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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의 미래, 연결에 있다 “디지털 경제에서 우리는 자신이 일하는 영역에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방법을 강구해야 합니다.” 『초예측』(웅진지식하우스)에서 프랑스의 경제학자 다니엘 코엔이 말한다. 일반적으로 ‘규모의 경제’는 물리적 재화의 대량생산과 대량소비로 정의한다. 대량생산을 통해 생산원가를 낮추고 대량소비를 유도해 가격을 파괴함으로써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를 이롭게 할 수 있는 자본주의 경제의 작동원리다. 저렴하고 잘 훈련된 대량의 노동력, 큰 공장을 지을 수 있는 싸고 넓은 토지, 부채를 포함해서 동원 가능한 대규모 자본 등 세 박자를 갖추면 비용을 낮추고 시너지를 높여 규모의 경제를 이룩할 수 있다. “재벌이라도 출판을 잘할 수는 없어. 출판은 돈으로 하는 게 아니야.” 고(故) 박맹호 민음사 회장은 늘 말하곤 했다. ..
독서 관련 글을 쓰면 사람들 댓글 중에 꼭 있다 독서 관련 글을 신문 등에 쓰면 사람들 댓글 중에 꼭 있다. (1) 난 반대. 책 안 읽고 사는 인간도 필요(노동하는 사람은 읽을 필요 없음)ㅜㅜ .... 노동하면서 책 읽으면 안 되나요?(2) 정보가 폭발적으로 늘어나 인공지능 도움이 꼭 필요.... 누가 뭐래요? 검색하고 독서는 비대립적입니다.^^ 검색으로 얻을 수 있는 건 검색으로, 독서로 얻을 수 있는 건 독서로....^^(3) 유튜브나 사진 한 장으로 정보를 얼마든지 주고받을 수 있다.... 누가 뭐라 했나요. 책으로 주고받을 수 있는 정보는 따로 있다고 했죠. 서로 다르다니까요.... 제발 글 좀 다시 읽어 주세요...ㅜㅜ(4) 책보다 중요한 게 많다. 건강하고 행복하게 잘 살고 있는데 자꾸 책 읽으라 하지 마라.... 계속 그렇게 사시면 됩니..
본래 산만했던 인간의 뇌, 책 안 읽으면 원시인처럼 된다 책을 읽지 않는 사람의 뇌는 퇴화한다인간의 뇌는 물렁물렁해상황에 맞춰 변화하는데책 안 읽으면 집중 못 하고원시인처럼 뇌 산만해져 현대인, 디지털 정보에 중독돼상시적인 주의력 결핍에 빠져인간의 사유·행동,독서에 최적화독서가 인간을 인간답게 만들어 “우리가 읽는 책이 주먹질로 두개골을 깨우지 않는다면 도대체 무엇 때문에 책을 읽는단 말인가? 책이란 우리 내면에 존재하는 얼어붙은 바다를 깨는 도끼여야 한다.”‘읽기의 힘’에 대한 가장 아름다운 비유는 카프카의 이 편지글에 들어 있다. 어떤 책은 읽는 것만으로도 사람을 바꾸는 힘이 있다고 카프카는 생각했다. 판에 박힌 생각을 깨우고 틀에 박힌 영혼을 휘젓는 일종의 비상약처럼 여겼다. 인간은 책을 읽고 책은 인간을 고쳐 쓴다. 읽는다는 것은 지식과 정보를 얻는 행..
봄은 언제 시작하는가 입춘대길(立春大吉).봄이 나타나니 크게 길하리라. 문에 붙은 글씨가 씩씩하고 정갈하다. 삿된 기운은 그치고, 더러운 먼지는 돌아서라. 강병인 선생의 글씨다. 글자는 뜻을 전하는 수단이지만, 글씨는 인간을 세우는 예술이다. 선생은 기계 글자로 가득한 차디찬 세상을 인간의 글씨가 넘치는 따뜻한 세계로 바꾸는 일을 지금껏 해 왔다. 작은 인연을 기억해 해마다 기운찬 글씨를 보내는 선생으로부터 항상 나의 봄은 시작한다. 나아가 방을 단단히 붙이고, 돌아와 시를 읽으며 봄을 맞이한다.퇴계 이황의 봄은 언제 시작되는가. 근심 가득한 한밤중, 홀로 잠 깨어 서성이는데, 바람이 매화 향기를 뜰에 채울 때다. 기적을 만난 입술이 감탄을 이기지 못하고 시를 이룩한다.  홀로 창에 기대니 밤기운 차가운데(獨倚山窓夜色寒)매화..
[책과 미래] 삼성SDS의 독서교육 ‘생각의 힘, 독서!’ 어느 도서관 프로그램 제목으로 보이겠지만, 올해 삼성 SDS에서 실시한 신입사원 입문교육 특강 제목이다. 이야기를 들었을 때, 솔직히 깜짝 놀랐다. 읽기와 관련한 일을 평생 해왔지만, 대기업 신입사원 교육에 독서 관련 강의가 포함되었다는 말을 들은 적이 한 차례도 없었던 것이다.일회성 특강만 듣는 것도 아니었다. 『자기통제의 승부사 사마의』(위즈덤하우스), 『딥 러닝 첫걸음』(한빛미디어) 등 최고경영자가 직접 고른 도서 여덟 권을 읽고, 두 차례에 걸쳐 네다섯 명씩 조를 이루어 독서 토론을 하게 했다. 좋은 사원이 되려면 ‘생각하는 힘’이 반드시 필요하고, 이 힘을 기르는 데 독서가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삼성 SDS 같은 정보기술기업이 ‘생각하는 힘’을..
자유의 근대를 넘어서 윤리의 근대로 냉전이 끝나고 근대가 전면적으로 개화하며 전 세계가 미국과 프랑스를 본받아 자유를 원리로 하는 국가, 사회, 제도를 만들기 시작하던 바로 그때, 역설적으로 근대가 힘을 잃고 소모되어 스스로를 감히 ‘보편적’이라고 내세울 수 없음이 분명해졌습니다. 1970년대 말에 일어난 이란혁명은 이 상황을 가장 분명하게 보여 준 징후였습니다. 중동 지역에 자유를 기본 원리로 삼은 국가가 아니라 ‘이슬람 부흥주의’의 기치를 내건 국가가 등장하면서 중동은 격동의 시대로 빠져들었습니다. (강상중) ====== 자본주의는 자유로운 개인을 내세우고 정치-경제-종교의 분리를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경제(돈)가 모든 사회 조직을 지배하는 근대라는 게 마르크스의 뛰어난 통찰이다.레닌이 발명한 소비에트는 국가와 사회를 하나로 묶는 총력..
전체주의의 대중심리 며칠 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5·18 진상규명 대국민 공청회’가 열렸다. 법원이 ‘허위사실 유포자’로 판결한 극우주의자 지만원 씨가 연설을 했다. 이미 귀를 씻었으니 그 말을 입에 담지 않겠다. 국회가 세금으로 허위사실을 들어주고 주장하는 공간인가, 하는 처참한 생각이 들었다. 어처구니없는 일은 공당이라는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가세한 점이다. 이종명 의원은 “폭동이라 했던 5·18이 정치세력에 의해 민주화운동으로 변질됐다”고 했다. 김순례 의원은 “종북 좌파들이 5·18 유공자라는 괴물 집단을 만들어 세금을 축내고 있다”고 했다.1980년 5월, 광주에서, ‘민주화 운동’이 있었다. 계엄군의 무차별 진압에 시민 수백 명이 목숨을 잃었다. 나치가 아우슈비츠에서 유대인을, 일본군이 난징에서 중국인을 학살한 것..
책이 아니라 읽기를 판다 월정액 구독을 통한 전자책 ‘무제한 대여 서비스’가 출판계의 핫이슈다. 예스24 북클럽이 한 달 5500원, 7700원 두 요금제로 전자책을 무제한 읽을 수 있는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밀리의 서재와 리디북스도 각각 한 달 9900원과 6500원에 무제한 전자책 읽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교보문고도 곧 관련 서비스를 내놓을 예정이다. 구독 모델로 책을 판매해 ‘출판의 넷플릭스’가 되겠다는 야심을 불태우는 게 한국만의 일은 아니다. 아마존 킨들 무제한 서비스가 미국에서 돌풍을 일으킨 뒤 영국, 일본, 중국 등 전 세계에서 이 모델이 빠르게 확산 중이다. 국내 웹소설 서비스에서는 이미 익숙한 형태이기도 하다. 수백억 원 이상 벤처 투자가 일어나는 출판의 새로운 사업 모델 역시 모두 이 방식에서 출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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