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그 집안을 가지런히 하는 것이 그 몸을 닦는 데 달려 있다는 말은, 사람은 그 가까이하고 사랑하는 바가 있으면 이에 치우치고, 그 낮춰 보고 싫어하는 바가 있으면 이에 치우치고, 그 두려워하고 공경하는 바가 있으면 이에 치우치고, 그 가엽어하고 불쌍히 여기는 바가 있으면 이에 치우치고, 그 멋대로 굴고 게을리 대하는 바가 있으면 이에 치우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좋아하면서도 그 나쁜 점을 알고, 싫어하면서도 그 좋은 점을 아는 이는 천하에 드물다.
所謂齊其家在修其身者, 人之其所親愛而辟焉, 之其所賤惡而辟焉, 之其所畏敬而辟焉, 之其所哀矜而辟焉, 之其所敖惰而辟焉. 故好而知其惡, 惡而知其美者, 天下鮮矣.
오늘은 전(傳) 8장을 읽겠습니다. 8장은 수신(修身)의 뜻을 설명합니다. 『대학』의 저자는 도탄에 빠져든 세계의 혼란을 해결하려면 집안을 바로잡는 일이 급선무라고 생각하는 듯합니다. 또 집안을 바로잡으려면 무엇보다 자신을 성찰함으로써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중도(中道)를 얻는 것이 우선이라고 여겼습니다. 따라서 『대학』에서 말하는 ‘수신’이란 ‘한 사람 또는 자기 식구들한테만 사랑을 베푸는 것을 넘어서 집안의 모든 이에게 공평무사하게 마음을 쓰는 일’을 뜻합니다. 자기 수양의 문제를 오로지 집안을 다스리는 일과 연결해서만 풀이한 것이 특징입니다. 한 줄씩 읽도록 하겠습니다.
이른바 그 집안을 가지런히 하는 것이 그 몸을 닦는 데 달려 있다는 말은, 사람은 그 가까이하고 사랑하는 바가 있으면 이에 치우치고, 그 낮춰 보고 싫어하는 바가 있으면 이에 치우치고, 그 두려워하고 공경하는 바가 있으면 이에 치우치고, 그 가엽어하고 불쌍히 여기는 바가 있으면 이에 치우치고, 그 멋대로 굴고 게을리 대하는 바가 있으면 이에 치우친다는 것이다. 所謂齊其家在修其身者, 人之其所親愛而辟焉, 之其所賤惡而辟焉, 之其所畏敬而辟焉, 之其所哀矜而辟焉, 之其所敖惰而辟焉.
이 구절은 ‘수신(修身)’을 ‘제가(齊家)’와 관련지으면서 수신의 요체가 ‘치우치지 않음’에 있음을 해설하고 있습니다. 주희에 따르면, ‘인(人)’은 ‘뭇 사람’을 가리킵니다. ‘지(之)’는 ‘~에 있어서’라는 뜻입니다. ‘친애(親愛)’는 마치 핏줄처럼 가까이하고 어여삐 여기는 것입니다. 벽(辟)은 벽(僻), 즉 ‘치우치다’라는 뜻입니다. ‘언(焉)’은 ‘어시(於是)’, 즉 ‘이에’라는 뜻입니다. 지기소천오이벽언(之其所賤惡而辟焉) 앞에 인(人)이 생략되었습니다. 아래 문장들도 똑같습니다. ‘천오(賤惡)’는 낮춰 보고 싫어하는 것입니다. ‘외경(畏敬)’은 두려워하면서 공경하는 것입니다. ‘애긍(哀矜)’은 가엽어하고 불쌍히 여기는 것입니다. ‘오타(敖惰)’는 그 앞에서 멋대로 굴고 게을리 대하는 것입니다. 그 사람을 깔보고 방자하게 대하며, 그 사람 말은 들은 둥 마는 둥 하는 것을 가리킵니다. 사람이 다른 사람을 대할 때 이런 마음이 들지 않도록 하는 방법은 없습니다. 열 손가락 깨물어서 안 아픈 손가락은 없어도, 더 아픈 손가락은 언제나 있는 법이니까요. 하지만 거기에 사로잡혀서 언제까지나 그렇게 대하다 보면 보아도 보이지 않고, 들려도 들리지 않는 법이니 몸가짐을 제대로 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군자는 늘 자신의 지나침을 성찰하는 법입니다.
그러므로 좋아하면서도 그 나쁜 점을 알고, 싫어하면서도 그 좋은 점을 아는 이는 천하에 드물다. 故好而知其惡, 惡而知其美者, 天下鮮矣.
고(故)는 결과를 나타냅니다. ‘그러므로’ 정도로 옮기면 됩니다. 호이기지악(好而知其惡)에서 악(惡)은 ‘사악함’이라기보다는 ‘결점’ 또는 ‘잘못된 점’으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오이지기미자(惡而知其美者)에서 오(悟)는 ‘미워한다’는 뜻입니다. ‘미(美)’는 ‘아름답다’는 뜻이 아니라 ‘좋은 점’ 또는 ‘장점’으로 풀이합니다. 자(者)는 여기에서는 ‘사람’을 뜻합니다. 선(鮮)은 ‘드물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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