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파상 외, 『선생님과 함께 읽는 세계고전소설 1』(숨비소리, 2006)을 읽다
지난 한 달 동안 모파상 외, 『선생님과 함께 읽는 세계고전소설 1』(곽상환, 신선미, 전혜정, 최낙준 옮김, 숨비소리, 2006)을 읽었다. 이 책은 호손, 모파상, 푸슈킨, 로렌스, 고리키 등이 쓴 전 세계 고전 단편들을 모아서 엮은 것으로 작품마다 청소년을 위해 선생님들이 쓴 간략한 해설이 덧붙인 책이다. 어른이 읽기에는 다소 싱거운 감이 있지만, 이런 소설에 처음 입문하는 학생들이 읽기에는 괜찮은 책이다.이 책은 2002년 모두 여섯 권으로 나왔던 같은 제목의 책을 두 권으로 묶어서 다시 펴낸 책의 첫 권이다. 청소년 책답게 이 책에 실린 단편들은 자아에서 세계로 관심이 점차 확장되어 가는 과정을 체험할 수 있도록 주제별로 분류해 작품들을 싣고 있다. 각 장의 주제는 나 ――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피츠제럴드의 『아가씨와 철학자』(박찬원 옮김, 펭귄클래식코리아, 2009)를 읽다
벼르던 일을 하고 나니 마음이 한결 가볍다. 두 주 전쯤 무라카미 하루키의 『노르웨이의 숲』(양억관 옮김, 민음사, 2013) 교정을 끝마치고 난 후, 기왕에 읽었던 『위대한 개츠비』(김욱동 옮김, 민음사, 2003) 말고 피츠제럴드의 다른 작품들도 읽어 봐야겠다고 결심했다. 처음에는 회사에서 나온 『피츠제럴드 단편선 1』(김욱동 옮김, 민음사, 2005)와 『피츠제럴드 단편선 2』(한은경 옮김, 민음사, 2009)를 읽으려고 꺼내 놓았다가, 곧 마음을 바꾸어서 피츠제럴드의 첫 번째 단편집으로 예전에 편집 참고용으로 사 두었던 『아가씨와 철학자』(박찬원 옮김, 펭귄클래식코리아, 2009)를 이번 주 내내 읽었다. 가장 거칠고 미숙했던 시절의 피츠제럴드가 궁금했기 때문이다. 이 소설집이 나온 것은 1920..
윌리엄 포크너의 드로잉을 만나다
한국 문학 사정에 밝은 사람이라면, 소설가이면서 동시에 화가라고 하면 서슴없이 『초식』(문학동네, 1997)의 작가 이제하와 『무진기행』(민음사, 2007)의 작가 김승옥을 우선 떠올릴 것이다. 김승옥은 뛰어난 감각으로 민음사 세계시인선 초판(1974)의 표지를 비롯하여 수많은 디자인 작품을 남겼으며, 이제하는 문학과지성사 시인선 표지에 나오는 시인 캐리커처 초상을 시인 김영태와 나누어 맡아 한 시대를 풍미했다. 노벨상 수상 작가 윌리엄 포크너는 『내가 죽어 누워 있을 때』(김명주 옮김, 민음사, 2003), 『압살롬, 압살롬』(이태동 옮김, 민음사, 2012), 『성역』(이진준 옮김, 민음사, 2007), 『소리와 분노』(공진호 옮김, 문학동네, 2013) 등의 작품을 통해서 고향인 미시시피 주의 자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