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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문(雜文)/읽기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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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에서도 사람들은 긴 글을 읽고 싶어 한다 사람들은 여전히 모바일에서도 심층적 정보가 담긴 긴 글을 읽고 싶어 한다. 스마트폰의 좁은 화면, 낮은 해상도, 불편한 가독성을 생각해 보면, 사람들이 휴대폰에서 이미지 중심의 짧은 글을 선호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2016년 5월 5일에 발표된 퓨리서치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사람들은 여전히 모바일에서도 긴 글을 읽는 데 많은 시간을 쓰고 있다. . 후속 조사가 따라야 하겠지만, 이는 아도 사람들이 글을 읽는 목적은 단순한 정보를 얻으려고 하기보다 좀 더 깊은 통찰이나 지혜를 얻으려 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이 조사에는 출판을 비롯하여 모바일에서 콘텐츠 비즈니스를 고민하는 사람들이 알아야 할 최신 자료들이 빼곡히 담겨 있다. 아래에 퓨리서치센터의 조사결과를 간략히 번역해서 공유한다. 모바일에서도 ..
독서는 능동적인 사유 행위, 스마트폰 시대에도 오히려 늘어날 것 작년 가을, 국립국어원에서 발행하는 《새국어생활》에 인터뷰했던 것을 최근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발견했다. 몇 가지 팩트는 그사이에 달라졌지만, 생각의 주된 흐름은 전혀 변하지 않았다. 여기에 옮겨 둔다. 독서는 능동적인 사유 행위, 스마트폰 시대에도 오히려 늘어날 것― 민음사 장은수 대표를 만나다 답변자: 장은수(민음사 대표ㆍ편집인)질문자: 차익종(서울대학교 강사)때: 2012. 11. 29.(목)곳: 서울 신사동 민음사 사옥 1층 찻집 제법 붐비는 전철 안이다. 그런데 앉은 이는 물론 선 이까지, 너나없이 손바닥을 들여다보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무엇인가를 보고, 찾고, 쓰고, 게임을 하고 있다. 대중교통에서는 으레 신문이나 책을 보겠거니 여겼더랬는데 불과 한두 해 사이에 달라져도 너무 달라졌다. 뜻있는..
읽기에 헌신하는 삶을 위한 세 가지 방법 그러니까 스페인 여행 이후, 나는 조금 더 삶을 단순하게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했다. 말라가의 푸르른 지중해 바다 앞에서, 문득 무엇이 나를 여기까지 이끌었는가 하는 물음이 떠올랐는데, 여행 내내 곰곰이 생각해 보니 읽기만이 내 인생의 유일한 근거였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읽는 것이 나의 도약대이자 진지이고 무덤이어야 하는 것이다. 편집자의 삶이란, 읽고 쓰는 일에는 오히려 지쳐 있기 마련이어서 자칫하면 진행하는 책 외에 자발적 독서가 증발하는, 읽기의 사막에 사는 데 익숙해지기 쉽다. 책을 둘러싼 수많은 전략과 전술의 난무가 읽기의 순박한 즐거움을 앗아 버리는 역설을 살아가게 되는 것이다. 인간 정신의 정화인 책을 다루는 편집자가 정신적 공허에 시달리는 기묘한 삶의 아이러니.스페인에서 돌아오면서 나는 앞으로..
왜 책을 읽다가 중간에 포기하는가? ― 굿리즈(Goodreads)의 조사 발표를 보고 왜 책을 읽다가 중간에 포기하는가? ― 굿리즈(Goodreads)의 조사 발표를 보고 지난 7월 9일 세계 최대의 소셜 독서 사이트 굿리즈(Goodreads)는 회원들이 올린 글을 분석해서 책 읽기를 중간에 포기하는 현상에 대한 인포그래픽 하나를 발표했다. 나는 언젠가 이 인포그래픽의 내용을 자세히 살피려고 에버노트에 저장해 두었는데, 오늘 마침 미국의 다른 사이트에서 이 인포그래픽을 소개한 것을 보고 시간을 내서 블로그에 올려야겠다고 생각했다. 이 인포그래픽은 비록 미국의 독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것이지만, 책을 좋아하는 독자들 성향은 아마 한국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이런 자료가 한없이 쏟아져 나오는 미국 출판계를 부러워하면서 아래에 내용을 정리해 둔다.(여기서 다루어진 책들은 국내 출간 도..
책 읽기가 섹시한 11가지 이유 주말이 되면 에버노트(Evernote)에 저장해 두었던 책 관련 소식들을 정리하는 시간을 갖는다. 이번 주에 RSS 세계에서 가장 화제가 된 것은 미국의 작가 저스틴 머스크(Justin Musk)가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 「책 읽기가 섹시한 11가지 이유」였다.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 역시 하도 책을 읽지 않으니 별의별 아이디어가 다 튀어 나온다. 재미로, 아래에 옮겨 소개한다. 책 읽기가 섹시한 11가지 이유11 reasons why reading is sexy 만약 너희들이 사람을 만나고 책을 읽지 않는다면, 지금으로부터 5년이 지나도 너희들 인생은 요 모양 요 꼴로 변하지 않을 것이다. ― 존 우든(John Wooden) 1. 욕망은 마음에서 시작한다. (그리고 책 읽기 역시 그렇다.)2. 책 읽기..
애플의 최고경영자 팀 쿡의 제품 철학 스티브 잡스의 사망 이후, 우리는 애플의 철학이 사라졌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시대를 앞서간다기보다는 시대를 추종한다고 할까? 그런 느낌에 애플에 대한 애정의 강도는 낮아만 가고 있다. 그러나 스티브 잡스는 시대를 앞서가는 선도자였던 동시에 냉혹한 사업가였지만, 그의 후계자 팀 쿡은 냉혹한 사업자이기는 하지만 시대를 이끄는 제품 철학을 갖고 있는지는 불확실했다.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윈도우 8에 기반한 제품 서피스가 나온 직후, 애플의 최고 경영자 팀 쿡은 이를 혹평하면서 다음과 같은 말을 덧붙였다. 이 애플식 자기자랑이 바로 애플의 철학이고 스티브 잡스가 남긴 유산이다. 책을 만드는 데에서 시사하는 바가 있어 여기에 적어 둔다. 각 제품을 개발할 때 가장 어려운 일 중 하나는 균형을 유지하는 작업(trad..
인생삼독(人生三讀) 인생삼독(人生三讀) 지식정보사회에서 책을 읽어 지혜와 정보를 배우고 익히는 것은 이제 누구에게나 평생의 과업이 됐다. 책은 권력을 쥐려는 소수를 위한 사치품에서 아무한테나 필요하고 흔히 곁에 둘 수 있는 일상의 필수품으로 진화해 왔다. 현대문명의 혁신은 거의 기존 시스템이 기호나 문자와 결합하면서 나타나고 있으며 그에 따라 '읽는 능력'은 모든 사람이 갖추고 누려야 할 인간의 기본권으로 격상됐다. 그런데 사람은 늘 책을 가까이해야 하지만 특히 인생의 세 시기에는 반드시 책을 읽어야 제 꼴로 살아갈 수 있다고 필자는 믿는다. 첫째 시기는 3~6세다. 이 시기에 사람은 부모의 목소리를 통해서 책을 읽기 시작해 혼자 읽기를 즐기기 시작하는 데까지 이르러야 한다. 한마디로 읽기의 걸음마를 떼는 단계이다. 노벨문..
혼자 책 읽는 시간(니나 상코비치) 혼자 책 읽는 시간 니나 상코비치 지음, 김병화 옮김/웅진지식하우스(웅진닷컴) 새벽에 일어나 잠깐 아파트 주변을 거닐다 들어왔다. 바람이 끝없이 불어와 살갗을 만지고 지난다. 초여름 공기는 서늘하면서도 따뜻하다. 길 건너 공원에는 사람들이 쳇바퀴 돌듯 몇 바퀴째 주위를 걷고 뛴다. 군데군데 설치된 운동 기구로 몸을 단련하는 사람들, 새벽같이 길을 나서 지하철역 쪽으로 내려가는 사람들, 당현천 산책로에도 사람들이 가득하다. 삶과 죽음을 둘러싼 거의 모든 일이 돈과 의사의 합의에 의해 결정되는 자본주의 의료사회에서 돈과 건강은 행복의 절대 조건이 된다.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다는 강박이 사람들을 연속해서 습격하고, 우리는 행복을 위한 다른 모든 선택지를 상실한 채 오로지 건강 그 자체만을 숭배하게 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