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960) 썸네일형 리스트형 [21세기 고전] (1) 칼의 언어,인생의 허무함을 베다 _ 김훈의 『칼의 노래』 《경향신문》에 한 달에 한 차례 ‘21세기 고전’을 연재하게 되었습니다. ‘21세기 고전’은 2000년 이후 출간된 도서 가운데 다시 곱씹어 읽을 만큼 깊이와 넓이를 지닌 책, ‘이 시대의 고전’ 반열에 오를 책을 전문가들이 분야별로 엄선, 주 1회 서평으로 소개합니다. 제가 맡은 부문은 문학 부문입니다. 과학 부문은 김상욱 교수, 인문 부문은 홍순철 대표, 어린이책 부문은 노경실 작가가 맡습니다. 많이 기대해 주세요. “버려진 섬마다 꽃이 피었다.”정신의 줄을 베고 마음의 실을 끊는 문장이다. “사실만을 가지런하게 챙기는” 무사(武士)의 문장이다. 단 네 말마디, 한 줄로써 인간의 잔혹함과 자연의 무심함을 포집하는 간결함의 극치다. 작가는 감정을 일절 불어넣지 않았으나 독자 가슴에 거세게 심사를 일으키.. 2015년 국민독서실태조사 발표 요약 2015년 국민독서실태조사 자료가 발표되었습니다. 아래에 주요 부분만 간략하게 요약합니다. ― 국민독서율은 65.3%로, 지난 2013년 71.4%에 비해 성인 독서율이 6.1%포인트 하락. ― 성인 연간 종이책 독서량은 평균 9.1권으로 지난 2013년 9.2권과 비슷한 수준. 하지만 전체 독서인구는 감소 중.(책 읽는 사람은 평균 14.0권을 읽어 지난 2013년 12.9권보다 증가). ― 성인의 독서시간(종이책+전자책)은 평일 22.8분, 주말 25.3분으로 2013년 평일 23.5분,주말 25.8분보다 미세하게 감소 추세.― 성인의 공공도서관 이용률은 28.2%로 2013년 30.3%에서 2.1% 감소. ― 책 입수 경로는 직접 구입이 51.4%로 2013년 48%에 비해서 2.4% 증가. 아직 .. 새로운 삶에 대하여 ― 루쉰, 「고향」,『루쉰전집』(그린비, 2010) 새로운 삶을 가져야 한다. 우리가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삶을.분주함 탓에 마음이 길을 잃은 듯하여 『루쉰전집』(그린비, 2010)을 꺼내들고 아무 데나 펼쳐서 작품을 읽었다. 단편소설 「고향」이었다. 유학 생활을 거쳐 스무 해 넘어 돌아온 고향. 낯선 땅을 떠돌면서 마음에 품고 다졌던 고향에 돌아온 루쉰은 거대한 충격을 받는다. 이곳은 그곳이 아니었던 것이다. 고향(故鄕)은 봉건적 착취와 억압 속에 어느새 이향(異鄕)으로 바뀌어 있다. 어릴 적 고향 친구 룬투가 자신을 ‘나으리’라 부르는 순간, 고향에 대한 모든 환상은 깨어진다. 이 가혹한 현실 앞에서 루쉰은 할 말을 잃는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그사이 가로놓인 “슬픈 장벽”은 두껍디두껍다. 고향이 감옥으로 전락하는 순간이다.절망은 도처에 있다. 우리 .. 삽화와 짧은 글로 풀어낸 어른 그림책 ‘그래픽 에세이’ 붐(조선일보) 짧은 글과 그림이 결합하는 ‘그래픽 에세이’ 시대가 열렸습니다. 《조선일보》 문화부 신동흔 기자와 연말에 통화하면서 이 장르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오늘자 기사로 나왔네요. 아래에 제 코멘트를 옮겨둡니다. 삽화와 짧은 글로 풀어낸 어른 그림책 ‘그래픽 에세이’ 붐. 타 장르보다 출판불황 영향 적고 인터넷·SNS 통한 공유도 쉬워… 최근 5년간 두 배 넘게 성장. (중략)그래픽 에세이 붐은 짧은 시간에 쉽게 소비하는 콘텐츠만 찾는 이른바 ‘스낵 컬처화’의 징후로 볼 수도 있다. 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는 “독자들은 시각적으로 익숙한 것만 추구하고 출판물도 지배적 미디어인 ‘웹’을 닮아가고 있다”고 했다. (기사 전문) 작년 프랑크푸르트도서전에 다녀오면서 출판이 세계화 2.0 시대에 접어들.. [BOOKTIQUE TALK & BEER] 책, 어떻게 읽어야 할까? - 혼자 읽기와 같이 읽기에 대하여 작년에 스웨덴하고 독일을 다녀왔습니다.독일 다녀온 이야기야 이곳저곳에서 많이 했는데,스웨덴에서 독서공동체를 취재하고 온 이야기는 나눈 적이 없네요.북티크 박종원 대표가 그 이야기를 듣고 싶다고 해서,국내 독서 공동체 사례와 함께 여러분과 나누고자 합니다.맥주도 한잔 걸칠 수 있다고 하니, 많이 참여해 주셔요. [BOOKTIQUE TALK & BEER]책, 어떻게 읽어야 할까? - 혼자 읽기와 같이 읽기에 대하여누구나 한 번쯤 책 읽기를 마음 먹죠! 하지만 어떤 책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 건지... 그럴 땐 책 읽는 사람들을 만나보세요. 사람과의 만남이 있을 때, 진정한 책읽기가 시작됩니다!1부 유럽 사람들은 어떻게 읽을까? 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2부 요즘 독자들은 이렇게 읽는다! 권인걸 북티크 매니저3.. 고맙다, 그저 고맙다 _영혼에 참된 휴식을 주는 마법의 언어(세계일보) * 세계일보에 기고한 칼럼입니다. 이것으로 올해의 인사를 대신합니다. 아듀 2015년, 한 해 동안 여러모도 도와주시고 살펴주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모두 고맙습니다. 그저 고맙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며칠 전 아들한테서 문자가 왔다. 대학에 합격했다고 찍혀 있었다. 초조하고 불안했는데 시름이 탁 놓였다. 삶이 하나의 고비를 넘은 느낌이었다. 순수한 기쁨이 가슴속에서 솟아올랐다. 그 순간, 갑자기, 깨달았다.어머니는 나한테 좋은 일이 있으면 항상 고맙다고 말씀하셨다. 불초자로서 나는 오랫동안 이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때로 낯설고 때로 어색했다. 머리로는 받아들이는데 마음으로는 거리가 있었다. 살면서 아직 그 순간을 제대로 겪어 보지 못한 탓이었다. 그런데 아들의 문자를 몇 번이고 읽.. [2015년 출판 트렌드] 책에서 길을 묻다 _ 독(獨), 전(錢), 협(協), 리(理), 의(意) (시사인) 트렌드란 무엇인가? 과거가 기록한 미래다.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는 물처럼, 흐름이고 연속이어서 돌이킬 수 없을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기록은 오직 미래의 임무다. 과거는 기록할 수 없다. 기억할 만한 미래는 흔히 파괴이고 단절이며 전환의 형태를 취한다. 과거를 들여다보아도 미래를 알지 못하는 이유다. 미래는 미리 오지 않고 나중에 도래한다.창조자나 혁신가는 트렌드를 이야기하지 않는다. 차라리 자신이 미래를 발명하기 위해 맞서 싸워야 할 힘들에 주목하고, 힘들이 하나의 장(場)을 이루는 현실을 분석한다. 문제를 도출하고 해결책을 깊게 고민한다.출판은 고객의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공하는 솔루션 비즈니스의 일부다. 어떤 특정한 문제에 부닥쳤을 때, 사람들은 검색하거나 대화하는 대신 책을 읽는다. 올.. 마을 책방, 영혼의 쉼터가 되다 _『작은 책방 우리 책 쫌 팝니다』(남해의봄날, 2015) 국회방송에 출연해 『작은 책방 우리 책 쫌 팝니다』(남해의봄날, 2015)를 소개했습니다. 괴산의 숲속작은책방의 주인이자 저자인 김병록 선생과 함께 아주 흔쾌하고 즐거웠습니다. 방송은 쑥쓰러우니, 사전 질문지와 답변을 공개합니다. Q : 이 책 어떻게 읽으셨는지요?A : 뜨겁고 부러운 책입니다. 책을 향한 타오르는 열정이 페이지마다 솟아올라 눈이 타버릴 것 같았어요. 계속 읽다가 눈이 멀어버리면 나도 서점이나 차려볼까 하는 마음이 들까 해서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죠. 저희 같은 읽기 중독자들은 항상 마음속에 두 가지 공간을 갖고 싶어 합니다. ‘서재’와 ‘서점’이죠. 어쩌면 읽기 자체가 이런 취향을 만들어내는 걸지도 몰라요. 서재는 혼자 읽기 위한 공간이고, 서점은 같이 읽기 위한 공간입니다. 책에 나오는.. 이전 1 ··· 69 70 71 72 73 74 75 ··· 12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