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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마을에서 논어를 읽다 8] 삼사이후행(三思而後行) _ 세 번 생각하고 행하다 5-20 계문자는 세 차례 생각한 후 행했다. 공자가 그 말을 듣고 이야기했다. “두 번이면 된다.” 季文子三思而後行. 子聞之, 曰, 再斯可矣. “사람이 항상 생각하지 않는 탓에 죄를 짓는다.” 하고 다산은 말했다. 어떤 일을 행하기에 앞서서 사태의 이치를 깊이 따져 물어 나아갈 길을 똑바로 하는 일은 당연하다. 문제는 생각을 지루하게 끌다가 행할 때를 놓칠 수도 있고, 생각만 하다가 해도 전혀 행하지 못할 때도 있으니, 생각하되 얼마만큼 생각하느냐가 중요하다. 두 번만 생각해도 충분하다는 공자의 말은 크게 두 가지로 해석한다. 옳은 일을 행할 때에는 일단 실천부터 하고 볼 일이지 생각에만 몰두해서는 안 된다는 뜻일 수도 있고, 막상 일을 당하면 실행하지도 않을 것이면서 깊이 생각하는 척만 한다고 비난하..
[시골마을에서 논어를 읽다 7] 행유여력(行有餘力) _행하고 남은 힘이 있으면 1-6 공자가 말했다. “젊은이들은 집에 들어가면 효도하고 밖으로 나오면 공손하며, (몸가짐이) 삼가면서도 믿음직스러우며, 널리 뭇 사람을 사랑하고, 어진 이를 가까이해야 한다. 이를 행하고도 남은 힘이 있으면, 곧 글을 배우는 법이다.” 子曰, 弟子入則孝, 出則弟, 謹而信, 汎愛衆而親仁. 行有餘力, 則以學文. 제자(弟子), 입즉효(入則孝), 출즉제(出則弟), 근이신(謹而信), 범애중이친인(汎愛衆而親仁). 제자(弟子)는 보통 스승을 모시고 그 아래에서 배우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쓰이지만, 이 문장에서는 ‘젊은이’를 뜻합니다. 즉(則)은 ‘~하면 곧’이라는 뜻으로 조건에 따른 결과를 표시합니다. 입(入)은 집으로 들어간다는 뜻입니다. 제(弟)는 형을 공손히 대하는 것입니다. 여기에서는 사회의 여러 윗사람을 ..
[시골마을에서 논어를 읽다 6] 경사이신(敬事而信) _일을 공경히 하고 믿음직스럽게 하다 1-5 공자가 말했다. “천승의 나라를 이끌려면, 일을 공경히 하여 믿음을 얻으며, 쓰임을 절약하고 인재를 사랑하며, 백성을 부릴 때에는 때를 맞추어야 한다.” 子曰, 道千乘之國, 敬事而信, 節用而愛人, 使民以時. 도천승지국(道千乘之國), 경사이신(敬事而信), 절용이애인(節用而愛人), 사민이시(使民以時).도(道)은 도(導), 즉 ‘이끌다’ ‘다스리다’라는 뜻입니다. 천승지국(千乘之國)은 네 마리 말이 끄는 전차[乘]를 천 대나 가진 나라로 아주 큰 나라를 가리킵니다. 제후가 다스리는 나라를 말합니다. 이 구절에는 공자의 정치관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공자는 다스림을 ‘이끄는 일’, 즉 솔선수범의 뜻으로 생각했습니다. 리링은 ‘국(國)’은 한나라 고조 유방(劉邦)의 이름에 든 글자를 쓰는 걸 피하려고[..
[시골마을에서 논어를 읽다 5] 삼성오신(三省吾身) _세 가지로 내 몸을 반성하다 1-4 증자가 말했다. “나는 매일 내 몸을 세 가지로써 반성한다. 남을 위해 일을 꾸미면서 충성을 다하지 않았는가? 벗과 더불어 사귀면서 믿음직하지 않았는가? 전해 받은 바를 익히지 않았는가?” 曾子曰, 吾日三省吾身. 爲人謀而不忠乎? 與朋友交而不信乎? 傳不習乎? 증자왈(曾子曰)증자(曾子)는 노나라 사람으로 공자 말년의 제자입니다. 공자보다 마흔여섯 살 어렸습니다. 이름은 삼(參)이고, 자는 자여(子輿)입니다. 아버지 증점(曾點)도 공자의 제자였습니다. 공자 사후에, 유약과 함께 내면적 성찰과 수신을 중요시하는 학파를 이끌었으며, 점차 영향력을 발휘해서 유가(儒家)의 틀을 완성하는 데 큰 기여를 했습니다. 리쩌허우는 증자를 “유학에 종교적 도덕을 도입한 사람”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오일삼성오신(吾日三省吾身..
[시골마을에서 논어를 읽다 4] 교언영색(巧言令色) _듣기 좋은 말과 잘 꾸민 낯빛 1-3 공자가 말했다. “듣기 좋은 말과 잘 꾸민 낯빛에는 인(仁)이 드물도다!” 子曰, 巧言令色, 鮮矣仁! 자왈(子曰), 교언영색(巧言令色), 선의인(鮮矣仁)!선의인(鮮矣仁)은 인선의(仁鮮矣)를 도치하여 강조한 문장입니다. 의(矣)은 여기에서 감탄의 뜻을 나타냅니다. 교언(巧言)은 진실을 담지 않고 남들이 듣기 좋게만 하는 말입니다. 영색(令色)은 꾸민 낯빛으로 남들이 보기 좋게만 내보이는 얼굴입니다. 이 두 가지는 모두 아첨꾼의 특징입니다. 겉으로는 백성들을 위하는 척하면서 속으로는 사리사욕을 채우는 자들의 모습입니다. 공자가 살았던 춘추시대는 천하의 질서가 무너져 수백 년 동안이나 전쟁이 계속되는 시기였습니다. 혼란을 틈타 번지르르한 말로 남을 속여 이득을 취하고, 배신을 밥 먹듯 하는 표리부동한 ..
[시골마을에서 논어를 읽다 3] 군자무본(君子務本) 본립이도생(本立而道生) 군자는 근본에 힘쓰는데, 근본이 서고서야 도가 생겨나는 법이다 1-2 유자(有子)가 말했다. “그 사람됨이 (부모에게) 효성스럽고 (형에게) 공손하면서 윗사람을 범하기 좋아하는 사람은 드물도다! 윗사람을 범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으면서 어지러움을 일으키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아직 있지 않았다. 군자는 근본에 힘쓰는데, 근본이 서고서야 도가 생겨나는 법이다. 효성스럽고 공손한 것이 아마도 인(仁)을 행하는 근본이로다!”有子曰, 其爲人也孝弟, 而好犯上者, 鮮矣! 不好犯上, 而好作亂者, 未之有也. 君子務本, 本立而道生. 孝弟也者, 其爲仁之本與! 유자왈(有子曰) 『논어』에서 공자의 제자 중에서 ‘자(子)’라는 칭호를 받는 것은 유약(有若), 증삼(曾參), 염유(冉有), 민자건(閔子騫) 네 사람뿐입니다. 공자가 죽은 후 제자들을 여러 학파로 갈라섰는데, 『논어』는 주로 유약..
[시골마을에서 논어를 읽다 2] 학이시습지(學而時習之, 배우고 때에 맞추어 익히다) 1-1 공자가 말했다. “배우고 때에 맞추어 그것을 익히면 역시 즐겁지 않겠는가? 벗이 있어 먼 곳으로부터 찾아오면 역시 즐겁지 않겠는가?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더라도 성내지 않는다면, 역시 군자답지 않겠는가? 子曰, 學而時習之, 不亦說乎? 有朋自遠方來, 不亦樂乎? 人不知而不慍, 不亦君子乎? 자왈(子曰), 학이시습지(學而時習之), 불역열호(不亦說乎)?먼저, 자왈(子曰)에 대해 이야기하겠습니다. 자(子)는 ‘선생’이라는 뜻입니다. 본래 경대부(卿大夫)를 부르는 말이었습니다. 제자들이 스승을 공자로 부른 것은, 그가 노나라에서 대부를 지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공자는 스승-제자 관계를 창시한 사람이었으므로, 이 말은 점차 스승을 가리키는 말로 널리 쓰이게 되었습니다. 대개 공자(孔子), 맹자(孟子), 노..
[시골마을에서 논어를 읽다 1] 학이(學而) 편에 대하여 1 학이(學而) 편에 대하여 『논어』는 한 편 한 편이 체계적으로 서술된 것이 아닙니다. 제자들이 공자의 언행을 끌어 모은 책이고, 이를 지금처럼 스무 편으로 편집한 것도 아주 후대의 일입니다. 게다가 각 편에 실린 글을 숫자도 일정하지 않고 내용도 일관성이 없습니다. 편명 역시 맨 앞에 나오는 두세 글자를 따서 제목으로 삼았을 뿐 별다른 뜻은 없습니다.‘학이(學而)’라는 제목이 붙어 있다고 해서, 이 편에 공부에 대한 글이 모여 있는 건 아닙니다. 공부에 대한 글은 여섯 편뿐이고, 나머지는 공부와는 별 상관없는 이야기들입니다. 그러나 공자는 스스로 “배우기를 좋아한다(好學)”고 했습니다. 『논어』에 이 말은 열여섯 번이나 나올 정도입니다. 『논어』가 「학이」 편으로 시작한 것은 아마 이 때문일 듯도 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