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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퍼블리싱 & 전자책 모임 정모 발표 및 토론 요약 지난 5월 23일에 길벗 무따기홀에서 전자책에 관심 있는 사람들(페이스북 Digital Publishing & 전자책 모임)이 모여서 간단한 인사를 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간단한 발표와 토론이 있었는데, 저도 끼어들었기에 여기 전문을 옮겨 놓습니다. 모임에 새로운 정보가 계속 올라오고 있으니 더 많은 정보를 원하는 분은 위의 링크를 꾹! 하고 눌러 주세요. 제 질문 부분은 특별히 강조하는 만행을 저지릅니다. 제 블로그니까^^ 이광희 대리 (길벗)기자, 대표,대학생, 기자들, 현업을 하시는 분들이 주로 찾아옴.2010년 8월 길벗에 입사해 지금까지 매년 질문들이 바뀌어온걸 실감2010년 화두 : 플랫폼 업체 등을 만났으나 여전히 어리버리한 현실 '전자책, 무엇인가' 란 질문2011년 : 인디자인, 시길 이..
소셜 시대를 '조심해서' 살아가기 얼마 전까지 사람들은 세상 돌아가는 일을 알기 위해 새벽에 일어나 신문을 읽고 저녁 9시에는 텔레비전 앞에 앉았다. 세상의 수많은 사건들이 ‘뉴스’라는 기준에 따라 우선순위가 정해지고 적당한 크기와 길이로 엮여서 사람들 눈앞까지 배달되었다. 페이퍼 미디어든 스크린 미디어든 간에, 제한된 분량이나 시간 안에 정보를 전해야 했기에 ‘편집’이라는 전문 기술을 통해 정보에 강약을 주어 재가공하는 일이 중요했고, 그 일을 할 줄 아는 사람들이 우대받았다. 또한 모두 한날 한시에 비슷한 형태의 정보를 받아 보았기에, 사람들은 하나의 정보가 탄생해 확산되어 여론으로 변했다가 소멸해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말들이 어디로 지나갈지 알고 있었기에 그 말의 생성과 소멸에 참여하기 어렵지 않았으며, 사람..
2012 서울국제도서전 북멘토로 참여하다 해마다 6월에 열리는 서울 국제도서전 포스터가 나왔다. 이래저래 말은 많지만 어쨌든 한국 최고, 최대의 책 축제인 것은 분명하다. 20여 년 전 처음 이곳에 갔을 때의 감동이 아직도 내 가슴속에 있다. 배낭을 매고 돌아다니면서 출판사 카탈로그를 모아서 주말을 다 넘기면서 읽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 어마어마한 책의 바다에서 나비가 되어 익사하고 싶었던 철부지 마음이 나를 이끌어 아직도 편집일을 하도록 만들었는지도 모르겠다.작년에는 전자책 프로그램에 토론자로 참여했는데, 올해는 북멘토 프로그램의 멘토가 되어 버렸다. 젊은 나이에 멘토라니 상당히 어색하지만 출판연구소 백원근 본부장님 부탁으로 품앗이 차원에서 어쩔 수 없이 맡아 버렸다. 따로 30분 정도 짤막한 강연도 준비해야 하는데, 조금 부담스럽다. 즉석으..
밑줄과 반응 2012년 5월 31일(목) 고대 중국에서 민(民)이란 글자는 한쪽 눈을 찔러서 상해를 입힌 노예들을 가리키는 말이었다고 한다. 사람 위에 사람 있고, 사람 밑에 사람 없다고 하지만 역사는 그렇지 않았다. 지배층 인(人)과 피지배층 민(民)은 같은 사람이 아니었다. ‘인’이 사람이었다면 ‘민’은 사람도 아니었다. ― 『저항자들의 책』 누군가의 서평을 읽다가 인용문을 밑줄쳐 두었다. 여기까지 적어 두고 다른 일을 하다가 잊어버리는 바람에 출처를 상실했다. 아마 오마이뉴스에 올라온 서평이었던 것 같다. 사람이란 단수가 아니라 복수이다. 보통선거와 의무교육이 실시된 이후, 그래서 모두가 한 표만큼의 정체성을 갖게 된 이후, 우리는 이 사실을 깜빡 잊어버리곤 한다. 역사는 민(民)이 인(人)으로 바뀌는 기나긴 진보의 길을 걸어왔지만, 그 ..
밑줄과 반응 2012년 5월 29일 (화) 1 기술적 후진성에 대해 이야기해 보자. 미디어 비즈니스는 기술 비즈니스가 아니다. 그러나 미디어 비즈니스는 특히 기술적 변동에 따라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나는 이른바 유서 깊은 출판사인 파버 앤드 파버(Faber & Faber)를 경영하고 있다. 우리 비즈니스는 대부분 저자로부터 저작권을 사들이고 독자들을 발견하며 저자들을 위한 가치를 창조하는 일에 기반을 두고 있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이 일을 하는 방법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한다. 창업한 이래 80년 동안 우리는 인쇄본(책)을 통해서만 그 일을 할 수 있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책, 전자책, 온라인 학습(우리가 직접 구축한 강좌들), 「황무지」 애플리케이션 같은 디지털 출판, 그리고 웹을 통해서 그 일을 할 수 있다. 기술적 변동은 기회를 박탈하는..
밑줄과 반응 2012년 5월 27일(일) 1 삶에 찌들려 정신적 압박을 받고 있는 사람들은 축제를 몰라요. 일하고 먹고 자는 게 그네들의 삶이죠. 사람은 그저 생존 경쟁에서 살아 남아야 하는 존재로만 생각해요. 태어난 것도 축제, 결혼하고 사랑하고 죽는 것도 축제인데 그런 생각을 못해요. 교육이 자연스러움을 제지하고 있어요. 자연스러운 행동을 버릇없다고 하고 예의 없다고 해요. 그래서 부자연스러움이 자연스러움이 되어 버리죠. 마찬가지로 자유롭지 못할 때 부자연스러워지는 거예요. 교보문고에서 발행하는 책 잡지 《사람과 책》 2010년 6월호에 실린(16쪽) 홍신자의 인터뷰를 읽다가 마음에 담아 둔 글이다. 살다 보면 이렇게 오래전 잡지를 청소 등을 하다가 발견해 쭈그려앉아 읽다가 무릎을 치는 경우가 있다. 선(禪)의 화법들을 한없이 동경하면서 동..
밑줄과 반응 2012년 5월 26일( 토) 1 "롤-리-타. 세 번 입천장에서 이빨을 톡톡 치며 세 단계의 여행을 하는 혀끝. 롤. 리. 타." (『롤리타』(블라디미르 나보코프 지음, 권택영 옮김, 민음사 펴냄), 15쪽) 활자 유랑자 금정연 씨가 프레시안에 쓴 글 「김수영의 독설 "'목마와 숙녀' 박인환은 양아치!"」에서 마주친 구절. 나보코프는 감각의 천재다. 한 사람의 마음속에 사는 영원한 거주자를 이토록 감각적 표현으로 보여 준 이는 많지 않다. 눈을 감고 가만히 굴려 본다. 내 마음속 그늘에서 분주히 움직이는 그 수많은 이들의 이름을. 혀끝에 올려서 한 자씩 튀겨 가면서 입술과 혀의 움직임을 생각해 본다. 내 혀끝은 어떤 모양을 그리면서 움직이고 있는가? 문장은 체험과 관찰과 사유를 통해서만 비로소 단련된다. 멋진 구절이다. 롤리타 블라..
수학, 문학적 영향의 비밀을 파헤치다 이번주 월요일 《가디언》에 제법 흥미로운 기사가 실렸다. 다트머스 대한 수학과 대니얼 록모어 교수를 중심으로 한 미국의 수학자들이 1550년부터 1952년까지 약 500년 동안 씌어진 작품 7,733권을 대상으로 통계학적 연구를 진행한 것이다. 작가 수로는 537명이며, 대상 텍스트는 프로젝트 구텐베르크(www.gutenberg.org/)에서 디지털화한 퍼블릭 도메인 작품을 이용했다. 프로젝트 구텐베르크는 1971년 마이클 하트가 기획해 시작한 사업으로 인류의 문자 유산을 디지털화한다는 목표 아래 매주 50여 권의 전자책을 새로 만들어 무료 배포하는 곳이다. 여기서 꾸준히 만들어 온 전자책이 쌓여서 빅데이터화하자 수학자들이 달려들어 이를 분석해 보겠다고 나선 것이다. 연구 책임자인 미국 다트머스 대학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