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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크푸르트 북페어 아카데미 이번에 프랑크푸르트 북페어 가시는 분들은 참고하세요. 페어장 곳곳에서 열리는 수많은 콘퍼런스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인포그래픽스가 나왔습니다. 저작권만 사고팔지 말고 첨단 콘퍼런스에서 공부도 좀^^;;;; 전 10월 9일부터 13일까지 프랑크푸르트에 있습니다.
동화의 세계를 현실로 만들다 : 수전 호어스의 북아트 작품 책의 새로운 가능성을 탐구하는 북아트 작품을 볼 때마다 늘 경이에 차곤 합니다. 오늘 소개할 것은 전래 동화 속의 인물들을 그 책 속에서 팝업 형태로 생생하게 되살려 살아가게 만든 북아티스트 수전 호어스(Susan Hoerth)의 작품입니다. 이야기 속의 세계는 등장 인물들이 살고 있는 상상 공간이지만, 그것이 기록된 책 자체는 물질 공간입니다. 호어스는 이 물질 공간을 이용해 상상 공간을 우리 눈앞에 재현해 놀랍도록 아름다운 작품을 만들어 냅니다.한 인터뷰에서 호어스는 이렇게 말했습니다.“내가 열정을 다해 하고 싶은 것은 전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상상력의 조각들을 모아들이고 그것을 내 작품으로 재조립하는 것이다. 나는 과거의 이야기들을 다시 이야기하는 빈티지 아이템들을 모아들여서 거기에 새로운 삶을 부여..
편집자의 책상(프레시안 기고문) 오늘날 한국 출판 문화에서 프레시안북스는 독특한 진지를 점하고 있다.사실 보도와 중립적(?) 리뷰 중심의 언론들 사이에서 프레시안북스는 거의 유일하게 진지한 읽기를 기반으로 한 비판적 서평이 실리는 곳이다. 거기다 주말마다 포털 사이트의 첫 화면에서 눈을 더럽히는 온갖 낚시 기사들 사이에서 지적 자극으로써 사람들 눈길을 끌려고 안쓰럽게 몸부림쳐 주는 저자들과 편집자들과 독자들의 친구이기도 하다.어쨌든 그 프레시안북스에 실린 온라인 기사들 중 일부를 한 달에 한 번씩 따로 모아서 독립출판사 알렙에서 펴내는 종이 서평지 《Pressian Book Review》가 있다. 지금 두 호밖에 나오지 않았고 기사도 온라인 기사들을 옮겨 온 것이 대부분이지만 나는 이 잡지가 서점 공간 등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으..
이원 산문집 프로젝트를 시작하다 책을 오랫동안 스스로 만들지 않게 되면 원고의 세부를 통해서만 생겨나는 감각들이 서서히 무뎌진다. 저자의 문장을 이루는 언어들을 쉼표 하나가 부각하는 그 사소함 숨결까지 함께 느껴 가려면 단지 독자가 되어 책으로 읽는 것보다는 역시 반복적 교정 작업이 최고다. 문장이 일으키는 바람을 타고 단숨에 읽어 가야 할 곳과 멈추어 한없이 느리게 쉬면서 읽어 가야 할 곳을 피부에 새기듯 확연히 느끼려면, 역시 쉼표를 넣었다 뺐다 하면서 문장을 조심스레 건드려 보거나 부사와 형용사의 위치를 이리저리 조정하면서 입속으로 중얼거려 보는 게 가장 좋다. 온몸이 빨갛게 달아오르는 느낌과 함께 저자의 고조된 언어 감각을 내 것으로 만들고, 그를 통해 마음의 감각들을 예리하게 벼려 내는 것. 그렇다. 노동을 통해서만 비로소 단..
살바도르 달리가 그린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가끔 마티스나 샤갈 같은 세계적 화가들이 책의 삽화 작업을 하곤 한다. 무명 시절에 그렸던 작품도 있고, 아주 유명해진 이후에 특별 의뢰를 받고 그린 작품도 있다. 어느 쪽이든 대가들이 그린 작품에는 그 사람만의 독특한 향기가 난다. 이들이 문학이 만나서 서로 상승작용을 일으켜서 책의 품격과 가치를 끌어올리는 것을 보는 건 모든 편집자들이 꾸는 꿈 중 하나일 것이다. 편집자의 꿈을 통해 최고의 작가와 최고의 화가가 함께 꿈꾸게 하는 것. 생각만 해도 황홀하다. 많이 알려져 있지 않지만, 1969년 초현실주의 화가 살바도르 달리는 랜덤 하우스 계열의 마에케나스 출판사(Maecenas Press)로부터 의뢰를 받고 루이스 캐럴(Lewis Carroll)의 명작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삽화 작업에 나선다. ..
스테판 도일의 놀랍고 아름다운 북아트 작품 북아트는 책의 물질적 가능성을 탐구함으로써 책이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미디어의 한 종류가 아니라 그 자체로 사물이기도 하다는 것을 드러낸다. 마르셸 뒤샹이 변기 안에 작품을 끄집어 냈듯이, 데미안 허스트가 상어의 죽은 몸통에서 예술을 살려냈듯이, 책 예술가들은 상품의 일종으로 추락해 버린 책 자체에서 불멸의 형식들을 찾아낸다. 오늘 우연히 검색하다가 마주친 그래픽 아티스트 스테판 도일의 작품들은 책 속의 문장들이 책으로부터 뻗어나와 공간적 구조물을 형성하는 것을 보여 줌으로써 일반적으로 선조적, 시간적 독서에 익숙한 우리의 책 경험을 재구축한다. 이는 어쩌면 하이퍼텍스트의 물질적 실현이라고 부를 수도 있을 것이다. 아래에 그의 멋진 작품들을 소개한다. 3D타입(3DType) 하이퍼텍스트(hypertex..
인포그래픽스로 업데이트한 피에르 부르디외의 『구별짓기』 피에르 브루디외의 『구별짓기』는 아비투스라는 개념을 통해 우리의 취향이 역사적으로 형성되고 계급적으로 규정된다는 것을 보여 줌으로써 문화에 대한 우리의 관념을 뒤흔들어 놓는다. 구별짓기 피에르 부르디외 지음, 최종철 옮김/새물결 이 책에는 계급적 취향에 맞추어 우리가 먹는 음식들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하고, 그것을 경제 자본과 문화 자본에 따라 구별지어 보여 주는 아래 그림과 같은 차트도 있다. 최근 미국의 음식 평론가 몰리 왓슨(molly watson)은 음식 전문 잡지 《개스트로노미카》에 기고한 글에서 그동안의 사회 변화에 맞추어, 정확히 말하면 미국인의 취향에 맞추어 이 음식 차트를 업데이트 했다. 패스트푸드에서 프랑스 식당까지. 최근 우리 음식 취향 역시 급격히 미국화한 탓에(특히 서울 강남은 더욱..
사람들이 편집자에 대해 궁금해하는 열 가지 어제(6월 20일) 서울국제도서전이 열렸습니다. 첫날 민음사 부스도 살피고, 전체를 둘러보기도 할 겸해서 일찍부터 나가 이곳저곳을 기웃대었습니다. 12시에는 북멘토 프로그램에 강사로 나섰습니다. 마침 블로거 한 분이 제 강의 사진을 올렸기에 여기에 옮겨 봅니다. 제 강의 제목은 “사람들이 편집자에 대해 궁금해하는 열 가지”였습니다. 이번 북멘토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사람들(주로 지망생들이 많았습니다.)에게 편집자에 대해서 묻고 싶은 것들을 뽑았는데, 그중에서 많이 질문된 것들을 뽑아서 정리한 것입니다. 편집 일에 관심을 갖고 일부러 오셔서 자리를 가득 메워 주신 청중 여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아래에 제 강의록을 간단히 올립니다. Q1. 편집자는 도대체 무슨 일을 하나요?A. 편집자는 책을 만드는 일을 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