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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문(雜文)/읽기에 대하여

비독자를 어떻게 독자로 만들까?

이순영 교수를 책임 연구자로 하는 '비독자 대상 독서 유인사업 설계 및 실험 연구'가 얼마 전 발표되었다.

연구에서 말하는 비독자는 한 해에 한 권도 책을 읽지 않는 독자를 말한다. 비독자의 독서량, 독서 시간 등은 시간이 지날수록 바빠지므로, 전환 초기에 적극적 지원과 개입이 필요하다.

연구자들은 생애 주기를 고려하여 50플러스(50대 이상), 직장인(사회초년기~장년기), 중학생(청소년)의 ‘3대 비독자 집단’을 설정했다. 세 시기는 독자에서 비독자로 바뀌는 대표적인 나이 때다.

이 세 집단을 대상으로 하여 50플러스 집단은 독서 모임을, 직장인 집단은 독서 지원을, 중학생 집단은 독서 홍보를 집중적으로 실시하여 독서량 변화를 살폈다. (세 집단에 같은 방법을 택하지 않은 건 다소 어색하지만, 연구 조건, 사전 연구 성과 등을 고려한 결과로 보인다.)

연구 결과, 장년층 대상 독서 모임은 독서율 증진 효과가 매우 강력하고, 독서 모임 종료 후에도 독자 전환 효과(두 달 후 조사 시 84.5%)가 잘 유지되었다. 독서량, 독서 빈도, 서점이나 도서관 방문 같은 독서 행동, 독서 인식도 개선되었다. 초기에 독서 모임에 참여할 수 있는 동기 부여나 유인 제공 등을 통해 일단 독서 모임에 참석만 하면 비독자에서 독자로 변화할 가능성이 높았다.

독서 지원은 근무 중 독서 시간 제공, 도서 구입비 지원 등을 말한다. 직장인 대상으로 독서 지원 역시 독서율 증진 효과(74.0%)가 높았고, 독서량, 독서 빈도가 늘어났고, 독서 행동, 독서 인식도 개선되었다. 도서 구입비 지원이 독서 시간 제공보다 독서량 증진에 초기 유인 효과가 좋았고, 독서 시간 제공도 매우 효과적이었다. 참여자 절반 이상(55.6%)은 두 달 후 조사에서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책을 읽는 애독자로 전환되었다.

중학생 대상 독서 홍보는 교사의 책 추천, 교내 도서 홍보물 게시 등을 말한다. 연구 결과, 독서 홍보의 효과는 상대적으로 미미했다. 독서율, 독서량, 독서 빈도 등 모든 독서 관련 지표의 변화가 거의 없었다. 이는 독서 홍보로는 독자에게 책을 더 많이 읽힐 수는 있으나, 비독자를 독자로 만들 수 없음을 나타낸다. 아이들에게 독서 모임 같은 참여형 독서 활동의 기회를 제공하는 게 독자 만들기에 더 바람직하다.

연구 결과, 다음과 같은 사실이 확인되었다.

(1) 비독자는 자발적으로 혼자 다시 책을 읽는 게 거의 불가능하다. 따라서 독서 모임 같은 ‘참여형, 체험형, 사회적 독서 활동’의 기회를 제공할수록, 독자 전환, 독서율 제고, 독서 진흥 효과가 더 컸다. 우선 순위는 ‘독서 모임 > 독서 지원(시간 또는 도서비 지원) > 독서 홍보’였다.

(2) 단순 독서홍보는 비독자의 독자 전환이나 독서율 제고의 효과가 낮았다. 독서 홍보는 비독자의 변화를 유도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따라서 독자를 늘리려면 홍보, 캠페인, 책 추천 등만으로 역부족이다. 독서 홍보는 애독자들이 책을 더 많이 읽게 하는 데는 도움을 주었다.

(3) 독서 환경이 열악하거나 자체 지원이 없는 소기업 등에서 도서비 지원은 상당히 즉각적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단, 갈수록 효과가 떨어질 수 있으므로, 지원 기간은 최대 2∼3개월 정도가 바람직하고, 독서모임이나 도서관 프로그램 참여를 유도해서 애독자로 전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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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답니다.

국내에서 아주 보기 드문 연구이므로 많은 시사점을 얻을 수 있습니다. 모두 참고하세요.

ps. 원문은 https://www.kpipa.or.kr/p/g3_1/137 에서 내려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