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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대학 공부

[시골마을에서 대학을 읽다] 인막지기자지악, 막지기묘지석(人莫知其子之惡, 莫知其苗之碩, 사람은 그 자식의 잘못을 알지 못하며, 그 싹의 자람을 알지 못한다)

그러므로 속담에 이런 말이 있다. “사람은 그 자식의 잘못을 알지 못하며, 그 싹의 자람을 알지 못한다.” 이것을 일컬어서 몸을 닦지 않으면, 그 집안을 가지런히 할 수 없다고 하는 것이다.

故諺有之曰, 人莫知其子之惡, 莫知其苗之碩. 此謂, 身不修, 不可以齊其家.


어제에 이어서 전(傳) 8장의 나머지 문장을 읽겠습니다. 오늘은 당시에 널리 알려진 속담을 들어서, ‘수신(修身)’과 ‘제가(齊家)’의 관계를 설명합니다. 『대학』의 저자는 집안을 바로잡음으로써 천하를 바로잡을 수 있다고 믿었고, 자신의 몸을 맑게 닦음으로써 집안을 바로잡을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몸을 맑게 닦는 것은 단지 집안을 다스리기 위한 것만은 아닙니다. 사물의 이치를 깨닫고 앎을 끝까지 하는 격물치지(格物致知)도 그 안에는 분명히 들어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서는 ‘몸을 맑게 닦는 일’을 ‘집안을 가지런히 하는 일’과만 관련지어 이야기함으로써 실천적인 속성을 분명히 하고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도올 김용옥) 


故諺有之曰(고언유지왈) 

고(故)는 결과를 나타내는 어조사로 ‘그러므로’라고 풀이합니다. 언(諺)은 민간에 떠도는 말을 가리키는데, ‘속담’ 또는 ‘속언’이라는 뜻입니다. 유지왈(有之曰)은 ‘다음과 같은 말이 있다’고 풀이합니다.


人莫知其子之惡(인막지기자지악), 莫知其苗之碩(막지기묘지석) 

인(人)은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막(莫)은 부정사로 ‘~하지 못한다’ ‘~가 없다’로 풀이합니다. 악(惡)은 ‘죄악’ 또는 ‘잘못’을 가리킵니다. 묘(苗)는 곡식의 ‘싹’입니다. 주희는 석(碩)을 ‘대(大, 크다)’로 풀었습니다. 곡식이 자라난 정도를 나타냅니다. 주희는 이 구절을 해석하면서, “사랑에 빠진 자는 밝지 못하고 얻음을 탐하는 자는 물릴 줄 모른다[溺愛者不明, 貪得者無厭].”라고 말했습니다. 큰 지혜를 아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말이라는 느낌이 듭니다.


此謂(차위), 身不修(신불수), 不可以齊其家(불가이제기가) 

뜻은 크게 다르지 않지만, 어제 읽은 구절과는 달리, ‘~하지 않으면, ~할 수 없다[~不~, 不可~]’는 ‘부정 조건문’으로 되어 있습니다. 아마도 ‘신수(身修, 몸을 맑게 닦는 것)’을 더욱 강조하려는 뜻이 아닐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