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문(雜文) (145) 썸네일형 리스트형 애플의 최고경영자 팀 쿡의 제품 철학 스티브 잡스의 사망 이후, 우리는 애플의 철학이 사라졌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시대를 앞서간다기보다는 시대를 추종한다고 할까? 그런 느낌에 애플에 대한 애정의 강도는 낮아만 가고 있다. 그러나 스티브 잡스는 시대를 앞서가는 선도자였던 동시에 냉혹한 사업가였지만, 그의 후계자 팀 쿡은 냉혹한 사업자이기는 하지만 시대를 이끄는 제품 철학을 갖고 있는지는 불확실했다.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윈도우 8에 기반한 제품 서피스가 나온 직후, 애플의 최고 경영자 팀 쿡은 이를 혹평하면서 다음과 같은 말을 덧붙였다. 이 애플식 자기자랑이 바로 애플의 철학이고 스티브 잡스가 남긴 유산이다. 책을 만드는 데에서 시사하는 바가 있어 여기에 적어 둔다. 각 제품을 개발할 때 가장 어려운 일 중 하나는 균형을 유지하는 작업(trad.. 인생삼독(人生三讀) 인생삼독(人生三讀) 지식정보사회에서 책을 읽어 지혜와 정보를 배우고 익히는 것은 이제 누구에게나 평생의 과업이 됐다. 책은 권력을 쥐려는 소수를 위한 사치품에서 아무한테나 필요하고 흔히 곁에 둘 수 있는 일상의 필수품으로 진화해 왔다. 현대문명의 혁신은 거의 기존 시스템이 기호나 문자와 결합하면서 나타나고 있으며 그에 따라 '읽는 능력'은 모든 사람이 갖추고 누려야 할 인간의 기본권으로 격상됐다. 그런데 사람은 늘 책을 가까이해야 하지만 특히 인생의 세 시기에는 반드시 책을 읽어야 제 꼴로 살아갈 수 있다고 필자는 믿는다. 첫째 시기는 3~6세다. 이 시기에 사람은 부모의 목소리를 통해서 책을 읽기 시작해 혼자 읽기를 즐기기 시작하는 데까지 이르러야 한다. 한마디로 읽기의 걸음마를 떼는 단계이다. 노벨문.. 아니시 카푸어(Anish Kapoor) 전시회를 다녀와서 가을 들어 미술을 하고 싶어 하는 딸과 한 달에 한 번은 같이 미술관에 가기로 약속했다. 그 약속을 지키려고 오늘 리움 미술관에서 열린 「아니쉬 카푸어 전시회」에 다녀왔다.(Anish는 외래어표기법에 따르면, 아니쉬가 아니라 아니시가 맞다. 외국 인명이나 지명, 상품명 등은 이런 큰 전시회를 열려면 한 번쯤 국립국어원에 자문해도 좋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든다.) 아이가 학원 갔다 돌아올 시간을 기다렸다가 오후에 잠깐 다녀왔는데, 딸이 헤헤 웃으면서 함께 어울려 주어서 기분이 괜히 뿌듯했다. 리움 미술관 특별 전시실 두 층과 야외를 가득 메운 아니시 카푸어(Anish Kapoor, 1954~ )의 작품들은 한마디로 충격이었다. 최근에 본 전시 중 가장 놀라운 체험이었다. 작품을 이루는 물질의 성질 자체를 고.. 태블릿 시대, 콘텐츠와 기기에 대하여 지난주 애플에서 아이패드 미니와 아이패드 4를 내놓았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블로터닷넷의 정보라 기자와 간단한 인터뷰를 했습니다. 애플의 발표장에서 쓰인 한국어판 전자책은 민음사에서 만든 『위대한 개츠비』였습니다. 이를 간단히 축하한 후 정 기자의 질문은 “한국 업체들이 신기종 발표 때 스펙에 치중하는 것과 달리 애플은 왜 아이북스 등 콘텐츠에 치중하는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제 대답은 아래 기사에 나와 있습니다. 태블릿PC, 전자책 단말기로 매력 있나 정보라 | 2012.10.25 아이패드를 쓰며 ‘어디에다 써?’란 질문을 자주 받는다. 사실 태블릿PC는 사용처를 또렷이 정하기 어려운 기기다. 동영상을 보고, 책을 읽고, e메일을 확인할 방법은 이미 널려 있다. 동영상을 찍어 공유하고 문서를 작성하는 .. 작가가 되길 바란다면(찰스 부코스키) 모든 것이 준비되었어도당신 안에서 터져 나오는 것이 없다면작가가 되지 말라.당신의 가슴과 당신의 정신과 당신의 입술에서,당신의 속 깊은 곳에서미처 묻지 못한 것이 없다면작가가 되지 말라.적당한 말을 찾기 위해몇 시간 동안이나컴퓨터 화면을 쳐다보거나타자기 앞에웅크리고 있다면작가가 되지 말라.돈을 바라거나명성을 얻으려고 쓰고 있다면작가가 되지 말라.침대에 여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쓰고 있다면작가가 되지 말라.자리에 앉아서 먼저 쓴 걸 고치고 또 고치고 있다면 작가가 되지 말라.글쓰기에 대해 계속 생각하면서 열심히 글을 쓰고 있다면작가가 되지 말라.다른 누군가처럼 쓰기 위해서애쓰는 중이라면작가가 될 생각을 잊어라. 당신 안에서 으르렁거리는 소리를기다려야만 한다면참을성 있게 그것이 오기를 기다리라.그리고 결코 .. 제이디 스미스의 글쓰기 10계명 『하얀 이빨』의 작가 제이디 스미스는 자메이카 출신 영국 작가로 어린 나이에 《타임》 선정 100대 영문 소설에 이름을 올렸다. 그녀의 작품 『하얀 이빨』은 이민자 문학의 한 정전으로, 런던을 배경으로 이민 1세대와 2세대, 본토인과 이민자, 전통과 현재 등 수많은 인물들의 운명이 서로 뒤얽혀서 한없이 갈등을 빚는 이야기이자 트랜스내셔널 세계에서 방황하는 우리 불쌍한 현대인들의 전형이다. 하얀 이빨 제이디 스미스 지음, 김은정 옮김/민음사 아래는 그녀가 좋은 글을 쓰는 비결을 열 가지로 정리한 것인데, 글을 고민하는 많은 이들에게 참고가 될 만하여 옮겨 둔다. 1 아직 어릴 때 많은 책을 읽겠다고 결심하고 다른 어떤 일보다 책을 읽는 데 많은 시간을 보내라. 2어른이 되면 남들이 읽은 것만큼은 책을 읽으.. 애플 디자인의 할아버지 디터 람스의 디자인 철학 디터 람스(Dieter Rams)는 가전 회사인 브라운의 수석 디자이너로 현대 제품 디자인에서 단순성의 미학을 정립한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브라운에서 나온 면도기, 믹서기, 전기 주전자 등이 얼마나 깔끔하게 아름다운지 사용자들은 이미 다 알고 있으리라 믿는다.(http://www.braun.com/kr/home.html) 어쨌든 람스가 디자인한 제품들은 애플의 디자이너 조너선 아이브에게 깊은 영향을 주어 직관적 단순성이라는 디자인 원칙이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데 큰 역할을 했고, 그에 따라 그는 애플 디자인의 할아버지라는 별칭을 얻었다.아래는 인터뷰에서 그의 디자인 철학을 잘 드러내는 부분만 모은 것이다. 이런 원칙은 책을 만들 때에도 필요한 마음가짐 아닐까. ― 디자인이란 뭔가를 명백히 드러내는 것.. 수전 손탁의 육아 10계명 최근 미국에서 수전 손탁(Susan Sontag)의 기고와 일기와 편지와 메모 등을 묶은 글 모음집이 출간되고 있습니다. 대가들의 사생활을 담은 책들이 흔히 그렇듯이, 그 책에는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손탁의 개인적인, 그러나 우리 삶의 귀감이 되는 모습이 곳곳에 숨어 있습니다. 오늘 소개하는 육아 원칙도 그중 하나입니다. 『거듭나기(Reborn: Journals and Notebooks, 1947-1963)』에 실려 있습니다.1959년 가을, 미국의 문화 비평가 수전 손탁은 자신의 아들 데이비드 리프( David Rieff)를 어떻게 키울 것인가를 고민한 후 육아 원칙 10가지를 마련합니다. 소박하면서도 품격 있는 이 원칙들은 오로지 공부와 출세에만 사로잡힌 우리 시대의 비뚤어진 육아 방식을 비추는 거.. 이전 1 ··· 14 15 16 17 18 19 다음 목록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