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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문(雜文)/읽기에 대하여

당신의 독서동아리는 어떤 유형인가요? _김은하의 『처음 시작하는 독서동아리』(학교도서관저널, 2016)



산 속에서 혼자 읽는다 하더라도, 책 읽기는 ‘내가 아닌 다른 세계’를 간접적으로 만나는 경험입니다. 책 읽기는 근본적으로 ‘타자’에 대한 체험이지요. 함께 읽기는 내가 아닌 다른 세계를 만난 ‘사람들’을 만나는 경험입니다 다른 독자와의 만남이라는 이 새로운 차원은 흥미로운 세계를 열어 줍니다. 책의 세계라는 ‘타자’에, 나 아닌 독자라는 ‘또 다른 타자들’이 더해지기 때문이지요. 같은 책인데도 사람들마다 읽으면서 떠올린 생각, 느낌, 경험, 질문이 조금씩 다릅니다. 각자의 삶이 다르기 때문에 다르게 읽힙니다. 사람마다 어떤 책을 읽어 왔는지, 책이 어떻게 각자의 삶에 영향을 주었는지도 달라집니다. 또한 같은 시대를 사는 동료로서 서로 비슷한 생각과 느낌을 공유하기도 하지요. 나 혼자만의 생각이 아니구나, 하고 위로받고 용기내고 함께 웃을 수 있습니다. 이처럼 다른 독자와의 만남은 내가 책을 고르고, 이해하고, 해석하고, 삶에 활용하는 방식에 영향을 줍니다. (15쪽)




김은하 선생의 『처음 시작하는 독서동아리』(학교도서관저널, 2016)를 읽었습니다. 오랫동안 이 분야를 연구해 온 최고의 전문가답게, 단단하고 충실하게 독서동아리 활동을 처음부터 끝까지 정리한 책입니다. 독서동아리 활동을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게 아주 큰 도움이 될 책입니다. 함께 수록한 아름다우면서도 실용적인 워크북에는 독서동아리를 시작하고 줄기를 세우려 할 때 참고할 만한 팁이 가득했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독서동아리의 유형학이라고나 할까요? 독서동아리를 다음과 같이 다섯 가지로 나누었습니다.


(1) ‘모여 읽기’ 독서동아리는 구성원들이 같은 공간에 모여 각자 자신이 원하는 책을 읽고, 그 감상을 나누는 모임입니다. 아주 쉽고 간단하지요. (64쪽)


(2) ‘모여 듣기’ 독서동아리는 같은 책을 함께 낭독하고, 듣고 감상을 나누는 모임입니다. 이 모임의 가장 큰 특징은 감상 ‘과정’의 ‘동시성’에 있습니다. 읽는 과정을 함께하기에 ‘웃고, 긴장하고, 놀라고, 감탄하고, 시원해하는’ 등의 반응이 동시에 일어납니다. 그래서 남이 책을 어떻게 느끼는지 즉각적으로 느낄 수 있지요. 주고받는 추임새로, 혹은 말없이 눈빛이나 웃음, 표정, 숨소리로도 서로의 감정이 전달됩니다. 읽기 공동체를 가장 강하게 느낄 수 있는 동아리라 할 수 있겠죠. (70쪽) 


(3) ‘감상 나누기’ 독서동아리는 ‘말로 나누는 독후감’과 비슷합니다. (중략) 감상 나누기 동아리는 책을 읽고 난 후 변화된 나에 대해 말하는 모임입니다. 동아리 회원들은 미리 정해 둔 책을 읽고 모임에 와야 합니다. (78쪽)


(4) ‘토론하기’ 독서동아리는 회원들이 제기한 질문(논제)을 놓고 각자의 주장과 의견을 나누는 모임입니다. 일정한 주제에 대해 주장과 해석을 나누는 것이 핵심 활동이지요. ‘말로 하는 논술’인 셈입니다. (84쪽)


(5) ‘통합적으로 읽고 활동하기’ 독서동아리는 다양한 장르의 책을 읽고 그것을 기반으로 새로운 생각을 하고 창작 활동을 하는 모임입니다. 한 책에서 얻은 아이디어와 다른 책에서 얻은 아이디어로 제3의 아이디어를 만들어 가는 활동이 핵심이라고 할 수 있지요. (99쪽) 


당신의 독서 동아리는 어떤 유형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