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번역/대학 공부

[시골마을에서 대학을 읽다] 의기가인(宜其家人, 그 집안 사람들과 잘 지내리)

『시경』에 이르기를, “복숭아는 탐스럽고, 그 잎은 무성하네. 이 딸이 시집가니, 그 집안사람들과 잘 지내리.”라고 했다. 그 집안사람들과 잘 지낸 이후에야 가히 그로써 나라 사람들을 가르칠 수 있다. 『시경』에 이르기를, “형 노릇도 잘하고, 아우 노릇도 잘하네.”라고 했다. 형 노릇도 잘하고 아우 노릇도 잘한 이후에야 가히 그로써 나라 사람들을 가르칠 수 있다. 『시경』에 이르기를, “그 거둥이 어그러지지 않으니, 이 사방 나라들이 [본받아] 바르게 되리라.”라고 했다. 그 아비 됨과 아들 됨과 형 됨과 아우 됨이 본받을 만한 이후에야 백성들이 그를 본받는 것이다. 이를 일컬어 나라를 다스리는 것은 그 집안을 가지런히 함에 달려 있다고 하는 것이다.

詩云, 桃之夭夭, 其葉蓁蓁. 之子于歸, 宜其家人. 宜其家人, 而后可以敎國人. 詩云, 宜兄宜弟. 宜兄宜弟, 而后可以敎國人. 詩云, 其儀不忒, 正是四國. 其爲父子兄弟足法, 而后民法之也. 此謂治國在齊其家.


오늘은 전(傳) 9장 마지막 부분을 읽겠습니다. 또 『시경』이 나왔네요. 『대학』은 이처럼 『시경』 구절을 인용해서 뜻을 풀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당시 이 시들이 유행가처럼 많이 불려서 많은 이에게 익숙했기 때문일 겁니다. 봐라, 『시경』에 실린 노래를 보아도 나라 다스리는 일[治國]은 집안을 가지런히 하는 일[齊家]에 달려 있다고 하지 않느냐, 이런 뜻일 겁니다. 이는 아마도 이때에 이미 『시경』이 경전의 반열에 올라 있음을 은근히 드러냅니다. 

9장 마지막 부분에서는 세 편의 노래를 들어서 제가(齊家)와 치국(治國)의 관계를 해설하고 있습니다. 

첫째 시는 「주남(周南)」 편에 실린 「도요(桃夭)」라는 시입니다. 시집가는 딸이 그 집 사람들과 잘 지낼 것을 기원하는 내용입니다. 

두 번째 시는 「소아(小雅)」 편에 실린 「육소(蓼蕭)」라는 시입니다. 물가 개펄에서 크게 자라나는 개사철쑥이 흠뻑 이슬에 젖은 것처럼, 천자의 덕이 온 세상에 미치고 있음을 조회하러 온 제후들이 찬양하는 시입니다. 천자가 형 노릇도, 아우 노릇도 잘해서 집안을 잘 다스리고 있음을 칭송하고 있습니다. 

세 번째 시는 「조풍(曹風)」 편에 실린 「시구(鳲鳩)」라는 시입니다. 시구는 포곡(布穀), 즉 뻐꾸기를 말합니다. 이 시는 나뭇가지에 앉은 뻐꾸기가 새끼 일곱을 잘 길러내는 모습을 보면서 군자가 많은 자식들을 자애롭게 잘 보살펴 집안이 평안함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세 편 모두 군자가 집안을 화목하게 이끄는 모습을 형상화한 작품들로 제가의 중요성을 보여줍니다. 천자조차도 집안의 화목으로부터 나라에 교화를 베풀 수 있는 법이니, 하물며 범부들이야 어떻겠습니까. 한 줄씩 읽겠습니다. 


시운(詩云), 도지요요(桃之夭夭), 기엽진진(其葉蓁蓁). 지자우귀(之子于歸), 의기가인(宜其家人). 

이전에도 밝혔지만, 『대학』에서 시(詩)는 모두 『시경(詩經)』을 뜻합니다. 도(桃)는 복숭아나무 또는 복숭아를 가리킵니다. 어느 쪽으로 풀이해도 좋습니다. 요요(夭夭)는 어리고 아름다운 모습을 뜻합니다. 탐스럽다, 아름답다, 울긋불긋하다 등 어느 쪽으로 새겨도 좋을 듯합니다. 젖살이 미처 빠지지 않아서 복숭아처럼 보이는 10대 후반의 어린 여성을 상징합니다. 진진(蓁蓁)은 무척 우거진 모습을 말합니다. 지자(之子)에서 지(之)는 지시형용사로 시(是), 즉 이(this)라는 뜻입니다. 자(子)는 시집가는 딸을 말한다. 우귀(于歸)는 시집간다는 말입니다. 공영달에 따르면, 여자는 지아비를 집으로 삼으므로 여자가 시집가는 것이 집으로 돌아간다는 뜻에서 귀(歸, 돌아가다)라고 합니다. 또는 남편이 아내의 집에서 혼례식을 치른 후 아내를 집으로 데리고 돌아가므로, 여자가 시집가는 것을 귀라고 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우(于)는 『시경』 원문에는 어(於)로 되어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별다른 뜻은 없습니다. 단, 모장(毛萇)은 「시경주(詩經注)」에서 우(于)를 왕(往), 즉 ‘가다’로 해석했습니다. 가인(家人)은 남편의 집안사람 전체를 가리킵니다. 의(宜)는 여럿으로 풀이할 수 있습니다. 한나라 때 정현(鄭玄)은 당(當), 즉 ‘합당하다’는 뜻으로 보았고, 주희는 선(善), 즉 ‘잘하다’ ‘잘 지내다’라는 뜻으로 보았습니다. 여기에서는 주희를 좇았습니다.


의기가인(宜其家人), 이후(而后), 가이교국인(可以敎國人). 

앞에서도 밝혔듯이 이후(而后)에서 후(后)는 후(後)와 발음이 같으므로 서로 통용됩니다. 가(可)는 ‘~할 수 있다’라는 뜻입니다. 이(以)는 ‘~로써’로 풀이하는데, 여기에서는 수단을 나타냅니다. 교(敎)는 가르치다, 교화하다의 뜻입니다. 국인(國人)은 제후가 다스리는 각 나라의 백성들을 말합니다. 


시운(詩云), 의형의제(宜兄宜弟). 

의(宜)는 앞 구절을 따라서 ‘잘 지내다’로 새길 수도 있습니다. 그때는 ‘형과도 잘 지내고, 동생과도 잘 지내네.’로 풀이합니다. 여기에서는 ‘마땅히 ~을 하다’ ‘~ 노릇을 하다’라는 뜻으로 보고 해석했습니다. 


시운(詩云), 기의불특(其儀不忒), 정시사국(正是四國). 

공영달에 따르면, 의(儀)를 위의(威儀), 즉 마음에 갖춘 예의가 밖으로 드러나는 것입니다. 거둥, 행실 따위로 옮깁니다. 특(忒)은 어그러진다, 어긋난다는 뜻입니다. 정(正)은 바로잡다라는 뜻입니다. 요즈음에는 모범이 된다는 뜻으로도 많이 쓰입니다. 


기위부자형제족법(其爲父子兄弟足法), 이후(而后), 민법지야(民法之也). 

위부자형제(爲父子兄弟)는 아비는 아비다워야 하고, 아들은 아들다워야 하며, 형은 형다워야 하고, 아우는 아이다워야 한다고 새깁니다. 족(足)은 주로 다음 세 가지 뜻을 갖습니다. 첫째, 발. 둘째, 만족하다. 셋째, ~할 만하다. 여기에서는 세 번째 뜻으로 쓰였습니다. 법(法)은 동사로 본받다는 뜻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