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강색은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말에 검정색, 빨강색, 하양색, 노랑색, 파랑색은 존재하지 않는다. 색을 빼고 검정, 빨강, 하양, 노랑, 파랑으로 써야 옳다. 아니면 검은색, 빨간색, 하얀색, 노란색, 파란색으로 적거나 검은빛, 빨간빛, 하얀빛, 노란빛, 파란빛으로 적어야 한다. 이를 구별하는 건 편집자 입사할 때 맞춤법 시험 있으면, 자주 나오는 문제이다. 이런 기본적인 것 모르면, 전문가라고 하기 어려우니까. 그런데 요즘 책에서 자꾸 나와서 눈에 거슬린다. 혹시 그사이 맞춤법이 바뀌었나 해서 새벽에 찾아보기까지 했다. (물론 입말에선 검정색 같은 말도 쓸 수 있긴 하다.) 사실, 이런 건 인공지능이 잘 잡아낸다. 한컴 2024 같은 데서 문서를 열고, 맞춤법 기능 켜 놓은 후, 빨간 줄 그어져 있을 때마다, 한번씩 사전 찾아..
작가는 어떤 존재인가(마르셀 프루스트)
“작가는 공세를 퍼붓듯 끊임없이 힘을 모으고, 피로감을 견디고, 규칙처럼 수용하고, 교회처럼 구축하고, 체제처럼 따르고, 장애물처럼 극복하고, 우정처럼 성취하고, 아이에게처럼 과한 영양분을 제공하고, 다른 세계에서만 설명이 가능하며 삶과 예술에서 우리를 감동시키는 신비감을 빼놓지 않고 세심한 글을 써야 한다.” _ 마르셀 프루스트 “진정한 삶, 마침내 발견되고 밝혀진 삶, 결과적으로 충만하게 살아진 유일한 삶은 바로 문학이다. 예술을 통해서만 우리는 스스로에게서 벗어나 타인이 보는 다른 세계를 볼 수 있고, 달의 정경만큼 알려지지 않은 풍경을 볼 수 있다.” _ 마르셀 프루스트 =====언제나 힘이 되는 문장들이 있다. 이 문장들은 새로운 번역본에서 만날 때마다 나를 감동시킨다. 이번에 나온 『프루스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