책 연구회’ 자녀들에 훌륭한 책 읽히려고박경리 선생 사랑방에서 첫 발읽기 모임 10년 만에 전국에 확산“어른들도 즐기는 도서관 꾸미자”전국에서 일흔다섯 명 의기투합사회적 기업 그림책도시 프로젝트 “어른들이 보기에는 어렵지만, 아이들은 말도 안 되는 이야기도 좋아합니다. 잘 이해하지 못하는 듯싶었는데, 깔깔거리며 어느새 한계를 넘어서는 거예요.”모임 장소로 들어서니 이미 토론에 힘이 붙었다. 원주시 단계동 주공아파트, 지은 지 서른 해가 넘은 전통 있는 아파트다. 건물은 다소 낡았지만 숲을 이룰 정도로 풍성한 나무들이 주변을 감싸서 아늑하고 시원했다. ‘그림책 도시’라는 로고가 붙은 현관 문턱을 넘어서자 다른 책 하나 없이 오직 어린이그림책만 ..
중년의 삶에 대하여 _오쿠다 쇼코의 『남성표류』(서라미 옮김, 메디치미디어, 2015) 중에서 “시간을 되돌리는 것은 불가능하다. 지치고 아픈 시기를 지나야 즐겁고 기쁜 시기가 오듯 두려움을 극복해 본 경험이 있어야 삶의 무게를 감당할 수 있게 된다. 젊어지기 위해 발버둥 치는 것은 지금 여기에 있는 자신을 부정하는 것이다. 억지로 되돌리려 하지 말고 자연의 흐름에 자신을 맡긴 채 당당하게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쪽이 훨씬 멋지다.” ―오쿠다 쇼코, 『남성표류』(서라미 옮김, 메디치미디어, 2015), 66쪽. 새벽에 일어나 글을 좀 쓰다가 읽기 시작했다. 처음엔 쑥스러웠다. 뭐, 이런 이야기까지 다 말하고 그러나, 하는 기분이었다. 그러다 어느새 빠져들었다. 내 이야기, 주변 친구들 이야기였다. 다른 사람들도 비슷한 고민을 한다는 게 묘한 위로가 되었다. 관음증일까, 아니 그보다 각성에 가까울 것..
‘5포세대’에겐 독서도 사치?… 20代 책 구매 뚝 (문화일보 기사) 문화일보와 함께 교보문고의 독자 통계 자료를 들여다보았다. 함께 통계를 분석하면서 이런저런 코멘트를 달았지만, 사실 조금 충격을 받았다. 물론 감이야 예전부터 있었지만, 숫자로 확인하니 가슴이 찢어질 듯했다. 20대에 독서 습관이 이룩되지 않으면, 30대에서도 여전히 책을 읽지 않는다.출판의 주 독자층이 20대에서 30대로, 30대에서 40대로 5년마다 바뀌는 것은 그 강력한 증거가 된다. 따라서 비독자를 독자로 만드는 꾸준한 실천 없이 출판은 살아날 수 없다.미래 세대를 책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질 높은 콘텐츠는 당연한 의무다.하지만 그들에게 책 읽는 습관을 만들어주는 운동 역시 마찬가지로 필수다. 올해 프랑크푸르트에서 독서 습관(Reading Habits)이 출판의 화두로 떠오른 것에도 다 이유가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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