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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職)/책 세상 소식

모리스 센닥이 그린 독서 관련 포스터들


작년 5월 모리스 센닥이 세상을 떠났을 때, 나는 그가 만들어 낸 하나의 신기한 세계가 동시에 현실 속에서 함께 사라져 버리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처음 『괴물들이 사는 나라』(강무홍 옮김, 시공주니어, 1994)를 접했을 때의 충격은 그만큼 강렬했다. 『백설공주』나 『알라딘의 램프』와 같았다. 머릿속 깊숙한 곳으로 스며들어 다시는 떼어내지 못하도록 내 일부가 되었다. 

이후 아이들이 태어나 여러 차례 읽어 주면서 아이들 역시 그의 책이 불러들인 기이한 세계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그의 책은 이미 고등학생이 된 우리 아이들이 아직도 소유권을 놓고 애지중지하는 인생의 보물이 되었다. 그렇다. 누구에게나 또 다른 세계가 필요한 것이다. 이 재미없고 무시무시하고 끔찍한 현실 말고 또 다른 세계가 하나쯤 있다는 것이 사실 얼마나 마음에 위안이 되는가. 다른 세계를 눈앞에 펼쳐 두고 마음껏 들여다봄으로써 우리는 얼마나 다른 인간이 되는가. 그것이 설사 괴물들이 사는 나라일지라도 말이다.

이번 주 책의 세계에서 화제가 된 몇 가지 중 하나는 그가 오래전에 그렸던 매력적인 독서 관련 포스터들이었다. 다른 세계를 상상하는 힘은 무엇보다 책에서 나온다. 그는 아이들을 책의 세계로 이끌기 위한 여러 행사들을 위하여 마음을 잡아 끄는 포스터들을 그렸다. 포스터는 그의 그림 세계에서 나온 것인데, 역시 보기만 해도 유쾌하고 기분이 좋아져 책을 읽고 싶게 만든다. 언젠가 우리 화가들과도 이런 일을 하고 싶다. 다짐하는 뜻으로 몇 장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