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교육은 기존의 사유와 믿음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반론을 증명해 내는 일인데, 이것이야말로 새로운 지식이 창출되는 과정이다. 이를 통해 대학들은 필연적으로 과학이든 예술이든, 또는 정치든 문화든, 또는 영향력 있는 사회의 집단이든 하나의 신념 체계이든, 대상을 불문하고 현재의 기득권에 도전장을 내밀게 된다. (수전 세일)
_리처드 도킨스 외, 『옥스퍼드 튜토리얼』, 노윤기 옮김(바다출판사, 2019)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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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스퍼드 튜토리얼은 교수나 강사 같은 전문가(튜터)와 학생이 일주일에 한두 번 직접 얼굴을 마주 보고 학습하는 일종의 개인지도 과정입니다.
옥스퍼드 대학 수립되기 이전인 11세기부터 실시되었다고 전하며, 옥스퍼드대학 학생들은 무조건 참여해야 한다니다. 학생이 자기가 정한 주제를 에세이로 써오고, 튜터가 이를 지도하는 방식입니다.
이런 독특한 지도방식 때문에 튜터와 함께하는 시간이 한 시간이라면 학생은 열아홉 시간을 스스로 공부해야 합니다. 또 홀로 공부하는 시간에도 자기 주도적으로 학습하게 된다는 거죠. 멋진 제도인 것 같습니다.
이 책은 옥스퍼드대학 고등교육연구소장인 데이비드 팰프리먼이 튜토리얼제도에 대해서 소개하고, 리처드 도킨스 같은 옥스퍼드대학 각 학부의 거장들이 이 제도가 가진 장점, 자기 인생에 끼친 영향 등을 이야기하는 책인데, 이들이 갖고 있는 학문에 대한 기본적 태도 등을 함께 엿볼 수 있어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대학 교육뿐만 아니라 글쓰기 교육에 관심 있 분들은 읽어 보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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