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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론과 서평/절각획선(切角劃線)

깨어난 인간은 자기 내부에서 힘을 발견한다 _카렌 암스트롱의 『스스로 깨어난 자 붓다』(정영목 옮김, 푸른숲, 2003)


카렌 암스트롱의 『스스로 깨어난 자 붓다』(정영목 옮김, 푸른숲, 2003)를 다시 읽었습니다. 읽을 때마다 거룩한 삶에 대한 갈망이 내면에서 더욱 크게 솟는 것을 느낍니다. 나이 들수록 하루하루가 헛헛해지는 이 기분은 늙고 병들어 죽는 날이 다가오는 것에 대한 본능적인 두려움 탓일까요. 아아, 마음에 고요한 중심이 마련되기를 바랍니다. 내면에서 일어선 힘으로 이 무의미한 자아의 바깥으로 나갈 출구가 보이기를 바랍니다. 이 책이야말로 언젠가, 독서 모임을 이루어, 같이 읽고 싶습니다. 






붓다는 인간이 되는 새로운 방법을 찾으려고 했다. (25쪽)


괴로움이라는 현실의 침입을 허용하지 않는다면 영적 삶은 시작도 할 수 없다. 그 현실이 우리 존재 전체에 완전히 스며들어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우리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들을 포함한 다른 모든 사람들의 고통을 느끼는 데에서부터 영적 삶은 시작한다. (27쪽)


“보통의 방식으로 태어나지 않은 뭔가가 있다. 그것은 창조된 것도 아니며, 언제까지나 훼손되지도 않는다. 만일 그것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출구를 찾는 것은 불가능하다.”(붓다) (41쪽)


인류는 자신과 자신의 책무에 눈을 뜨고, 자신의 잠재력을 깨닫고, 사방에서 밀려오는 어둠으로부터 출구를 찾아야 했는데, 그것은 마법이 아니라 윤리를 통해 가능했다. (57쪽)


‘축의 시대’의 중요한 통찰들 가운데 하나는 ‘성스러움’이 단순히 ‘저 밖에’ 있는 어떤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것은 각자의 존재의 바닥에 내재한다는 것이다. (102쪽)


그는 외쳤다. “틀림없이 깨달음을 얻는 다른 방법이 있을 것이다.” 그가 막다른 골목에 이르렀다고 생각한 그 순간, 새로운 해법의 단초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118쪽)


욕망과 그에 따르는 증오는 세상의 많은 비참함과 악의 공통 원인이다. (130쪽)


“바닷물이 서서히 빠지듯이, 선반이 서서히 기울듯이, 훈련, 규율, 연습의 효과는 천천히 나타나며, 갑자기 궁극적인 진리를 인식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붓다) (137쪽)

 

고타마가 보디나무 아래에서 닙바나를 성취했던 순간, “나는 해방되었다!”가 아니라 “그것이 해방되었다!”라고 외쳤다는 사실은 의미심장하다. 그는 자신을 초월하여 엑스타시스를 성취했으며, 자신의 인간성 가운데 전에는 몰랐던 고양되고 ‘가없는’ 영역을 발견했다. (144쪽)


닙바나(nibbāna, 열반)는 고요한 중심이다. 그것은 삶에 의미를 준다. 이 고요한 곳과 접촉이 끊어지고, 삶의 방향이 이곳으로 향하지 않고는 사람들은 무너져 버린다. 화가, 시인, 음악가 들은 이 평화와 절대의 내적 핵심으로부터 출발해야만 온전하게 창조성을 발휘할 수 있다. 어떤 사람이든 이 고요의 핵심에 접근하게 되면, 서로 갈등하는 공포와 욕망에 내몰리지 않고, 평정의 상태에서 고통, 슬픔, 미래와 직면할 수 있다. 깨달음을 얻은 인간 또는 깨어난 인간은 자기 내부에서 힘을 발견한다. 이 힘은 이기심을 넘어서서 올바로 중심에 서는 데서 나온다. (146쪽)


고타마는 심장 높이의 옆구리에서 태어났다고 한다. (중략) 이것은 심장이 우리 삶의 중심이 될 때에만, 즉 다른 사람들의 괴로움을 마치 자신의 괴로움처럼 느낄 때에만 진정한 인간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157쪽)


붓다는 인격을 묘사할 때, 타오르는 불이나 흐르는 냇물 같은 비유를 즐겨 사용했다. 어떤 정체성은 있지만, 순간순간이 결코 똑같지는 않다는 것이다. 불은 매초 다르다. 불은 사람처럼 자신을 소모하고 다시 창조한다. (180쪽)


아난다여, 모두가 스스로를 섬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자신만을 의지하며, 다른 누구도 의지하지 말아야 합니다. 모두 담마를 섬으로 삼고, 담마만 의지하며 다른 어느 것도 의지하지 말아야 합니다. (265쪽)


모든 개별적인 것들은 지나갑니다. 부지런히 자신의 해방을 구하십시오. (28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