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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대학 공부

[시골마을에서 대학을 읽다] 심광체반(心廣體胖, 마음이 넓어지면 몸은 편안히 펴진다)


증자(曾子)가 말했다. “열 눈이 바라보는 바요, 열 손이 가리키는 바니, 그 엄격함이여!” 부(富)는 집을 윤택하게 하고, 덕은 몸을 윤택하게 하니, 마음이 넓어지면 몸은 편안히 펴진다. 그러므로 군자는 반드시 그 뜻을 정성스럽게 하는 것이다.

曾子曰, 十目所視, 十手所指, 其嚴乎! 富潤屋, 德潤身, 心廣體胖, 故君子必誠其意.


‘성의(誠意)’를 해설하는 전(傳) 6장의 마지막 부분을 다루겠습니다. 오늘이 6장의 마지막입니다. 고본 『대학』에서는 이 장의 글들이 모두 앞에서 공부한 “『시경』에 이르기를, ‘저 기수(淇水)의 물굽이를 쳐다보니, 조개풀[菉竹]이 아름답고 아름답구나.’[詩云, 瞻彼淇澳, 菉竹猗猗]”의 앞에 놓여 있었습니다. 주희가 이를 나누어서 여기에 가져다두고 ‘성의’를 풀이한 것으로 본 것입니다. 요즈음에는 ‘성의’를 ‘절차탁마(切磋琢磨)’와 이어서 풀이하는 경우도 많지만, 나중에 살피기로 하고 일단 넘어가겠습니다. 한 문장씩 살펴보죠.


증자(曾子)가 말했다. “열 눈이 바라보는 바요, 열 손이 가리키는 바니, 그 엄격함이여!” 曾子曰, 十目所視, 十手所指, 其嚴乎!

증자(曾子)는 제나라 사람으로 공자 만년의 제자입니다. 공자 사후에 공자의 도통(道統)을 이은 여러 학파 중 하나를 이끌었습니다. 『논어』에도 여러 구절 실린 것을 보면, 생전에 이미 주류로서 인정받은 것으로 생각됩니다. ‘삼성오신(三省吾身, 하루에 세 번 내 몸을 살핀다)’의 예에서 보듯이, 증자는 공자의 여러 면모 중에서 주로 자기성찰을 통한 수양을 강조했습니다. 또한 『효경(孝經)』을 지은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춘추시대의 정치사회적 혼란을 가족(씨족) 관계의 회복으로부터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의 사상은 자사(子思)를 거쳐 맹자(孟子)로 이어져 유학의 중심을 이루었습니다.

‘십목(十目)’과 ‘십수(十手)’에서 ‘십(十)’은 구체적 숫자를 가리킨다기보다 ‘많다’는 뜻으로 보아야 합니다. 이 구절에서부터 ‘십목십수(十目十手)’라는 사자성어가 유래했습니다. 지켜보는 사람이 많아서 나쁜 짓을 숨길 수 없다는 뜻입니다. 십목은 열 사람 눈으로 보지 않고 열 방향에서 바라보는 것으로 풀이할 수도 있습니다. 엄(嚴)은 엄격함, 엄혹함 등을 뜻합니다. 나쁜 짓은 숨기려 해도 숨길 수 없으니 홀로 있을 때에도 몸가짐이 흐트러질 것을 엄히 두려워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부(富)는 집을 윤택하게 하고, 덕은 몸을 윤택하게 하니, 마음이 넓어지면 몸은 편안히 펴진다. 그러므로 군자는 반드시 그 뜻을 정성스럽게 하는 것이다. 富潤屋, 德潤身, 心廣體胖, 故君子必誠其意.


재산이 넉넉하면 집 안 여기저기를 고상하고 훌륭하게 꾸미는 걸 아까워하지 않는 법이니 결국에는 그 집이 좋아 보이게 됩니다. 마찬가지로 마음에 덕이 있으면 그 마음이 좋은 행실로 나타나는 법이니 결국에는 그 몸도 넉넉한 풍채를 갖추게 됩니다. 이때 몸은 사람을 뜻한다고 보아야 합니다. 한나라 때 정현(鄭玄)은 반(胖)을 대(大), 즉 크다는 뜻으로 풀었습니다. 주희(朱熹)는 안서(安舒), 즉 편안하고 펴진 상태라고 해석했습니다. 둘 다 비슷한 뜻입니다. 중국 황제들의 초상화에서 흔히 보이듯이 몸이 움츠러들지 않아서 편안해 보이는 상태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주희는 “선함이 마음의 실질을 이루고 있으면 바깥으로 드러나 보이는 것이 이와 같다”고 했습니다. 따라서 군자는 먼저 그 뜻을 정성스럽게 함으로써 겉으로 밝은 덕이 드러나기를 바라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