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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커버판’, ‘특별판’ 등 책 내용은 그대로지만 제목과 표지 등을 새롭게 탈바꿈해 재출간되는 도서가 많아지고 있다.
새로운 현상은 아니다. 출판계에서 10만 부 기념 또는 10주년 기념 등 특별한 날을 기념해 ‘리커버 에디션’‘ 한정판’ 등을 내놓는 흐름은 10년 전에도, 그 이전에도 있었다.
오래된 고전이 변화한 독자들 감성에 맞는 새로운 표지를 통해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등 디자인판 발행은 유효한 마케팅 전략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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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가치’를 추구하는 독자들의 최근 성향과 맞물려 리커버는 더 ‘적극적인’ 전략이 되고 있다. 출판사가 출간 1년 만에 표지를 바꿔 다시 출간하기도 하고, 교보문고의 ‘리커버: K’와 예스24 ‘예스리커버’, 알라딘 ‘본투리드 프로젝트’ 등 서점이 리커버 브랜드를 직접 만들어 독점 판매하기도 한다.
스테디셀러의 경우, 시즌별로 리커버 에디션을 출간해 팬들의 만족도를 높이는가 하면, 출판사에서 운영하는 북클럽에서는 특별 제작된 굿즈와 한정판 도서 등을 제공해 가입을 유도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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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시도를 통해 종이책의 가치를 높이는 노력도 이어진다. 손바닥 크기의 미니북에 관련 사진을 구성품에 포함하는 등 책 형태 자체를 다양화하기도 한다. 북커버, 스티커를 비롯한 책꾸(책꾸미기) 용품을 선보이며 종이책의 ‘물성 매력’을 배가하는 사례도 있다.
“이 같은 시도는 책을 더 풍성하게 즐기는 방식이자, 동시에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한 노력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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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꾸며서 읽는 문화도 퍼지고 있다.
서점 바람길에선 책을 사면 꼭 포장해 준다. 종이 봉투에 비행기 티켓 모양 카드를 함께 부착해 준다. ‘여행 전문 서점’이라는 바람길의 정체성을 보여주고, 이 카드를 책갈피로 사용하면서 바람길을 떠올리길 바라서다.
북커버를 씌워 책의 개성을 배가하는 현상도 나타난다. 다양한 디자인, 콘셉트의 북커버를 통해 자기 개성을 책에 덧입히는 것이 요즘 독자들 트렌드다.
이처럼 북커버, 책갈피, 형광펜 등 다양한 ‘책꾸’ 용품이 쏟아지고, 이를 이용해 해당 도서의 가치를 높이려는 시도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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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청년층에선 시집이 ‘힙한’ 아이템이다. ‘여백’ 많은 시집을 ‘꾸미는’ 재미가 그 이유 중 하나다. 이에 시집을 사면 스티커를 함께 주거나 책 자체를 ‘굿즈화’ 해 독자들 흥미를 자극 중이다.
“종이책이 필수가 아닌 시대에, ‘물성 매력’을 강조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오프라인 공간에서, 책을 직접 보고 만지며 종이책을 구매하는 행위를 유도하기 위해선 독자들의 눈에 띄는 다양한 시도들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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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꾸는 표지에 스티커를 붙여 개성을 드러내고, 밑줄 대신 스티커를 붙여 ‘나만의’ 방식으로 독서의 재미를 더하며 ‘소장’의 의미와 가치를 배가하는 현상이다.
책꾸 열풍이 비독자를 독자로 만드는 건 아니다. 충성 독자, 즉 이미 그 책을 사랑하거나, 독서를 좋아하는 독자들이 책을 읽으면서 느끼는 재미를 더하는 행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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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꾸 문화, 책의 굿즈화 같은 시도들은 ‘일시적 이벤트에 불과할 수 있다. 독자들 관심을 책 또는 독서로 ‘연결’하지 못하면 결국 별무소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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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답니다.
데일리안 장수정 기자의 기사를 요약한 것이다.
리커버는 책의 발견성을 높이는 문화적 마케팅 전략으로도 의미 있지만, 경제적 관점에서 볼 필요도 있다.
리커버 전략은 스테디셀러의 재계약과 문제와 맞물려 있다. 5년에 한 번 재계약하고 선인세를 보내야 하는 현실에서 리커버는 필수적이다.
재계약과 함께 투자한 상당한 선인세를 효과적으로 회수하기 위해서다. 자칫 하면 돈이 묶여 현금 흐름이 나빠질 수 있다.
이때 새로운 독자를 발굴할 수도 있지만, 과거 독자들과 그 주변 사람들에게 한 번 더 판매하는 게 더 좋을 수도 있다.
책꾸 문화 또는 책 관련 굿즈 개발은 책의 사용성을 늘리는 행위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독자를 모아서 직접 소통하는 시대엔 피할 수 없다. 이건 북콘서트, 북펀드 같은 게 늘어나는 것과 큰 흐름에서 궤를 같이한다.
하나의 콘텐츠를 개발해 그 잠재력을 극대화하는 쪽이 새로운 책을 처음부터 개발하는 것보다 시도 대비 성공률과 이익률이 높아진다. 줄어드는 독자와 시장 정체로 평균 최소 판매량이 줄어들어 괴로워하는 출판사 입장에선 안 할 이유가 별로 없다.
성공한 책 하나에서 얻은 잉여로 실패한 책들 아홉의 손해를 가리면서 생존을 이어가는 건 출판산업에선 벗어날 수 없는 절대 법칙이다. 게다가 독서량의 빈익빈 부익부는 갈수록 심해지는 중이다. 읽는 사람은 더 많이 읽고, 안 읽는 사람은 아예 안 읽는다. 독자를 대상으로 사업을 벌일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비독자를 독자로 바꾸는 운동을 꾸준히 하지 않으면, 이런 문화 현상은 생존을 위해 필연적이다.
그렇다는 말이다.
참고로 여기에 기록해 둔다.
* 아래 사진은 기사에서 퍼왔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119/00029669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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