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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문(雜文)/걷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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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디 스미스의 글쓰기 10계명 『하얀 이빨』의 작가 제이디 스미스는 자메이카 출신 영국 작가로 어린 나이에 《타임》 선정 100대 영문 소설에 이름을 올렸다. 그녀의 작품 『하얀 이빨』은 이민자 문학의 한 정전으로, 런던을 배경으로 이민 1세대와 2세대, 본토인과 이민자, 전통과 현재 등 수많은 인물들의 운명이 서로 뒤얽혀서 한없이 갈등을 빚는 이야기이자 트랜스내셔널 세계에서 방황하는 우리 불쌍한 현대인들의 전형이다. 하얀 이빨 제이디 스미스 지음, 김은정 옮김/민음사 아래는 그녀가 좋은 글을 쓰는 비결을 열 가지로 정리한 것인데, 글을 고민하는 많은 이들에게 참고가 될 만하여 옮겨 둔다. 1 아직 어릴 때 많은 책을 읽겠다고 결심하고 다른 어떤 일보다 책을 읽는 데 많은 시간을 보내라. 2어른이 되면 남들이 읽은 것만큼은 책을 읽으..
애플 디자인의 할아버지 디터 람스의 디자인 철학 디터 람스(Dieter Rams)는 가전 회사인 브라운의 수석 디자이너로 현대 제품 디자인에서 단순성의 미학을 정립한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브라운에서 나온 면도기, 믹서기, 전기 주전자 등이 얼마나 깔끔하게 아름다운지 사용자들은 이미 다 알고 있으리라 믿는다.(http://www.braun.com/kr/home.html) 어쨌든 람스가 디자인한 제품들은 애플의 디자이너 조너선 아이브에게 깊은 영향을 주어 직관적 단순성이라는 디자인 원칙이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데 큰 역할을 했고, 그에 따라 그는 애플 디자인의 할아버지라는 별칭을 얻었다.아래는 인터뷰에서 그의 디자인 철학을 잘 드러내는 부분만 모은 것이다. 이런 원칙은 책을 만들 때에도 필요한 마음가짐 아닐까. ― 디자인이란 뭔가를 명백히 드러내는 것..
수전 손탁의 육아 10계명 최근 미국에서 수전 손탁(Susan Sontag)의 기고와 일기와 편지와 메모 등을 묶은 글 모음집이 출간되고 있습니다. 대가들의 사생활을 담은 책들이 흔히 그렇듯이, 그 책에는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손탁의 개인적인, 그러나 우리 삶의 귀감이 되는 모습이 곳곳에 숨어 있습니다. 오늘 소개하는 육아 원칙도 그중 하나입니다. 『거듭나기(Reborn: Journals and Notebooks, 1947-1963)』에 실려 있습니다.1959년 가을, 미국의 문화 비평가 수전 손탁은 자신의 아들 데이비드 리프( David Rieff)를 어떻게 키울 것인가를 고민한 후 육아 원칙 10가지를 마련합니다. 소박하면서도 품격 있는 이 원칙들은 오로지 공부와 출세에만 사로잡힌 우리 시대의 비뚤어진 육아 방식을 비추는 거..
책과 읽기의 미래(삼성 사장단 회의 강연 자료) 지난 9월 12일 수요일 오전 8시부터 서초동 삼성 사옥에서 1시간 동안 삼성 사장단 회의에 강연을 하고 왔습니다.멀리 청계산과 우면산이 내려다보이는 멋진 전망이 인상적이었습니다.강연 내용은 "책과 읽기의 미래"에 대한 것이었습니다.평소에 자주 하던 이야기인데도 애플의 아이시리즈와 함께 전 세계를 양분한 갤럭시 시리즈를 만든 곳에서, 그것도 최고 경영자들 앞에서 입을 떼려니까 조금 떨렸습니다. 어쨌든 저로서도 이번 기회에 생각을 좀더 명확하게 정리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전자책 시대를 맞아 책과 읽기가 어떻게 변해 가고, 그에 따라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를 집중적으로 살펴보았습니다.종이 읽기에서 화면 읽기로 넘어가면서 책이 몰입 기계에서 반응 기계로 바뀌어 가는 현상, 그에 따라 인터페이스 문제가 ..
픽사 : 위대한 이야기를 쓰기 위한 22가지 규칙 세계적 애니메이션 회사 픽사의 스토리 아티스트 에마 코츠(Emma Coats)는 지난 3월 중순부터 한 달 반 동안 호소력 있는 스토리를 창조하기 위해 지켜야 할 기본 원칙들을 트위터에 올렸다. 그것은 그녀가 픽사에 입사해서 선배들한테 배운 것이었다. 최근 『픽사 이야기』(이경식 옮김, 흐름출판, 2010)의 저자인 데이비드 A. 프라이스는 자신의 블로그에 이 트윗들을 정리해 올렸는데, 누구나 다 아는 것이지만 정리해 놓고 보니 산만하기는 해도 편집자나 작가들에게 귀감이 될 만한 것이 많아서 여기에 거칠게 옮겨서 소개한다. 규칙 1당신은 캐릭터들이 성공했기 때문이라기보다는 그들이 남들보다 더 많이 시도했기 때문에 캐릭터들을 존경해야 한다. 규칙 2당신은 작가로서 재밌게 시도하고픈 게 무엇이었는지가 아니라..
서울국제도서전 북멘토 프로그램 공식 포스터가 나오다 서울 국제도서전 북멘토 프로그램 공식 포스터가 나왔다. 그런데 내가 보내지도 않은 사진이 버젓이 실려서 나를 슬프게 했다. 이건 내가 지금 몸무게보다 10킬로그램 이상 더 무거울 때 여권용으로 어쩔 수 없이 사진이다. 예전에 《세계일보》에 칼럼 연재할 때 마땅한 사진이 없어서 급히 보냈더니 네이버 프로필부터 해서, 확 퍼져 버렸다. 제발 불펌 금지!!!내 얼굴은 험악하지만, 어쨌든 좋아하는 소설가 조경란 씨와 존경하는 정병규 선생과 나란히 찍힌 포스터니까 한없이 사랑스럽다. 신청은 http://sibf.or.kr/product/index5.htm 를 참고해서 해 주세요.
카피라이터 대 아트디렉터 카피라이터 대 아트디렉터. 현대를 대표하는 두 창조 계급의 차이를 직관적으로 보여 주는 일러스트레이션들. 카피라이터를 에디터로 바꿔도 비슷할 듯하네요. 디자인 회사 MashKulture의 작품입니다. 이 시리즈는 페이스북에서 계속되고 있으니. 원하면 https://www.facebook.com/cwversusad 에서 즐겨 보시기를.
2012 서울국제도서전 북멘토로 참여하다 해마다 6월에 열리는 서울 국제도서전 포스터가 나왔다. 이래저래 말은 많지만 어쨌든 한국 최고, 최대의 책 축제인 것은 분명하다. 20여 년 전 처음 이곳에 갔을 때의 감동이 아직도 내 가슴속에 있다. 배낭을 매고 돌아다니면서 출판사 카탈로그를 모아서 주말을 다 넘기면서 읽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 어마어마한 책의 바다에서 나비가 되어 익사하고 싶었던 철부지 마음이 나를 이끌어 아직도 편집일을 하도록 만들었는지도 모르겠다.작년에는 전자책 프로그램에 토론자로 참여했는데, 올해는 북멘토 프로그램의 멘토가 되어 버렸다. 젊은 나이에 멘토라니 상당히 어색하지만 출판연구소 백원근 본부장님 부탁으로 품앗이 차원에서 어쩔 수 없이 맡아 버렸다. 따로 30분 정도 짤막한 강연도 준비해야 하는데, 조금 부담스럽다. 즉석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