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능성
열입곱 살 나이에 소녀는 가능성을 탐식하는 철학적 대식가가 되어 가족들의 식사 자리에서 던져진 좌절의 뼈를 골수까지 빨아먹고도 늘 허기졌다. _젤다 피츠제럴드, 『왈츠는 나와 함께』, 최민우 옮김(휴머니스트, 2025).

감시사회
우리는 당신이 어디에 있는지, 어디에 있었는지, 무엇을 생각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당신 메시지와 위치 정보를 분석하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하면 앞으로 어디로 갈지도 예측할 수 있습니다. _에릭 슈미트(구글 최고경영자)
감정
나는 내 감정에 많은 것을 요구했다. 나의 모든 이야기에는 피나 눈물도 아닌, 나의 씨앗도 아닌, 이보다 더 친밀한 나 자신의 무언가가 한 방울씩 들어 있었는데 그것이 내가 가진 여분이었다. 이제 그것은 사라졌고 나는 여러분과 같아졌다. _스콧 피츠제럴드
건강
건강해지는 비결 따위는 없다. 꾸준함이 핵심이다. 운동을 처음 하러 가면 모든 게 낯설고 힘들다. 시작은 언제나 힘들지만, 그 시작이 당신을 강하게 만든다. _김희재, 『나이 들수록 매달려야 하는 것들』(매일경제신문사, 2025)
건축
호모 사피엔스는 공간을 잘 이용함으로써 다른 종에 비해 압도적 진화 속도를 얻었다. 최초 구심점이던 모닥불은 수십 명을 모았고, 알타미라 동굴 벽화는 수백 명 규모의 집단을 만들게 했다. 메소포타미아 문명은 벽돌을 발명해 지구라트 신전을 세울 수 있었고, 그 덕에 인간 사회는 수만 명 규모로 성장했다. 피라미드는 수십만 명을 한 종교로 묶었고, 수도교는 로마를 인구 100만의 도시로 만들었다. 중세 유럽은 교회를 중심으로 기독교를 퍼뜨려 약 7000만 명의 인구를 하나로 만들었다. 20세기 들어 엘리베이터를 이용한 고층 건물을 지은 미국 뉴욕은 역사상 최초로 1000만 명 이상의 거대 도시를 형성했고, 이젠 인터넷 가상공간이 수십억 명을 하나로 이어주었다. _유현준, 『공간 인간』(을유문화사, 2025)

계획적 진부화
1925년 1월 스위스 제네바에 미국의 제너럴일렉트릭, 독일의 오스람, 영국의 에이이아이(AEI) 관계자들이 모였다. 각국을 대표하는 백열전구 제조 기업들이었다.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그들은 전구의 사용 수명을 줄이기로 담합했다. 이른바 ‘피버스 카르텔’ 탓에 이전까지 평균 2500시간이던 전구 수명은 1000시간으로 줄어들었다. 이로부터 기업 이익의 극대화를 위해 일정 기간 사용되면 판매 제품 성능이 급격히 떨어지는 ‘계획적 진부화’ 시대가 열렸다. 옷, 면도기, 휴대전화 등 사용 기간을 의도적으로 짧게 설정함으로써 소비자가 어쩔 수 없이 새로운 제품을 구매하도록 하는 것이다. 광고에서는 서사와 이미지를 이용해 낡은 제품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를 떨어뜨리고 싫증을 유발하는 전략을 쓴다. _김동규, 『유혹의 전략, 광고의 세계사』(푸른역사, 2025)

광고
우리가 숨 쉬는 공기는 질소와 산소와 광고로 구성돼 있다. 우리는 광고 속을 헤엄쳐 다닌다. _로버트 게랭
교육
종속된 시민이 아니라 사랑과 자유를 갈망하는 인간으로, 스스로 해방되기 위하여 각고의 노력을 다할 인간으로 길러내는 것이 우리의 책임이다. _셀레스탱 프레네, 『자유의 교사』, 이은별 옮김(별의친구들, 2025)

교조주의
교조주의는 인간의 다양한 경험을 무시한다......이들은 다양한 삶의 경험을 하나의 렌즈로만 바라보고, 그 렌즈로 볼 수 없는 것들은 모두 무의미하다며 외면한다. 이런 극단주의를 받아들이는 이들은 다양한 사실을 구체적으로 알기 위해 노력하지 않고, 어쩌다 알게 된 정보는 평가할 능력도 없으면서 철썩 같이 믿는 태도를 견지한다. _버틀란트 러셀, 『생각을 잃어버린 사회』, 장석봉 옮김(21세기북스, 2025), 5쪽.
교조주의를 벗어나려면 ‘판단을 유보하는 힘’이 필요하다. 증거나 확실한 근거가 없을 때는 섣불리 확신하지 않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는 뜻이다. 대화할 때 “이것을 안다”라고 단정하기보다는 “나는 이것과 비슷한 것을 어느 정도 안다”라고 말하는 태도가 바람직하다. _버틀란트 러셀, 『생각을 잃어버린 사회』, 장석봉 옮김(21세기북스, 2025).
규율
규율의 본질은 두 가지라네. 첫째는 현재 우리가 가진 능력으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것이고, 둘째는 거기서 멈추지 않고 더 큰 잠재력을 위해 필요한 훈련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열정이지. 타고난 재능은 그저 시작점일 뿐이네. 그것은 완성된 능력이 아니라, 앞으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라네. 자신에게 필요한 훈련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그것을 꾸준히 실천할 때 비로소 진정한 성장이 이루어지지. _필립 길버트 해머튼, 『어제보다 멍청해지기 전에』, 박정민 옮김(필로틱, 2025), 175쪽.

글쓰기
글쓰기는 책상 앞에 앉아서 하는 노동이자 삶의 거친 바다에 뛰어드는 모험이요, 육체의 수고가 동반되는 가차 없는 노동이다. 책을 쓴다는 것은 꿈의 시간을 사는 것으로, 아직 살아보지 못한 미래 속으로 진입하는 매력적인 일이다. _장석주, 『글쓰기는 스타일이다』(중앙북스, 2017).
꾸준함
자네가 앞으로 맞닥뜨릴 가장 큰 적은 ‘빨리 끝내고 싶다’는 심리적 압박일 걸세. 이를 극복하려면 콜턴이 말한 ‘서서히 나아가되 꾸준히 쌓아가는’ 자세, 혹은 운하 배 위에서 찻잔을 든 뱃사람 아내의 여유로운 마음가짐을 본받아야 하네. 지적 생활을 오래 지속하려면 모든 시간이 ‘과정’임을 받아들이고, 하루하루를 차분히 즐기며 나아가는 길밖에 없다는 걸 나는 굳게 믿네. _필립 길버트 해머튼, 『어제보다 멍청해지기 전에』, 박정민 옮김(필로틱, 2025), 73쪽.
네로의 모먼트
네로는 로마의 대표적 폭군이다. 64년, 그는 로마 대화재를 빌미 삼아 기독교를 박해했고, 사치와 폭정으로 군대 반란을 일으켰으며, 원로원과 귀족들도 등을 돌렸다. 68년 어느 여름밤, 그가 잠에서 깨니 근위병도, 지지자도, 시종도 사라지고 없었다. 모든 이에게 철저히 버림받은 것이다. 스스로 삶을 끝낼 수밖에 없었던 네로는 단검으로 목을 찌르고 피를 흘리며 죽었다. 숨을 거두기 직전 “내 안의 훌륭한 예술가가 죽는구나”라고 중얼거렸다. 끝까지 나르시시스트적 면모를 보인 것이다. 네로의 사례는 강력한 제국의 황제라도 권력 네트워크가 그를 포기하는 순간 별 볼일 없는 존재로 전락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권력이 내파하는 순간인 ‘네로의 모먼트’는 5000년 전 국가가 처음 나타난 이래 반복해 일어났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9/0005462793
녹음기
녹음기가 없던 옛날, 작가들은 인터뷰를 자기 글의 재료로 여겼다. 그들이 재구성한 인터뷰에는 물론 진실이 담겨 있었지만 이는 사진의 진실이라기보다 초상화의 진실에 가까웠다. 녹음기가 등장하면서 녹음된 말이 주인 자리를 차지했고 작가는 글로 푸는 녹취자로 대체되었다. 모든 폰에 녹음과 재생 앱이 설치된 지금은 파일을 그냥 들으면 되므로 녹취자조차 필요치 않다. 녹음된 진실과 대중 사이에 중간 단계가 없어진 것이다. 그런데 이건 사실이 아니다. 우리는 녹음 파일을 거의 듣지 않고, 요약 해설을 접할 뿐이다. 기사도 제목만 쓱 보고 곧바로 댓글로 넘어가는 판국에 녹음을 통째로 듣는 수고를 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마셜 매클루언은 녹음기가 음악을 위한 발명이며, 에디슨은 이를 깨닫지 못했다고 말한 적이 있다. 우리가 인내심을 가지고 듣는 녹음은 음악뿐이다. 녹음기의 발전은 인터뷰에서 작가와 녹취자를 밀려나게 했다. 그러나 최종적으론 녹음 파일조차 밀려난 게 사태의 진상 아닐까. 공론에 유통되는 건 누군가의 요약 해설뿐이다. 즉 사라진 것 같던 중간 단계, ‘작가’는 숨어 있을 뿐 퇴장하지 않았다. 문제는 누구의 요약이 정확한지가 아니다. 그보다는 요약만 접하면서 마치 녹음 전체를 들은 듯한 기분이 되는 우리의 상상력이다. https://www.hani.co.kr/arti/opinion/column/1187827.html
대통령
나쁜 대통령의 특징은 위대하거나 좋은 대통령의 덕성과 반대된다. 자신감 결여, 불량한 성격, 타협과는 거리가 먼 형편없는 정치력과 무능, 비전 결핍, 부정직하고 불성실한 태도, 의사소통 단절 등이 그의 특징이다. _네이선 밀러, 『최악의 대통령』, 김형곤 옮김(페이퍼로드, 2025).
리처드 닉슨은 국가안보를 위한 기구와 조직, 국가의 비밀정보를 국가 방위를 위해 쓰지 않았다. 이토록 중요한 것들을 자신의 사악하고 부도덕한 행위와 실수를 감추기 위한 구실로 악용했다. 그는 미국 헌법 자체를 완전히 파괴하려 했다. 닉슨은 능력이나 지성은 우수했지만, 미국의 민주주의 제도 자체를 아주 냉소적으로 경멸한 사람이었다. 그는 노골적으로 사법권을 방해하고 헌법을 위반했기 때문에 최악의 대통령으로 선정됐다. _네이선 밀러, 『최악의 대통령』, 김형곤 옮김(페이퍼로드, 2025).
최악의 지도자란 구성원에게 뭔가를 알려주거나 가르치려 하지 않고, 역으로 구성원으로부터 무언가를 배우려 하지도 않는다. 모든 구성원을 믿지 않기 때문에 자신을 돕는 동료들의 협조도 거부할 뿐만 아니라 극단적으로 우유부단해 책무를 망각하거나 독단적으로 일을 처리하기 일쑤다. _네이선 밀러, 『최악의 대통령』, 김형곤 옮김(페이퍼로드, 2025).

도서관
일본에 국립도서관이 필요하다는 것을 최초로 역설한 사람은 후쿠자와 유키치다. 서양을 세 번이나 방문했던 그는 “누구나 와서 마음대로 책을 읽을 수 있는” 서양 국립도서관을 소개하면서 “그게 없으면 근대국가라고 할 수 없다”라고 메이지 정부의 요인들을 설득했다. 1900년 3월에 첫 삽을 뜬 일본 제국도서관은 1906년 3월에 준공됐으나, 원래 설계는 1904년에 발발한 러일전쟁으로 크게 축소됐다. 이후 전쟁 때문에 도서관 예산이 번번이 감액되는 것은 제국도서관의 한 운명이 되었다. 에드 디 앤절로는 『공공도서관 문 앞의 야만인들』(일월서각, 2011)에 이렇게 썼다. “공공도서관은 정부지출에서 미미한 부분을 차지할 뿐이며, 예산이 부족할 땐 제일 먼저 삭감된다.” 제국도서관은 일본 정부가 만주 진출을 본격화한 1928년부터 자진해서 사상이 올바르다고 판단되는 도서만 입고하는 사상 통제를 시작했다. 나카지마 교코의 『꿈꾸는 도서관』(정은문고, 2025)은 일본 제국도서관(현 국립국회도서관)의 역사와 허구의 등장인물을 종횡으로 배합한 소설이다. 이 책은 잊고 있던 공공도서관의 역할에 대해 고민하게 해주는 한편, 한 사람이 책이나 도서관에 일평생 관심을 품도록 해주는 계기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흔히 감명 깊게 읽은 책 한 권이 독자를 또 다른 책으로 이끈다고 말들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사람이다. 어린 시절, 부모와 함께 동화책을 읽었거나 적절한 때 책을 선물받은 경험이 있는 사람, 또는 누군가와 함께 도서관에 가서 누린 좋은 경험이 평생 책을 읽고 도서관을 찾게 한다. 주인공 기와코가 30년 넘게 국립도서관 근처를 배회한 이유다. _장정일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308/0000036365
열여섯 살 때 빌린 카프카의 소설을 읽다 [독서일기]
J는 중학생이던 때 프란츠 카프카의 〈심판〉과 〈성〉을 삼중당문고와 동화문고로 읽었다. 두 소설에는 절정도 해결도 없었다. 학교가 죽어도 싫었던 J는 중학교를 억지로 다닌 뒤에 영영 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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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도서관이 모든 것을 포괄하지만 중립적인 곳이라 생각해왔다. 이런 생각은 우리의 착각일 수 있다. 모든 도서관은 운명적으로 어떠한 선택의 결과이며, 수용 범위에서 필연적으로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_알베르토 망구엘, 『밤의 도서관』, 강주헌 옮김(세종서적, 2011).
도서관의 사명은 ‘무지의 가시화’, 즉 사람들이 도서관에 와서 어마어마한 양의 책들을 보며 ‘평생을 읽어도 읽을 수 없는 책이 이만큼이나 있구나’ 통감하게 하는 것이다. _우치다 다쓰루, 『도서관에는 사람이 없는 편이 좋다』(유유, 2024)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8/0002736964
책에 압도되셨다고요? 바람직한 현상이에요! [.txt]
요조님, 안녕하세요. 제 고민이 요조님이 쓰시는 칼럼에 무척 잘 어울릴 것 같아 저의 사연을 보내봅니다. 그냥 넋두리처럼 보내는 것이니 제 고민을 꼭 해결해주어야 한다는 부담 없이 편히 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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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을 더럽힘 없이 유지하는 것은 누구의 접근도 막을 때만 가능하다. 책이 그렇지 않은가? 너무 많은 사람이 만지면 페이지는 부스러지고 잉크와 금박은 퇴색한다. _움베르트 에코, 『장미의 이름』(열린책들, 2009)
루차리브로(Lucha Libro)는 일본 나라현 산촌의 70년 된 한 고택에 있는 사설 도서관이다. 도서관 사서 아오키 미아코는 대학도서관 사서로 일하다 업무 과중, 인간관계 스트레스, 동일본대지진 충격, 도시생활의 어려움 등으로 정신질환을 얻었다. 자살 시도 후 석 달 넘게 병원 신세를 진 그는 도시생활을 청산하고 ‘언젠가 나만의 도서관을 열겠다’는 오랜 꿈을 실천으로 옮겼다. 자기 시골집을 개방해 도서관을 열고 개인 장서를 공유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휴일엔 버스도 안 다니는 산골마을의 작은 도서관으로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루차리브로의 책들은 모두 저자가 읽은 책이다. 밑줄이 잔뜩 그어져 있고, 곳곳에 포스트잇이 붙어 있기도 하다. 이용자들도 여기에 포스트잇을 덧붙이기 일쑤다. 여러 사람의 흔적이 켜켜이 쌓인 책을 함께 읽는 셈이다. 읽기 공유는 우리 사회에서 점점 희미해지는 ‘공공’의 감각을 일깨운다. 이 책의 원제는 ‘불완전한 사서’로, 아르헨티나 작가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의 단편 ‘바벨의 도서관’에서 빌려온 표현이다. 이 말은 본래 도서관(책)이라는 완전함에 대비해 사서(인간)의 불완전함과 유한성을 드러내기 위한 표현이다. 그러나 저자는 이 말을 자신의 취약함을 드러내려고 붙였다. 정신질환을 앓는 저자는 먹는 약 탓에 개관 시간이 임박해 눈뜰 때도 있고, 도서관을 청소도 혼자 감당할 수 없기도 하다. 이럴 때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도움을 청하면 주변에서 기꺼이 도우미가 찾아온다. 저자는 이들에게 도움을 받은 후, 장서를 개방하고 책을 추천하며 함께 문제를 고민하는 것으로 화답한다. 인간은 누구든 도움이 필요한 존재이고, 한편으로는 누구든 도움을 줄 수 있다. 책을 매개로 사람들은 서로 도우며 함께 공동체를 이룬다. _아오키 미아코, 『나는 숲속 도서관의 사서입니다』, 이지수 옮김(어크로스, 2025)

도서관의 날
‘도서관의 날’은 책을 통해 지식과 문화의 자유로운 접근과 공동체 연대의 새싹을 피워내고 국민적 관심과 화합을 이루어 도서관의 사회·문화적 가치 확산과 이용 촉진을 기념하는 날이다. 2022년 12월 시행된 ‘도서관법’에 따라, 2023년부터 매년 4월 12일로 지정됐다. 이와 함께 지난 1965년부터 한국도서관협회 주도로 시작된 ‘도서관 주간’은 올해로 60주년을 맞는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11/0004464502
‘60주년’ 도서관 주간, 책을 일상으로…‘오늘도서관가봄’ 갬페인
문화체육관광부는 국가도서관위원회와 함께 2025년 도서관의 날(4월 12일)과 도서관 주간(4월 12~18일)을 맞이해 전 국민의 도서관 이용을 촉진하고자 3월 22일부터 4월 18일까지 온·오프라인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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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단
정신적 독재에 ‘미친 자들’, 자기들이 얻은 ‘새로운 것’이 세상에서 유일하게 옳은 진리라고 우기면서 자기들이 옳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수십만 명의 피를 아무렇지도 않게 여기는 사람들보다 몽테뉴가 더 미워한 것은 없었다. _슈테판 츠바이크, 『위로하는 정신』, 안인희 옮김, 유유, 2012, 149쪽.
독재
민주주의 국가에선 역사적으로 집권 정당의 친위쿠데타가 훨씬 많았다. 많은 독재자가 처음엔 법을 이용해 권력을 잡았으나 이후에는 권력 유지를 위해 법을 파괴했다. 독재자를 꿈꾸는 많은 지도자는 매뉴얼을 지니고 있다. 일단 언론을 파괴하고, 독립된 법원을 파괴하면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자유언론과 독립적인 사법부가 없다면 선거는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다. 북한이나 러시아가 그 예이다. 집권층의 부패를 대중에게 알리기 위해선 언론의 자유가 필요하고, 정부를 견제하고 불상사를 예방하거나 중단시키기 위해선 사법부의 독립이 필요하다. _유발 하라리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18/0005967182
`신뢰 회복` 꺼낸 유발 하라리 “AI 믿는 신뢰의 역설” 경고
“갈등과 불신 속에서 탄생한(학습한) 인공지능(AI)은 신뢰할 수 없죠. 인간의 신뢰 회복이 먼저입니다.” 유발 하라리 작가가 20일 서울 종로구 노무현시민센터에서 열린 신간 ‘넥서스’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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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의 전략
독재 체제가 유지되는 핵심 원리는 ‘공동지식’(Shared Knowledge)의 조작이다. 즉, 독재자는 단순한 검열이 아니라 국민 간의 신뢰를 깨트리고, 정보 흐름을 왜곡하여 공론장을 무력화함으로써 통치를 지속한다. 예를 들어, 독재자는 자신을 찬양하는 정보를 확산시키는 동시에 반대 의견을 흩어지게 만들어 “다른 사람들도 이렇게 생각할까?”라는 의문을 심어 놓는다. 이는 독재하에서 국민들이 서로 반대 의견을 나누기 어려운 분위기를 형성하고 체제를 지지하는 것처럼 행동하도록 만든다. 또한 독재자들은 선거를 활용해 체제를 유지한다. 독재 정권은 형식적 선거를 통해 정당성을 유지하지만, 동시에 이를 반대 세력을 색출하는 도구로 사용한다. 이는 일당 독재국가에서 형식적으로 선거를 유지하는 이유와도 연결된다. 한병진은 이러한 독재의 전략이 단순한 역사적 유산이 아니라 오늘날에도 디지털 미디어와 빅데이터를 활용해 더욱 정교하게 진화하고 있음을 경고한다. _한병진, 『독재의 법칙』(곰출판, 2021)
돌봄
의존성은 인간의 본질적인 특성이다. 우리 모두가 한때 아기였던 것처럼, 수정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타인의 돌봄에 의존한다. 바로 이 돌봄이 우리를 연결한다…우리의 호르몬 시스템은 수백만년에 걸친 진화의 결과로써 이런 연결을 가능하게 한다. _페터르 보스, 『연결 본능』, 최진영 옮김(시크릿하우스, 2025)

로스쿨
로스쿨은 ‘좌절한 엘리트 지망자’를 배출하는 대표적인 교육기관이다. 미국에선 법학 학위가 공직으로 진출하는 최선의 경로로 꼽히므로, 정치적 야심이 있는 이들은 대부분 로스쿨에 진학한다. 전국법률가협회에 따르면, 1991년 로스쿨 졸업생 초봉 분포 그래프에서 가장 흔한 연봉을 반영하는 최고점은 3만 달러였다. 분포의 왼쪽 꼬리 부분에서 2만 달러 이하는 없었다. 오른쪽 꼬리 부분은 9만 달러가 최대였다. 2020년 졸업생 분포에서는 대다수가 4만 5000~7만 5000 달러의 연봉을 보고해 전체 연봉의 50%를 차지했다. 하지만 오른편 봉우리는 19만 달러로 전체 분포의 20% 이상이었다. “지망자 게임을 극단까지 밀어붙이면 이런 모양이 된다. 연봉 19만 달러인 오른쪽 봉우리의 20%는 기성 엘리트층에 순조롭게 진입하는 중이다. 왼쪽 혹 부분에 있는 4만 5000~7만5000 달러 소득자들은 곤란한 상태다. 2020년 로스쿨 졸업생의 절반이 16만 달러 이상 빚을 지고 있음을 감안하면, 이들 가운데 엘리트 계층으로 진입할 수 있는 이는 거의 없다.” 책은 사회 안정에 가장 위험한 직군은 ‘법률 전문직’이라 주장한다. “로베스피에르, 레닌, 카스트로는 변호사였다. 링컨과 간디도 마찬가지다.” 저자가 ‘미국의 원형적 반엘리트’라 지목한 J.D. 밴스 부통령 역시 변호사 출신이다. 마르크스는 ‘공산당 선언’에 “프롤레타리아는 족쇄 말고 잃을 것이 없다”고 썼다. 저자는 “하지만 마르크스는 틀렸음이 입증되었다”고 말한다. “궁핍해진 프롤레타리아는 성공적 혁명의 주체가 아니다. 정말로 위험한 혁명가는 좌절한 엘리트 지망자들로, 그들은 특권과 교육, 연줄 덕에 충분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연봉 19만 달러를 받는 로스쿨 졸업생의 20%처럼 곧바로 엘리트 지위에 오르는 소수조차 행복하게 살지 못한다. 전반적인 불안정을 느끼기 때문이다. 고학력 프레카리아트(노동 무산 계급)로 전락할 운명인 고학력 젊은 층이야말로 불안정성 말고는 잃을 것이 없는 집단이다.” _피터 터친, 『국가는 어떻게 무너지는가』, 유강은 옮김(생각의힘, 2025)

마감
마감이란 참 아름다운 것입니다. 자신이 하는 일을 사랑한다면 (조금은 스트레스를 받을 수도 있지만) 감당할 수 없는 것은 아니죠. _마리아 칼만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0/0003622976
“세상을 떠받치는 건 여성…무슨 일이 있어도 유머 만은 놓치지 마세요” [이설의 글로벌 책터
탐독하다 보면 슬그머니 싹트는 궁금증. ‘글쓴이는 어떤 사람일까.’ 번역 외서(外書)가 쏟아지는 시대지만 해외 저자는 만남의 문턱이 높죠. 한국 독자와 해외 작가 간 소통을 주선합니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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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망
거대한 제국은 살인이 아니라 자살로 죽는다. _아널드 토인비
몸
언니는 왜 우리의 몸을 핍박하는 거야? 언니의 몸은 식민지야? 언니는 왜 우리 몸을 강탈의 대상으로만 봐? _이서수, 『젊은 근희의 행진』(은행나무, 2023)
문학
문학은 건반 없는 악기로 연주하는 것이고, 언어로 된 존재의 거푸집을 짓는 일이다. _장석주, 『글쓰기는 스타일이다』(중앙북스, 2017).
버티기
오늘 하루 잘 버텨서 그게 1년이 됐으면 좋겠다. 제 삶의 목표이기도 하다. 오늘 하루를 버티는 게 너무 힘들지 않나. 그렇게 하루를 채워 꾸준히 나아가고 싶다. _최소영(주책필름 대표)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119/0002935988
책과 술, 그리고 영화…취향을 나누는 사랑방 ‘주책필름’ [공간을 기억하다]
문화의 축이 온라인으로 이동하면서 OTT로 영화와 드라마·공연까지 쉽게 접할 수 있고, 전자책 역시 이미 생활의 한 부분이 됐습니다. 디지털화의 편리함에 익숙해지는 사이 자연스럽게 오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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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좋은 번역은 투명한 번역이고, 투명하다는 건 이 책이 번역됐다는 걸 독자들이 의식하지 못한 채 읽어내는 걸 뜻해요. 결국 원서에서 사용된 단어를 그대로 직역하는 AI가 아니라 한국의 문화와 정서를 이해해 원서에서 느껴지는 감동을 그대로 전할 수 있는 번역이 필요합니다. 그게 인간적인 번역이에요. _홍한별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1/0002698272
“감동 고스란히 전하는 인간적인 번역… 단어 그대로 직역하는 AI는 못해”
■ 번역가 홍한별, ‘흰 고래…’ 펴내 소쉬르·데리다 사상 넘나들며 번역 둘러싼 다양한 논점 살펴 2024년 누적판매 14만 부를 넘으며 돌풍을 일으켰던 소설 ‘이처럼 사소한 것들’의 번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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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적 사고
문제 해결을 위해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찾아내 다음 사람들이 그 방법을 쓰도록 유인하는 것이 법의 가치 중 하나이다. _워드 판즈워스, 『법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노보경 옮김(글항아리, 2025)
별
인류의 선조에게 밤하늘은 인지 능력을 향상하는 훈련장이었다. 인지 능력 향상은 별을 보고 일곱 자매를 쫓는 사냥꾼을 떠올리거나 뚜렷한 인과관계가 없는데도 별의 출현이 다른 사건을 알리는 신호라고 여기며 진행된다. 추상적 개념을 이해할 때 필요한 정신적 확장이다. 별 읽는 법을 아는 사람들에게 하늘은 한동안 시계이자 달력이자 연감이자 지도였다. 점성술사는 미래를 예언하기 위해, 왕과 파라오는 자신의 권력을 정당화하기 위해 하늘을 이용했다. 하늘의 규칙적이고도 신비로운 움직임은 인류 조상의 두뇌에 합리적 사고의 틀을 형성했다. 나아가 수학의 획기적 발전과 과학 혁명을 촉발하며 탁월한 예술 작품에 영감을 줬다. _로베르토 트로타, 『우리는 별에서 시작되었다』, 김주희 옮김(와이즈베리, 2025)

보고
엔비디아 직원은 젠슨 황에게 1~2주에 한 번 ‘톱5 이메일’을 보낸다. 주력하는 상위 업무 5개와 시장의 주요 이슈를 정리한 일종의 보고서다. 젠슨 황은 일요일 저녁 직원들의 이메일에 피드백을 준다. 2013년 젠슨 황이 AI 시대에 대해 감을 잡은 것도 톱5 이메일에서 ‘머신러닝’ 등의 단어를 많이 봤기 때문이다. _태 킴, 『엔비디아 레볼루션』, 김정민 옮김(서삼독, 2025)
분노
불만은 단순히 적절한 행동을 통해 해소되길 기다리는 일시적 상태가 아니라, 인간의 삶에서 제거할 수 없는 조건이다. 따라서 분노도 마찬가지다. _조시 코언, 『분노 중독』, 노승영 옮김(웅진지식하우스, 2025)
붙잡음(holding)
우리의 삶은 끊임없이 붙잡고, 또 붙잡아야 하는 균형 잡기의 연속이라고 생각해요. 우리는 기쁨과 슬픔을 붙잡고, 무거운 것과 가벼운 것을 붙잡습니다. 사랑하는 이들을 곁에 두고, 책과 아이를 안고, 아픈 이에게 수프 한 그릇을 건네기도 하죠. _마리아 칼만
사랑
나는 언어로 자신을 고립시키는 법을 배웠다. 처음엔 영어를, 그다음엔 한국어와 일본어를 차례로 방어막 삼아. (중략) 하지만 내가 고립을 향해 달려가는 듯한 느낌이 들 때면 할머니와 증조할아버지가 나를 설득하는 소리가 들렸다. 한번 노력해 보라고. 사랑하는 법을 배울 땐 얼마나 더 많이 애써야 하는지 아느냐고. _고은지, 『마법 같은 언어』, 정혜윤 옮김(다산책방, 2025), 149쪽.

사랑
뭔가를 그냥 아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면서 알게 되는 것은 한 인간이 삶에서 경험할 수 있는 가장 큰 기쁨이자 힘이다.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우리 삶은 방향을 바꾸게 된다. 가만히 있는 것보단 사랑할 것을 찾아 떠나는 것이 나을 것이다. 길을 떠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길을 만들 수 있다면 더 좋을 것이다. _정혜윤, 『삶의 발명』(위고, 2023), 23쪽.
수없이 많은 것을 잃어온 그녀에게 그런 일이 또 일어났다니. 사람들은 기어코 사랑에 빠졌다. 상실한 이후의 고통을 조금도 알지 못하는 것처럼. 그리고 그렇게 되고 마는 데 나이를 먹는 일 따위는 아무 소용이 없었다. _백수린, <아주 환한 날들>, 『봄밤의 모든 것』(문학과지성사, 2025), 36쪽.
세상을 사랑한다는 것은 자신의 행동에 대한 성찰과 그 결과에 대한 이해에서 출발한다. _안 헤벨라인, 『한나 아렌트의 삶과 사랑』, 이한진 옮김(마르코폴로, 2025).

사진
사진은 순간을 영원히 기억하게 해준다. _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삶의 발명
삶의 의미는 삶을 가치 있게 사는 데 있고, 이것을 자아실현이라고 부른다. 나는 이렇게 자아를 실현하면서 삶을 살아내는 것을 삶의 발명이라고 부른다. 바닷가에서 돌고래를 기다리는 것이 나에게는 나다운 것이고 행복이고 자아실현이다. 도저히 있을 법하지 않은 기쁜 일이 일어나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 이 또한 나의 자아실현이다. _정혜윤, 『삶의 발명』(위고, 2023), 170~171쪽.
생일
자신의 진짜 생일날을 알아내지 못한 아이는 해마다 생일날을 바꿨다. 어떤 해는 첫눈이 내린 날로 생일을 정했고, 어떤 해는 개기일식이 일어난 날로 생일을 정했다. 어떤 해는 생일파티를 세번이나 했고, 어떤 해는 생일이 없기도 했다. _윤성희, 「여름엔 참외」, 『느리게 가는 마음』(창비, 2025)

선거
미국은 나쁜 대통령과도 생존할 수 있고, 발전할 수 있다. 그렇지만 미국인은 지성과 경험은 물론이고 도덕성을 갖춘 사람을 찾아 그를 대통령으로 선출해야 한다. 인격과 행동은 분명히 연결되어 있다. 한 대통령의 인격적 결함은 종종 대중에게 책임이 전가되기도 한다. 리처드 닉슨의 워터게이트 사건, 빌 클린턴의 화이트워터 사건(아칸소 주지사 시절 부동산 거래 부정 의혹)은 해당 대통령의 인격적 결함으로 촉발되었다. _네이선 밀러, 『최악의 대통령』, 김형곤 옮김(페이퍼로드, 2025).
선악
어떤 것도 그 자체로는 선하지도 악하지도 않다. 생각이 비로소 그렇게 만든다. _윌리엄 셰익스피어, 『햄릿』 2막 2장
선의
인간의 행동이나 말을 해석할 때 선의의 측면에서 봐주려고 노력해야 한다. 최악의 결론으로 치닫기 전에 동기에 대해서 여러 방면으로 파악할 필요가 있다. _유발 하라리
소구(appeal)
소구란 상품·서비스를 팔기 위해 소비자를 유혹하고 설득하는 광고의 접근법이다. 크게 ‘하드 셀(Hard sell)’과 ‘소프트 셀(Soft sell)’로 구분되는데 하드 셀은 논리와 언어를 무기로 소비자의 두뇌를 망치로 때리듯 직접 설득하는 방법이다. 가격이나 성능의 장점을 드러내며 “이래도 안 살 거야”라고 소비자에 말을 건다. 반면 소프트 셀은 우회적 카피와 상징적인 비주얼로 감정을 자극해 행동 변화를 이끈다. 하드 셀은 1930년대 대공황기(대용량으로 사들이면 1년에 3달러를 절약할 수 있다고 강조한 리스테린 치약 광고)와 1973년 오일쇼크 이후를 압도한 방법론이었다. 2차 대전 이후 도래한 장기 호황기(1950·60년대)나 신자유주의가 미국과 영국에서 기세를 높이던 1980년대엔 청년층 구매력 증대와 맞물려 소프트 셀(조지 오웰의 소설 ‘1984’를 패러디한 애플의 1984년 매킨토시 광고)이 대세가 됐다. _김동규, 『유혹의 전략, 광고의 세계사』(푸른역사, 2025)
소설
한 편의 소설을 완성하는 것은 감정적 경험을 거의 영구적으로 보존하는 것과 비슷하다. 시간이 흐르면 고유한 의미를 지니는 것 같다. 나한테는 무척 가치 있는 일로 느껴진다. _이서수, 「지금이 아니라면 영영 할 수 없는」, 《악스트》 2025년 3~4월호, 23쪽

소수자 정치
소수자 정치가 사회와 의회에서 너무 보이지 않는다면 그것은 유권자들의 사적 감정이나 무시 때문이 아니라 기득권 정치를 위해 설계된 정치 제도 때문이다. _류하경, 『불온한 공익』(한겨레출판, 2024)
소유
여자들은 무얼 가지고 있나? / 집과 가족. / 그리고 아이들과 음식. / 친구 관계. / 일. / 세상의 일. / 그리고 인간다워지는 일 / 기억들. / 근심거리들과 / 슬픔들과 / 환희. / 그리고 사랑. _마리아 칼만, 『우리가 인생에서 가진 것들』, 진은영 옮김(윌북아트, 2025)

속삭임
예소연 작가의 단편 소설 ‘소란한 속삭임’에는 지하철에서 태극기와 성조기가 동시에 휘날리는 동영상을 이어폰도 없이 크게 틀어놓고 보는 남성이 등장한다. 주인공 모아는 퇴근길에 이 아저씨를 만나 이어폰을 끼려고 하는데, 그 순간 “아저씨, 여기 지하철이에요”라고 말하며 그 행동을 제지하는 사람이 나타난다. 바로 ‘속삭이는 모임’을 만든 시내라는 여성이다. 이 모임의 규칙은 ‘비밀을 속삭이진 않으나 그것이 마치 큰 비밀이라도 되는 양 속삭여야 한다’이다. 모아는 어쩌다 이 모임에 가입하고, 시내와 모아가 새로운 회원을 모집해가는 내용이 이어진다. ‘속삭이는 모임’이란 설정도 재밌고, 서로 잘 몰랐던 작품 속 인물이 ‘속삭임’을 매개로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 또한 흥미롭다. 모두 다 자신의 목소리만 높이다 보니, 세상은 소란스럽기만 하다. 소란스러운 세상에서 이 작품은 ‘속삭임’의 가치를 일깨워준다. _양선아

수련
『작가란 무엇인가』(다른, 2019)에 나오는 거장들은 자기 일에 대해 모르는 게 많으며, 그걸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오히려 자신들이 몸담은 업계가 그토록 크고 깊다는 데 경외심을 품는 듯하다. 거장들은 그들이 아는 것조차 명료하게 설명하지 못하는데, 허세 부리는 게 아니다. 그들의 노하우는 암묵지이고, 언어로 표현하기 어렵다. 그 지식을 얻으려면 오랜 수련이 필요하다. 그때 중요한 것은 재능이 아니라 자세다. 자신을 갈고닦는 과정에서 그들은 거의 영적 체험도 한다. 헤밍웨이는 매일 글쓰기를 마칠 때 ‘텅 빈 것 같으면서도 가득 찬 듯한 느낌’을 맛봤다. 레이먼드 카버는 ‘대성당’을 쓰면서 ‘이게 내 삶의 목적이야, 이것이 내가 이 일을 하는 이유야’라고 느꼈다. 설령 소설은 읽지 않더라도 탁월함을 추구하는 행위와 마음가짐이 서로 어떤 영향을 주고받는지 관심 있는 독자라면 틀림없이 얻어가는 바가 많을 것이다. _장강명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3/0003894962
[장강명의 벽돌책] 거장은 모르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작가란 무엇인가 ‘파리 리뷰’는 아마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계간 문예지일 텐데, 이름과 달리 본사는 미국 뉴욕에 있고, 영어로 출간된다. 이 잡지는 특히 작가 인터뷰로 이름 높은데, 풀네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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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자
수학자는 화가나 시인처럼 패턴을 만드는 사람이다. _G.H 하디
숫자
숫자도 ‘행간’의 숨은 뜻을 읽는 방법이 따로 존재한다. _박한슬, 『숫자 한국』(사이언스북스, 2025)
일잘러는 숫자로 말한다. “금요일 오전 10시까지 끝내겠습니다.” “성공 가능성은 90%입니다.” “15분 정도 시간 있으실까요?” 이렇게 숫자로 말하는 것이 왜 중요할까. 돌려 말할 필요도 없이 숫자는 전 세계 비즈니스의 ‘공용어’이기 때문이다. 언어가 달라도 숫자로 표현하면 지구상의 누구나 알아들을 수 있다. 실수 없이, 낭비 없이, 빠르게 의사를 전달할 수 있다. ‘언제(시간), 얼마나(돈이나 금액), 몇 %(가능성)를 제시할 때 상대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 안 좋은 결과라도 숫자로 보고하면 상사에게 신뢰를 얻는다. _사다이 요시노리, 『숫자로 말하라』, 임해성 옮김(매일경제신문사, 2025).

스타일
문학에서 스타일은 형식이고, 그 형식을 제약하는 내용이며, 그 둘이 결합하는 방식 그 자체를 포괄한다. 내용을 이루는 요소는 스토리와 플롯이다. 이 스토리와 플롯을 다루는 기술을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다. _장석주, 『글쓰기는 스타일이다』(중앙북스, 2017).
슬픔
보통 사람이 감당할 수 있는 슬픔은 작은 슬픔이다. 그들에게는 4·3의 처절한 슬픔보다는 흰 눈 위에 얼어 죽은 새에 대해 슬퍼하는 것이 더 자연스럽다. 4·3의 슬픔은 피와 비명과 떼죽음의 슬픔이었다. _현기영, 『사월에 부는 바람』(한길사, 2025), 106쪽.

승리 지상주의
승리 지상주의는 인간을 망가뜨린다. 잉글랜드 최고 럭비 선수 조니 윌킨슨은 더 많은 타이틀을 따내고, 더 많은 득점을 올리면 우울증이 사라지고 삶의 기쁨을 찾을 수 있을리라 기대했다. 하지만 그걸로는 한참 부족했다. 테니스 스타 안드레 애거시는 그랜드슬램 우승 후 “승리의 기쁨은 패배의 좌절만큼 크지 않으며, 그것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짧다”라고 했다. 복싱선수 타이슨 퓨리는 헤비급 세계 챔피언이 된 다음 날 아침, 가슴에 구멍이 난 것 같다고 말했다. 1등이 아니면 모두가 패자가 되는 경쟁사회에선 한때 정상의 위치에 있던 이들도 순식간에 패자가 된다. 영국의 글로벌 회계법인 언스트앤영 조사에 따르면 프로 선수 40%가 은퇴 후 파산했고, 그와 비슷한 수가 이혼했으며, 대다수가 정신적 어려움을 겪는다. 승리에 집착할수록 패배에 대한 두려움은 더욱 커진다. 두려움이 동기가 되는 순간 성공에 필수적인 창의성과 협동 능력, 성장하고 학습하며 적응하는 능력은 억제된다. 두려움은 결국 불안을 키우는 요인이다. 스트레스는 이성적 사고와 감정 조절을 방해한다. 그래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분석하지도, 다음에 어떻게 해야 할지 판단하지도 못하게 된다. 그런데도 우리는 승패에 집착하면서 어리석은 사람이 되고 만다. _캐스 비숍, 『롱 윈』, 정성재 옮김(클랩북스, 2025)

시
시는 감정으로부터 도망이다. _조동범
시는 부를 수 없는 이름들을 호명하는 일이고, 쓸 수 없는 것들을 쓰는 하염없는 짓이다. _장석주, 『글쓰기는 스타일이다』(중앙북스, 2017).
시간
당신은 시간을 찾자마자 더 많은 시간을 원할 것이다. / 그리고 그 시간 사이에 더 많은 시간을 / 충분한 시간이란 결코 없을 것이다./ 그리고 절대 붙들고 있을 수도 없다. // 너무나 이상하다. / 우리는 살아간다. 그런 다음 우리는 죽는다. / 뭐라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이상하다. _마리아 칼만, 『우리가 인생에서 가진 것들』, 진은영 옮김(윌북아트, 2025)
시나리오
좋은 시나리오는 독자를 사로잡아 110페이지 동안 붙잡아 둔다.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장면의 시작과 끝, 장면을 연결하는 방법, 행동을 가속할 때와 스토리가 숨을 쉴 수 있도록 기다려야 할 때를 이해해야 한다. 독자가 알아야 할 정보는 무엇이며, 무엇을 얼마나 오래 숨길 수 있을까? 속도, 집중력, 간결함. 시나리오와 소설은 매우 다르다. 시나리오는 다른 사람들이 지을 건축물을 설계하는 것이나, 소설은 직접 집을 짓는 것이다. 하지만 어느 쪽이든 뚜렷한 관점을 갖춘 강한 목소리로, 기억에 남는 캐릭터로 설득력 있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사실에 부합하는 대사를 사용해야 한다는 목표는 동일하다. _앤 메러디스(영국 소설가 & 시나리오 작가)
시인
사람으로서 시인은 시를 쓰지 않는다. 사람보다 좀 더 다른 무엇이 되어서 시인은 시를 쓴다. 좀 더 다른 그 무엇은 우리가 끔찍해하는 모습일 수도 있고 우리가 얕잡아 보는 형태일 수도 있다. 어쩌면 우리가 선망하는 얼굴일 수도 있다. 어쨌거나 그 얼굴을 시인은 시를 쓰며 계속 계속 좇는다. 그 얼굴을 지나칠 때까지. 지나쳐서 또 다른 얼굴을 만날 때까지. _김소연, 『생활체육과 시』(아침달, 2025)

신뢰
미디어의 핵심은 ‘정보가 신뢰할 만한가’에 있습니다. 그런데 소셜미디어는 어이없게도 정보를 거를 메커니즘이 없어요. 엔터테인먼트와 뉴스를 구별하지 못합니다. 알고리즘은 진실에 관심이 없고, 분노, 욕심, 공포를 자극해 사용자 참여도를 높일 수 있는 것을 가장 많이 추천합니다. 참여도가 높다는 것은 분노를 비롯한 감정 버튼을 누를 수 있는 콘텐츠인 거죠. _유발 하라리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9/0005462325
"혼돈의 시대, 인간 저널리스트 가치 커져"
8년 만에 한국 찾은 '사피엔스' '넥스트' 저자 유발 하라리 AI혁명 진행속도 매우 빨라 재앙 되지 않게 인류 힘써야 알고리즘은 진실 관심없어 분노 버튼으로 갈등 극대화 민주주의 체제 지켜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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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움
가능한 만큼 아름다운 것에 많이 감탄하라. 사람들은 아름다운 것에 충분히 감탄하지 못하고 있다. _빈센트 반 고흐
알고리즘
알고리즘은 존재를 확률로 축소하려는 시도다. 이는 개인과 공동체가 자신의 미래를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을 상실하게 만들 위험을 내포한다. _세드릭 뒤랑, 『기술 봉건주의』, 주명철 옮김(여문책, 2025)

앎
두려움 없이 살기 위해서라도 세계에 대한 앎이 바뀌어야 한다. 세상을 이전과는 다르게 알아야 한다. 알았던 것을 잊어버려야 한다. 다행히 어떤 앎은 지도다. 새로운 앎은 우리를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 생각할 수 없었던 것을 알게 되어야 가능성이 태어난다. _정혜윤, 『삶의 발명』(위고, 2023), 56쪽.
암호화폐
다국적 기업이 (암호화폐를 통해) 민주주의 국가의 주권 정부와 같은 통화 권력을 갖는 일은 용납할 수 없다. 정부는 국민의 통제를 받지만, 기업은 그렇지 않다. _브뤼노 르 메르(전 프랑스 재무장관)
애도
잊지 못하는 사람들이 잊지 말라고 소리를 질러야 잊어 가는 사람들이 한 번이라도 돌아본다. _이로아, 『왝왝이가 그곳에 있었다』(문학동네, 2025)

양화대교
양화대교는 1965년 준공됐다. 당시 한강에 광진교가 존재했으나 경기도 광주군에 속해 있어 양화대교를 한강대교 다음에 만들어진 제2한강교라고 불렀다. 지금의 명칭을 쓰기 시작한 것은 4차로에서 8차로로 확장한 1982년부터다. 양화대교는 비상시 인천으로 들어오는 군용물자를 신속하게 한강 건너 서부전선으로 이동할 수 있게 만드는 데 건립 목적이 있었다. 이러한 태생적 특성 때문에 지금도 부천과 부평, 인천을 오갈 때 경인고속도로를 타고 서울로 와서 양화대교를 건너는 것이 편하고 빠르다. _윤세윤, 『한강 다리, 서울을 잇다』(동아시아)
어찌하여(remod)
“제구시에 예수께서 크게 소리 지르시되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 하시니 이를 번역하면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 하는 뜻이라.”(막15:34) 예수는 십자가 위에서 마지막 죽어갈 때 ‘어찌하여’라는 탄식의 질문을 던진다. 우리말 ‘어찌하여’는 아람어 관용구로, 헬라어로는 레마(rema)이다. 예수가 부르짖은 십자가 탄식은 구약의 시편 22편에도 나와 있다. ‘어찌하여’라는 구약의 히브리어 레모드(לָמָה)는 ‘∼을 위하여’라는 전치사 라(ל)와 ‘무엇’을 뜻하는 마(מָה)의 합성어다. 히브리어 마두아(מַדּוּעַ, 출 1:18)도 ‘어찌하여’라는 단어인데 그것은 대부분 과거 일의 원인을 묻고자 할 때 사용했다. 그에 비해 ‘레모드’는 미래의 목적을 알고자 할 때 질문하는 성격이 강한 단어다(출 5:22, 출 32:11). 문제에 명확한 답이 있는데도 시간을 끌면, 누구라도 답답하다. 왜 그런지 다들 묻지만, 나중에야 그 답이 선명하게 드러날 때도 있습니다. 홀로 사는 시골집, 엄마가 아들에게 다녀가라는 이유가 분명한 것처럼. 10년간 다윗이 고통당한 이유도 명확한 것처럼. 예수가 십자가에 달린 것도 인류의 대속이란 분명한 답이 있는 것처럼 말이다. _권성권
시간 끄는 게 답답하겠지만, 곧 알게 될 겁니다
▲ 정호승의〈고통 없는 사랑은 없다〉 책겉그림 ⓒ 비채 엄마가 홀로 사는 시골집에 다녀가라 해서 어제 다녀왔어요. 3월 중순에 때아닌 눈보라가 불어치던 날이었죠. 몇 개월 동안 누나 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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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모든 물 동쪽으로 흘러드니/ 깊고 넓어 아득히 끝이 없어라/ 이제 알겠노라! 하늘과 땅이 크다 해도/ 내 한 가슴속에 담을 수 있다는 것을. _김금원, 「호동서락기」 중에서
슬프다. 천하 강산의 큼이여! 한 모퉁이 좁은 나라는 큰 볼거리가 되기에 부족하구나. 고금 세월의 장구함이여! 백년의 덧없는 인생은 유쾌하게 즐기기에는 부족하구나. 비록 그러하나 한 끝을 들어 그것으로 미루어보면 천하가 모두 이 강산 같고, 백년으로 보면 고금이 모두 이같은 시대다. 그렇다면 강산의 크고 작음과 일월의 멀고 가까움을 또 어찌 족히 논하겠는가. 그러나 지난 일과 거쳐온 곳이 눈 깜짝하는 순간의 꿈일 뿐이니 문장으로 써서 전하지 않는다면 누가 오늘날 금원이 있었음을 알겠는가.(김금원) _의유당 외, 『여성, 오래전 여행을 꿈꾸다』, 김경미 옮김(나의시간, 2019).
오드리 로드
오드리 로드의 글은 매우 쉬운 단어들로 이루어져 있지만, 무의식적인 좌절과 욕망까지 다룬, 다시 말해 평생 동안 매일 조금씩 축적된 분노의 저수지 가장 깊은 곳까지 다다른 사람만이 쓸 수 있는 문장들이다. 그래서 그냥 지나치기 쉽지만 (사회적 억압 때문에) 자기혐오와 자기부정 끝에 지쳐 쓰러져본 적 있는 사람이라면 로드의 책을 붙잡고 일어날 수 있다. _박미선
우울
‘우울’은 단순히 개인의 심리적 문제나 병리적인 상태가 아니라 사회적·역사적 맥락에서 이해해야 할 공적(公的) 감정이다. _앤 츠베트코비치, 『우울 : 공적 감정』, 박미선 외 옮김(마티, 2025)

운동
역사 속 위대한 창조자들을 보게. 워즈워스는 도보 여행을 즐겼고, 괴테는 달빛 아래서 수영하고 스케이트를 탔네. 훔볼트는 허약했지만 운동으로 단련해 위대한 탐험을 준비했고,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가난해졌지만 말을 팔지 않고 승마를 즐겼지. 대부분의 도시에 사는 이들은 야외 활동을 줄이고, 체조나 헬스로 대신하려 하더군. 체계적으로 특정 근육을 단련한다는 장점은 있겠지만, 산바람과 바람결이 주는 상쾌한 자극까지 누릴 수는 없지 않겠나. 사실 우리에게는 단순한 ‘운동’만이 아니라, 비바람이나 추위 같은 날씨의 변덕에 기꺼이 몸을 맡기는 ‘노출’ 자체도 큰 자양분이라네. _필립 길버트 해머튼, 『어제보다 멍청해지기 전에』, 박정민 옮김(필로틱, 2025), 52쪽.
음악
음악은 예술의 마지막 말이다. 죽음이 삶의 마지막 말이듯이. _하인리히 하이네
의미와 깊이
잠깐 진지한 얘기 좀 할게요. (중략) 올해 유튜브 시청 시간이 720억 시간 이상을 기록한 것을 보면(생기 없는 대중문화의 파편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고요) 우리가 너무 많은 것을 보고 있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볼 것이 많을수록 볼 것을 찾기가 어렵고, 더욱 깊이 들여다볼 때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어떤 분이 이런 비슷한 말을 했죠. 무언가를 본다는 얄팍한 습관에 약간의 깊이가 남아 있길 바라며 2014년에 이별을 고합니다. 시야를 어지럽히는 광경과 금이 간 영화 스틸 컷이 가득한 이 무감각한 시대에 그럼에도 희미한 의미의 빛이 깜빡이기를 바랍니다. 뭐 그런 건 없을 수도 있고요(살금살금 컴퓨터에서 물러나며). _마크 버겐, 『유튜브, 제국의 탄생』, 신솔잎 옮김(현대지성, 2024), 282쪽.
의심
지금 따라 하고 있는 이야기 중 뭔가를 잊어버려야 한다. 각자를 지배하는 메인 서사, 어느새 그렇게 살아야 한다고 믿게 만들어버린 환상의 세계를 깨야 한다. 우리가 행복이라고 믿었던 것, 그래서 그 길을 향해 달려가게 만들었던 이야기들은 의심해 봐야 한다. 그래야 삶과 미래를 포기하지 않을 수 있고 다르게 생각하고 다르게 행동하고 다른 곳에 에너지를 쓰면서 다른 미래에 살고 자기 자신이 될 수 있다. _정혜윤, 『삶의 발명』(위고, 2023), 220쪽.
이야기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 경험하면 몸이 이른바 행복 호르몬이라 불리는 도파민으로 보상을 준다. (중략) 예상보다 좋은 경험을 하면, 뇌 깊숙한 영역에서 신호를 보내어 도파민이 분비된다. 그러면 도파민이 현재 상황을 빠르게 저장해서 미래에도 긍정적인 감정을 누릴 수 있게끔 돕는다. 유아들에게 자기 세계를 탐험하고 매일 새로운 것을 경험하도록 동기를 불어넣는 물질 역시 도파민이다. 사람들이 이야기를 즐겨 읽고 듣는 까닭도 어쩌면 이런 기습 효과 때문일 것이다. 주인공이 익숙한 세계를 떠나면 항상 모험이 시작된다. 그들은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간다. 그 길에는 적이 도사리고 시련이 기다린다. 모두를 굴복하게 만드는 절대 반지를 파괴해야 하는, 불가능해 보이는 임무가 호빗 빌보 배긴스에게 던져진다면 그 누가 흥분하지 않을 수 있을까? 헨젤과 그레텔이 숲에서 길을 잃고 늙은 마녀의 손아귀에 걸려든다면 손에 땀을 쥘 수밖에 없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이 상황에 어떻게 대처해서 큰 어려움을 이겨내는지 알고 싶어 한다. 그들이 어떻게 문제를 해결하고, 장애를 극복하고, 불가능한 일을 가능하게 만드는지 알려고 한다. 그리고 모든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마지막에 큰 보상으로 황금 덩어리가 기다리고 있다. _마들렌 치게, 『숨쉬는 것들은 어떻게든 진화한다』, 배명자 옮김(흐름출판, 2024), 285쪽
이야기에 어떤 가치가 있다면 우리를 어딘가에 속하게 하는 거예요. _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
이야기란 의미 없는 세계에 의미를 부여하는 일이고, 살 만해 보이지 않는 세계를 살 만한 곳으로 만드는 행위이다. _최재봉
“애썼다 애썼어” 가만히 건넨 말에 담긴 진심과 위로 [.txt]
생일, 이벤트, 이야기. 윤성희 소설집 ‘느리게 가는 마음’을 설명하는 열쇳말로 이 셋을 들고 싶다. 책에는 여덟 단편이 실렸는데, 그 가운데 일곱 편이 생일을 소재로 삼았다. 생일이 아니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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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과 진실
AI는 빠르고 정확하게 정보를 생산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정보가 진실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값싸고 망상으로 뒤덮인, 쓰레기(junk) 같은 정보들이 넘쳐나게 될 것이다. 완전히 개방된 정보 시장에서는 단순하고 자극적인 가짜 뉴스들이 범람하며 '진실이라는 드문 보석'이 쓰레기 정보 속에 묻혀 가장 밑바닥에 가라앉는다. 진실은 비싸다. 정치·물리학·과학 모두 진실을 드러내기 위해 투자를 많이 해야 한다. 픽션(허구)은 그냥 지어내면 된다. 두 번째 진실은 복잡하다. 현실이 원래 복잡하기 때문이다. 픽션은 우리를 쉽고 단순하게 만든다. 세 번째는 진실은 알게 되면 아프고 힘들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에 가짜는 매력적으로 반짝거린다. 사회가 진실을 지키기 위해 투자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결국 AI가 만들어낸 가짜 정보에 둘러싸이게 될 것이다. AI 언론이 아닌 진실을 추구하는 언론인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 _유발 하라리
유발 하라리 "AI와 민주주의의 위기, 신뢰 잃으면 미래도 없다"
"한국에서 쿠데타가 발생했다고 들었을 때, 북한에서 일어난 일인 줄 알았습니다." 이스라엘 출신 역사학자이자 글로벌 베스트셀러 '사피엔스', '호모데우스', '넥서스'의 저자인 유발 하라리 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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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
인권은 법조문 안에 가둘 수 없는 것이지만, 현실에서 법률로서 보장받는 인권은 매우 중요하다. 법이 사회적 인식을 만들어내기도 하기 때문이다. _배여진
법에 가둘 수 없는 인권, 그럼에도 소송이 의미있는 이유
▲ 낮은자를위한지혜_유현석공익소송기금 낮은자를위한지혜_유현석공익소송기금 ⓒ 천주교인권위원회 내가 아는 단어 중 가장 그럴싸해 보이는 단어의 대표주자를 꼽아보라면 '천부인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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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인생은 탐구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면서 탐구하는 것이다. 실수는 되풀이된다. 그것이 인생이다……. _양귀자, 『모순』(쓰다, 2013), 296쪽.
일상의 전문가
노동자들은 각자의 분야에서 남다른 지식과 지혜를 갖추고 있는 일상의 전문가다. _윤지영, 『안녕하세요, 한국의 노동자들!』(클, 2025)
자기 탐구
몽테뉴는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 즉 자기 자신으로 살기, 점점 더 자유로워지기를 시도했던 셈이다. _슈테판 츠바이크, 『위로하는 정신』, 안인희 옮김, 유유, 2012, 149쪽.
자아도취와 열광보다 더 몽테뉴와 거리가 먼 것은 없었다. 그는 고립된 인간도 은둔자도 아니었으며, 자신을 과시하거나 뽐내기 위해서 자기 자신을 탐색한 것이 아니라 자신을 위해서 자기 자신을 탐색했다. _슈테판 츠바이크, 『위로하는 정신』, 안인희 옮김, 유유, 2012, 109쪽.
자기 자신과 지혜로운 타협을 할 줄 아는 자는 타인과도 그렇게 할 수 있다. ‘미움받을 용기’보다는, 체념하고 물러설 줄 아는 용기를 내기가 실은 더 어렵다. 초라할지언정 자신을 가감없이 마주하고자 하는 정직함은 나보다 뛰어난 누군가가 존재한다는 좌절 섞인 불안을 제각각인 삶의 기준들을 이해하고 감내하며 함께 살아가는 관용적 태도로 전환하게 해준다. 그리고 삶의 태도로서 이쪽이 훨씬 합리적이다.
서평 뉴스레터 책과참치 첫항해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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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확신
(발레라는) 목표에 도달하면 자기를 몰아붙이던 악마를 몰아낼 것 같았고, 스스로를 입증함으로써 오로지 자신에 대한 확신 속에서나 상상할 수 있었던 평화를 얻을 것 같았다. _젤다 피츠제럴드, 『왈츠는 나와 함께』, 최민우 옮김(휴머니스트, 2025).
잠수교
서울 한강에 놓인 반포대교와 잠수교는 우리나라 최초의 2층 교량이다. 그렇지만 두 다리가 동시에 세워진 것은 아니다. 잠수교가 상층부의 반포대교보다 6년 앞서 1976년 개통됐다. 잠수교의 원래 이름은 ‘안보교’였다. 용산 미군의 육상 전력이 유사시 한강대교를 대신해 건너갈 수 있는, 차량이 빠르게 지나갈 수 있도록 낮게 지은 다리였기 때문이다. 지금은 서울시민들의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해마다 열리는 ‘차 없는 잠수교 뚜벅뚜벅 축제’는 한강변에서 즐기는 대표 행사다. 반포대교의 볼거리인 달빛무지개분수는 2008년 세계에서 가장 긴 교량분수로 기네스북에 등재됐고, 2014년에는 미국 CNN이 세계에서 가장 화려한 분수로 소개한 바 있다. 윤세윤, 『한강 다리, 서울을 잇다』(동아시아, 2025)
장기 사고
미국 교육학자 케런 아널드 전 보스턴칼리지 교수가 고등학교 수석 졸업생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고등학교 성적은 대체로 대학까지 이어지나 직장 성과와는 무관했고, 다수가 훌륭한 직업을 얻었어도 세상을 이끌거나 바꾸지는 못했다. 아널드 교수는 이들이 학교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이유로 ‘규칙을 잘 따르고 시험에 필요한 것만 공부하는 태도’를 꼽았다. 하지만 이런 태도가 직장에서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직장에선 규칙이 불명확하고, 기존 범주를 넘어 창의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할 줄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캐스 비숍은 “학생들을 성적으로 줄 세우면 서로 경쟁자가 될 뿐이다. 사회성을 익혀야 할 시기에 정작 친구들과 협동하는 법을 배우지 못하고 서열과 경쟁에 갇혀 내가 승리하려면 다른 친구가 패배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해진다”라고 지적한다. 이어 “학창 시절에 대개 혼자서 공부하던 것과 달리, 사회에서는 대부분 팀으로 일한다.” “다른 사람과 비교해서 승리하는 법을 배우는 상대적 교육이 강조될수록 똑바로 배우고 성장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질 수밖에 없다”라고 강조한다. 그는 단기 성과가 아니라 장기간에 걸쳐 ‘이기기’ 위해선 경쟁이란 말의 본래 뜻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경쟁의 어원은 합동에서 출발하고, 이는 사회적 성공과도 깊은 관계가 있다. “경쟁이라는 뜻의 competition은 라틴어 competere에서 파생된 단어다. 이 라틴어의 뜻은 ‘함께 노력하다’로, 그 바탕에는 합동이 만들어 내는 시너지 효과가 있었다.” _캐스 비숍, 『롱 윈』, 정성재 옮김(클랩북스, 2025)
롱윈은 단기 성과에 목매지 않고 평생 지속될 승리를 추구하는 일이다. 핵심 요소 세 가지는 명확성, 꾸준한 배움, 연결이다. 명확성은 원하는 성공 모습과 기준을 분명히 세우고 그 과정에서 어떤 경험을 하고 싶은지 정의 내리는 일이다. 이때 쉽게 바뀌는 숫자와 눈앞의 결과에서 벗어나는 것이 좋다. 우리 삶이 존재하는 이유를 폭넓게 이해해야 한다. 배움의 자세를 꾸준히 유지하고 성장을 성공으로 정의해야 한다. 연결이란 인간관계를 다른 무엇보다 우선시하며 능동적으로 관계 맺는 것을 뜻한다.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관계를 맺으면 숨 막히는 제로섬 게임에서 벗어날 수 있다. 롱윈 사고가 실제로 구현된 사례는 많다. 인류 건강부터 직원 성장까지 책임지는 제약 회사 에자이는 그 모범 사례이다. 에자이의 조직문화 키워드는 팀워크, 감성 리더십, 극한의 주인의식, 자발적 노력, 긍정 에너지, 회복 탄력성이다. 에자이 직원들은 속도와 압박 속에서 일하지만, 꾸준히 혁신하고 협력하는 마음가짐을 놓치지 않는다. 기술에만 집중하지 않고 사회적 영향력과 인간적 측면도 함께 고려한다. 그러려면 사고방식, 행동, 관계가 모두 개방적이고 창의적이며 협력적이어야 한다. _캐스 비숍, 『롱 윈』, 정성재 옮김(클랩북스, 2025)
정보
음식이 좋아도 과식은 몸에 좋지 않다. 정보도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얼마나 먹을지 신경 써서 섭취하고, 이후 꼭 소화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_유발 하라리
유발 하라리 “AI 경쟁, 국가 간 착취 가능성…인간 불신이 위험 키워”
“AI를 몇몇 국가가 독점하면 19세기 산업혁명 때처럼 나머지 국가를 정복하고 착취할지도 모른다.” 20일 서울 종로구 노무현시민센터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유발 하라리 작가는 위와 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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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마사 누스바움)
마사 누스바움은 역량을 근간 삼아 정의론을 펼친다. 역량이란 “실제적이고 실질적인 자유, 가치 있다고 여겨지는 삶의 구체적인 영역에서 행동을 선택할 기회”를 뜻한다. 이를 누릴 수 있는 것이 정의(justice)이고, 반대로 “부당한 방해에 의해 중요한 삶의 노력이 차단”되는 것이 불의다. 한마디로, 누군가 무엇을 원한다면 그것을 실제로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역량의 목록에 기본 기회나 자격이 명시되어 있다고 해서, 그것들이 전부 행동으로 옮겨져야 하는 것은 아니다. 행동의 선택은 생존하고 번영하려는 개별 존재들의 몫이며, 목록보다 의미 있는 것은 그들이 실제로 어떤 삶의 형태를 추구하느냐이다.
정치 중립
정치 중립이란 무엇인가. 우리가 먹고 입고 말하는 것 중 정치적이지 않은 것이 있는가. 천재(天災)여도 억장이 무너지는데 뻔한 인재(人災)로 목숨들이 되풀이 죽어 나가는 것을 손 놓고 지켜봐야 하는 사람들에게 우리는, 이 사회는 무슨 짓을 하고 있는가. 무엇이 정치인가. 소설에 나오는 이득, 명분, 책임, 보호, 방임, 이용, 자격뿐만이 아니다. 자유도 민주도 너무 얼룩져 본디 무슨 색깔이었는지, 어떤 뜻이었는지 알 수 없게 되어버렸다. 본래의 의미와 색을 지우는 것이 정치 중립인가. 아무 의견도 갖지 않는 것이 정치 중립인가. 슬픔에, 애도에, 정말 자격이라는 것이 필요한가. _송수연
정치 중립이라는 유령에 맞서 [.txt]
‘하나의 유령이 대한민국을 배회하고 있다. 정치 중립이라는 유령.’ 경구란 본디 시공간을 초월하기 마련이지만 ‘공산당 선언’의 저 오랜 경구가 일상을 배회하는 2025년 우리의 봄은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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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루함
저는 그냥 포치에 앉아 날짜나 세면서 모든 게 썩어가는 꼴을 바라보고만 있는 게 지겹다고요. _젤다 피츠제럴드, 『왈츠는 나와 함께』, 최민우 옮김(휴머니스트, 2025).
지루함과 한가함은 한통속이다. 한가한 사람만이 지루함에 빠지는 까닭이다. 바쁜 사람이라면 지루함을 느낄 틈이 없을 테다. 빈둥거려도 그럭저럭 먹고살 수 있는 사람, 딱히 바쁘게 할 일이 없는 사람, 욕망의 대상이나 원인을 잃어버린 사람, 지독한 결핍감도 느끼지 못한 채 아무 갈망 없이 사는 사람이 지루함에 빠질 확률이 높다. 지루함이란 딱히 흥미도 관심사도 없이 지속하는 밋밋한 감정, 설렘이나 기쁨이 고갈된 마음 상태, 그 정도가 하찮은 불행의 체감이다. 나는 꽤 오래전부터 지루함을 단단한 불행을 망치로 두드려 얇게 펼친 상태일 거라고 생각한다. _장석주
파스칼이란 철학자는 지루함을 “사건이 일어나기를 바라는 마음이 꺾인 것”이며 “신 없는 인간의 비참함”이라고 말한다. 내 경험에 따르면 지루함은 갈망과 자유의 불가능성 속에서 솟는 독버섯이다. 뜻밖에도 많은 사람이 삶에서 지루함을 느낀다. 어쩌면 우리는 지루함이란 별자리에서 사는지도 모른다. 다시 한번 지루함이란 존재의 공회전, 의미 생산이 불가능해진 시간의 다른 이름이다. 우리는 지루함 속에서 생명을, 가능성을 조금씩 침식당한다. 이것에서 벗어나는 일은 영혼 고쳐 쓰기일 테다. 낡은 영혼이 죽고 새 영혼을 살려내는 일이다. _장석주
봄마다 나는 왜 이렇게 살고 싶은가 [장석주의 영감과 섬광]
3월은 시간이 더디 흘러가는 달이다. 세월은 느리고 나날은 지루하다. 아마도 이 지루함은 삶의 공허가 만드는 기분일 것이다. 그렇다고 삶이 환멸스럽거나 괴롭지는 않다. 몸은 멀쩡하고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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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미 카터
지미 카터는 “정치의 진지한 의무는 죄로 가득한 세상에서 정의를 확립하는 것”이라는 신학자 라인홀드 니부어의 말을 정치적 신념으로 삼았다. 카터 행정부의 최우선 정책은 인권, 환경, 핵무기 감축, 평화와 정의의 추구 등이었다. 그는 현실 정치를 ‘순진하기 짝이 없는 이상주의’로 바꿨다. 카터는 지적이고, 정직하고 봉사를 생활화하는 인간이었다. 그러나 너무 독선적으로 자신의 도덕적 우월성만 믿었다. 카터는 자신이 추진한 프로그램과 정책에 대해 근면하고 성실한 태도로 임했다. 그러나 실천하는 과정에서 국민을 설득하고 교육하는 데 실패했다. _네이선 밀러, 『최악의 대통령』, 김형곤 옮김(페이퍼로드, 2025).
지적 생활
진정한 지적 생활이란 막연한 동경이나 재능의 영역이 아닌, 철저한 수련의 과정이다. 자기 규율, 신체적 단련, 경제적 안정이 모든 것이 깊이 있는 사고의 토대가 된다. _필립 길버트 해머튼, 『어제보다 멍청해지기 전에』, 박정민 옮김(필로틱, 2025).
진리
우리를 둘러싼 세상에는 분필 가루 자욱한 먼지투성이 방 안에 감춰진 발견과 진리, 미스터리와 아름다움이 있다. _제시카 윈, 『지우지 마시오』, 조은영 옮김(단추, 2025)
진실
위험이 가중된다는 건, 우리가 진실에 점점 다가가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_데이비드 발다치, 『기억을 되살리는 남자』, 김지선 옮김(북로드, 2025)

책
나는 책을 한 권도 안 사면서 내가 쓴 책을 남이 사줄 거라 기대하는 건 도둑놈 심보이다. _스티븐 킹
책은 다른 미디어가 할 수 없는 목적, 즉 팟캐스트나 인터넷의 기사보다 더 깊이 빠져들 수 있는 역할을 한다. _데이비드 셸리(미국 아셰트 최고경영자)
책 책은 항상 다양한 관점, 다양한 시간대, 그리고 누군가의 마음속 생각을 다른 매체에서는 흉내낼 수 없는 방식으로 표현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그래서 소설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_댄 하우저(미국 작가 & 게임 기획자)
London Book Fair 2025: Q&A with Dan Houser, Video Game Creator Turned Author
The pioneering video game designer is adapting his top-rated podcast A Better Paradise into his first novel. Houser spoke with PW about different forms of storytelling and how his creative process translates to the book busi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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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록
천록은 상상 속의 동물로, 온몸이 비늘로 뒤덮이고 뿔이 난 노루 모양의 신수다. 이익의 『성호사설』에선 천록을 ‘뿔 끝에서 오색 광채가 나며 하루에 1만 8000리나 달린다’라고 설명한다. 천록은 외부의 침입과 흉한 기운을 막는 ‘벽사’의 의미로, 보통 문 앞이나 다리 위, 무덤 입구에 두곤 했다. 경복궁 영제교의 천록은 다리와 물길을 건너오는 액운으로부터 궁과 왕을 지키기 위해 놓인 것이다. _유물시선, 『경복궁 환상여행』(위즈덤하우스, 2025)

천문학
천문학이 유용한 것은 우리를 현재의 위치에서 더 높이 올려주기 때문이다. 천문학은 웅장한 까닭에 가치가 있다. _앙리 푸앵카레
철학
철학은 수학과 과학뿐만 아니라, 중요한 실천적인 문제에 대해서도 정확하고 신중하게 생각하는 습관을 길러준다. 또한 더 넓고 객관적으로 삶의 목적을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을 제공한다......철학은 사고 대상을 확장함으로써 현재 느끼는 불안과 고통을 해독해 주고, 고통스럽고 불확실한 세상에서 예민한 정신을 가진 사람들이 최대한 평온을 얻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_버틀란트 러셀, 『생각을 잃어버린 사회』, 장석봉 옮김(21세기북스, 2025), 74~75쪽.
철학은 적어도 명목상으로는 권위나 전통에 의존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종교와 구별되었고, 사람들에게는 어떻게 살아야하는지를 말해주는 것이 핵심 목적이라는 점에서 과학과 구별되었다. _버틀란트 러셀, 『생각을 잃어버린 사회』, 장석봉 옮김(21세기북스, 2025), 37쪽.
최초의 광고
‘남자 노예 셈이 좋은 주인인 하푸 마스터로부터 도망쳤습니다. 테베의 모든 선량한 시민은 그가 돌아올 수 있도록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그는 힛타이트족인데 키가 5피트 2인치이고 혈색 좋은 얼굴에 갈색 눈입니다. 셈의 거처를 알려주는 사람에게 금화 반 닢을 드리겠습니다. 그를 고객의 요구에 맞춰 제일 좋은 옷감을 짜주는 직물장인 하푸의 상점으로 직접 돌아오게 해주는 분께는 금화 한 닢을 드리겠습니다.’ 문서로 전해지는 가장 오래된 광고 문구다. 일종의 지명수배 전단으로, 이 문구는 기원전 2000년쯤 이집트 11왕조 수도 테베의 폐허에서 발견된 파피루스에 적혀 있다. 도주 노예의 신상정보를 전하는 와중에 적어 넣은 가게 홍보 문구, ‘고객 요구에 맞춰 제일 좋은 옷감을 짜주는 직물장인 하푸의 상점’이란 문구가 눈에 띈다. 현대 기업 PR 문구라 해도 손색이 없다.
광고, 시장을 흔들고 세상을 바꾸다
광고계 거장이 세계광고사 본격 엮어내 기법·트렌드 등 소개 백과사전처럼 정리 단순한 마케팅 수단으로서의 광고 탈피 문화 이끄는 첨병 보여주는 사례 풀어내 광고 전설들 ‘사기 열전’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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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판
젠슨 황이 주재하는 회의에서 직원들은 화이트보드를 이용해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설명해야 한다. 빈 화이트보드를 채워가는 과정에서 개인의 실력은 다 드러난다. _태 킴, 『엔비디아 레볼루션』, 김정민 옮김(서삼독, 2025)
칠판과 분필에 이은 마지막, 그러나 결코 덜 중요하다고 볼 수 없는 세 번째 요소는 칠판 지우기이다… 수학자들은 칠판을 닦으면서 머릿속도 함께 비운다. 말끔해진 칠판과 깨끗해진 머리, 새롭게 시작할 준비 완료다. _필리프 미셀
큐레이션
큐레이션은 수학적 공식이나 확장의 여지가 없는 해결책이다. 그리 구글리하지 않은 방식이다. (…) 그녀(스테이플턴)가 이점으로 꼽는 것들, 즉 사이트에서 형성된 귀중한 커뮤니티들과 감탄할 정도의 탁월한 재치들은 회사가 만들어낸 것이 아니었다. “유튜브가 창의력을 조성하는 게 아니에요” 그녀는 이렇게 결론지었다. “사람들이 하는 거죠!” __마크 버겐, 『유튜브, 제국의 탄생』, 신솔잎 옮김, 현대지성, 2024, 517쪽.
유튜브뿐 아니라 다수의 미디어 플랫폼은 초기에 자체적으로 쿨헌터와 같은 전문성과 덕후 기질이 있는 큐레이션 팀을 두어왔다. 인스타그램도 페이스북에 인수되기 이전인 초기엔 반려동물 담당 큐레이터가 직접 귀여운 사진을 골라 ‘주간 털뭉치’ 등 테마별 큐레이션을 소개해 주목을 받았고, 야후 재팬의 초기 뉴스 서비스(풀커버리지)도 요미우리신문 기자 출신으로 시사 감각이 있는 오쿠무라의 ‘서퍼’로서의 헌신적인 활약이 있었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회사에 직간접적으로 속해 수익성을 창출해야 하는 업무를 맡고 있는 것과는 별개로 덕후 기질과 헌신성을 지닌 큐레이터가 직접 ‘아마추어적’인 태도로 독자의 입장에서 콘텐츠를 직접 모으고 추렸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런 장난 같고 비용도 많이 드는 일은 회사의 규모가 커지면 수익성을 위해 버려지고, 회사는 콘텐츠 경험보다는 최적화된 알고리즘에 의해 광고 수익을 최대화하는 선택을 하게 된다. 그 안에서 초기의 유튜브를 유튜브답게, 그 플랫폼을 플랫폼답게 했던 인간적인 허술함과 개성, 즐거움들은 조용히 사라진다.
서평 뉴스레터 책과참치 2호-큐레이션은 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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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시즘
고립된 개인들은 파괴적 리듬으로 뭉쳐 파시즘에 열광할 수 있다. _연합학술대회 추진위원회 엮음, 『프랑크푸르트학파 100년』(사월의책, 2025)
편지
편지는 내가 머무는 곳이 어디든 그곳으로 엄마를 데려와 거듭거듭 엄마의 사랑을 베풀어준다. _고은지, 『마법 같은 언어』, 정혜윤 옮김(다산책방, 2025).
학교
잊지 마. 학교야말로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다 함께 모여 있는 유일한 공간이라는 것을. _허남훈, 『밤의 학교』(북레시피, 2025)

항암제
제1차 세계대전 때 독일군이 쓴 생화학무기인 질소 겨자 가스가 항암제의 출발점이다. 영국군과 프랑스군이 많이 죽었는데, 병사들을 부검해보니 골수와 림프절이 다 말라 있었다. 피부도 물집이 생기고 벗겨졌다. 피부와 골수, 림프절이 말라 있는 것을 보고, 화학약품인 질소 겨자 가스는 세포 분열이 빠른 것을 타깃으로 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 생화학무기를 약으로 활용하면 빠르게 자라는 암세포가 죽지 않을까 하는 아이디어를 떠올렸고, 이렇게 해서 개발된 것이 항암제다. _최준석, 『암, 의사에게 자세히 묻다』(세종, 2025), 133~134쪽.

행복
우리들은 남이 행복하지 않은 것은 당연하게 생각하고, 자기 자신이 행복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언제나 납득할 수 없어 한다. _양귀자, 『모순』(쓰다, 2013), 21쪽.
헌법
헌법을 실현하는 첫걸음은 읽는 것으로부터 시작합니다. _노회찬
기독교인이 성경 읽듯, ‘민주주의자’라면 이것을 [기자의 추천 책]
노회찬은 헌법과 가까운 정치인이었다. 그는 2007년 대선에서 민주노동당 예비후보로 출사표를 던지며 일찌감치 ‘제7공화국’ 즉 개헌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박근혜 탄핵소추안을 논의하는 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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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신
옛날 발트라 들판에 전갈 한 마리가 있었는데 작은 곤충을 잡아먹으며 살았대. 그러던 어느 날 족제비한테 잡아먹히게 생긴 거야. 전갈은 죽을힘을 다해 도망쳤지만 금방이라도 붙잡힐 것 같았지. 그때 전갈 앞에 우물이 나타나서 그 속으로 뛰어들었어. 아무리 발버둥 쳐도 우물에서 빠져나올 수 없었던 전갈은 익사하면서 이렇게 빌었대. ‘아아, 나는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생명을 죽여왔나. 그랬던 내가 이번에는 족제비에게 쫓겨 죽어라 도망을 치다가 결국 이렇게 되었지. 아아, 이제 아무 데도 기댈 곳이 없구나. 어째서 나는 묵묵히 내 몸을 족제비에게 내주지 않았을까. 그랬다면 족제비도 하루를 더 살았을 텐데. 부디 신이시여. 제 마음을 받아주십시오. 이렇게 덧없이 생명을 버리지 마시고, 부디 다음 생에는 진심으로 모두의 행복을 위해 제 몸을 써주십시오.’ 그러자 어느새 전갈은 자기 몸이 새빨갛고 아름답게 불타오르며 한밤중의 어둠을 밝히는 것을 보았대. 지금도 불타고 있다고 아버지가 말씀하셨어. 저 불은 정말로 그 불이야. _미야자와 겐지, 『은하철도의 밤』
현기영
예닐곱 살 때 일어난 제주 4·3을 겪은 뒤 죽은 자를 위해 증언하는 것이 살아남은 자의 의무임을 깨달았다. 자신의 말더듬증과 우울증이 4·3의 충격에서 왔다. _현기영, 『사월에 부는 바람』(한길사, 2025)
활력
어머니에 대해 연구할 것이 있다면 아마도 이것, 불가사의한 활력일 것이었다. 전혀 그럴만한 이유가 없는데도 어머니는 끊임없이 자신의 활력을 재생산해서 삶에 투자한다. ... 내 어머니는 날마다 쓰러지고 날마다 새로 태어난다. _양귀자, 『모순』(쓰다, 2013), 64쪽.
회고 절정
회고 절정은 인간이 과거를 지나치게 긍정적으로 회상하는 경향이다. 특히 1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의 경험이 가장 선명하게 기억된다. 이 시기에 감정적으로 강렬한 사건이 많기 때문이다. _차란 란가나스, 『기억한다는 착각』, 김승욱 옮김(김영사, 2025).

희망
(모국어인) 스페인어 동사 ‘에스페라르(esperar)’가 ‘희망하다’와 ‘기다리다’라는 두 가지 뜻을 아우르는 만큼 이 둘은 깊이 연결되어 있다. 특히 희망은 ‘행동을 위한 미덕이자 변화의 원동력’이다. 『희망』의 원제 ‘SPERA’는 이탈리아어 동사 스페라레(sperare·희망하다, 기대하다)의 삼인칭 단수형으로 에스페라르와 같은 의미다. 번역자 이재협 신부는 “교황이 명령형으로도 쓰이는 동사 spera를 제목으로 쓴 것은 ‘희망하라’ ‘포기하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자’라는 의지적 의미를 담기 위해서라고 생각한다”라며 “우리는 보통 ‘숨이 붙어 있는 한 희망이 있다’라고 하지만, 교황은 반대로 평소 ‘우리에게 희망이 있기에 숨이 붙어 있을 수 있다’라고 말할 정도”라고 말했다.
“교황에게 ‘희망’은 포기하지 말고 전진하라는 의지적 행위입니다”
“인생이라는 길에서는 누구나 앞이 보이지 않아 방황할 때를 만나지요. 교황도 그런 순간이 있었겠지만 ‘희망’이라는 작은 등불을 피우고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걸으셨어요. 모두가 자신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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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희망이란 어둠 속에 갇히지 않고, 과거에 발목 잡히지 않으며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내일을 밝게 바라볼 줄 아는 마음의 힘이다. _프란치스코, 『희망』, 이재협 외 옮김(가톨릭출판사, 2025)
희망이 피어나는 데는 단 한 사람이면 충분합니다. _프란치스코 교황, 『희망』, 이재협 외 옮김(가톨릭출판사,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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