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학교나 기관에서 섭외를 담당하는 분들께 사례금 부분을 잘 생각해 달라고 건의하고 싶다.
어떤 일을 의뢰할 때는 온갖 찬사를 늘어놓으며 작가님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작가님의 작품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설명하기보다는, 전문적인 태도를 보여주면 좋겠다.
어떤 일인지 명확하게 밝히고 사례금의 세부 사항까지 함께 알려주어, 여러분이 좋아하는 작가 입에서 먼저 돈 얘기가 나오는 어색한 상황은 피하게 해주어야 하지 않을까?
정말로, 작가들은 자기 작품을 미뤄놓고 강연하고 심사를 하는 것이다. 돈 때문만이 아니라 문학을 향한 사랑 때문에 말이다. 그렇다면 여러분은 작가를 위해 더 좋은 조건을 얻어내서 이 일이 작가에게 아름다운 협업 경험으로 남게 해주어야 하지 않을까? 그게 작가를 지원하는 가장 좋은 방법 아닐까?
_ 천쉐, 『오직 쓰기 위하여』, 조은 옮김(글항아리, 2024)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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옳소!!!!
천쉐의 『오직 쓰기 위하여』는, 내가 아는 한, 가장 자기 계발서처럼 쓰인 작법서이다.
글쓰기의 12가지 비법이라는 부제와 달리, 이 책엔 구체적 비법 따위는 거의 나오지 않는다. 다만, 자기 경험에 빗대어 작가로 사는 비법을 알려줄 뿐이다. 무엇보다예비 작가 또는 신인 작가들이 스스로 기운 내는 방법, 길고긴 무명 생활을 견디는 방법을 알려준다. 읽다 보면, 저절로 용기가 생겨나는 걸 느낄 수 있다.
꼭 작가를 지망하지 않더라도, 이루고 싶은 꿈과 척박한 현실 사이에서 방황하는 청년들이 읽으면 좋겠다 싶다. 읽고 있으면 자신이 꿈꾸는 일을 이루기 위해서 어떻게 자기를 배려해야 하는지를 저절로 알게 되는 까닭이다.
개인적으로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장편소설 작가가 되는 법을 안내한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서는 언젠가 다시 정리해서 이야기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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