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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職)/책 세상 소식

모바일에서 책을 어떻게 발견할 것인가(기획회의 415호)


기획회의 415호기획회의 415호



《기획회의》 415호 특집 ‘출판에서의 플랫폼 비즈니스’를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이름은 걸쳐놓았지만 사실상 이번 호부터 기획위원으로 본격 참여한 특집입니다. 소셜 리딩 사이트인 굿리즈를 인사이트 있게 분석한 교보문고 류영호 차장의 글이 무엇보다 반가웠습니다. 이쪽 분야 뉴페이스인 원센텐스의 이가희 대표의 글과 함께 책의 발견성(discoverability) 문제를 고민하는 출판인들한테 일독을 권하고 싶습니다.


독자를 중심에 세워야 한다. 책을 좋아하는 독자는 더 좋아하게 만들고, 무관심한 독자들에게는 책과 연결되는 매개점을 지속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굿리즈(Goodreads)의] 오티스 챈들러가 ‘미니 인플루엔서(Mini Influencer)’는 출판시장에 큰 메시지를 던졌다. 스마트한 저자들과 독자들의 움직임에 대해 출판사와 유통 플랫폼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과연 시장에서 주목할 만하고 영향력 있는 독자는 누구인지 살피고 저자들의 활동에 따른 마케팅의 성과에 더욱 민감해져야 한다. ― 류영호, 「독자 지향형 플랫폼이 성공하는 시대」, 《기획회의》 415호, 43쪽


회원 수 5000만 명, 등록된 책 15억 권, 리뷰 수 5000만 건에 달하는 세계 최대의 소셜 리딩 플랫폼 굿리즈. 책을 지독하게 사랑했던 사람 오티스 챈들러가 친구들과 함께 온라인으로 책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만든 이 사이트는 지난 2013년 4월, 아마존에 1억 5000만 달러에 인수되었습니다. 이 플랫폼을 잘 활용하는 5가지 방법은 독자와 함께 진화하는 소셜 리딩 사이트를 고민하는 이들한테 많은 시사점을 줍니다. 그 비결을 여기에 공개하면 스포일러가 될까 봐 자제합니다. 


페이스북에서 밤마다 책을 읽어 주는 아름다운 미녀(^^) 이가희 대표의 글 「모바일에서 책을 발견하는 방법」 역시 출판 마케터의 필독 자료가 될 겁니다. 오늘날 출판 마케팅에서 서점을 통한 발견이나 언론을 통한 발견은 그 중요성이 여전하지만 점차 힘을 잃어 가는 중입니다. 그 자리를 파고든 것이 바로 모바일 발견입니다. 

이 대표의 글은 국내 사례를 들어서 모바일을 통한 책의 발견을 종합적으로 정리해 낸 거의 첫 번째 글입니다. 북플, 북맥, 원센텐스, 어웨이크, 열정의 기름 붓기 등 북테크 기업들의 맹활약을 핵심만 짚어서 다루었습니다. 특히 모바일 발견의 종류를 (1) SNS 팔로잉을 통한 책 추천, (2) 독서 데이터 분석을 통한 책 추천, (3) 책 속의 문장을 통한 책 추천, (4) 에디터를 통한 책 추천 등으로 나누어 차분히 설명한 점이 인상적입니다. 


실제로 페이스북 타임라인 상에서는 사용자에게 모두 ‘콘텐츠’일 뿐, 뉴스인지 영화인지 책 이야기인지는 본질적으로 동일해진다. 내 시간을 지불하고 읽어야 하는 ‘이야기’가 된다. 하지만 많은 출판사가 여전히 새로운 책의 표지를 선정하는 이벤트나, 혹은 갖고 싶은 이유를 남기면 책을 주는 이벤트를 하고 있다. 모바일에서 책을 말할 때는 다른 책과 경쟁하는 관점으로 다가가서는 안 된다. 다른 분야의 콘텐츠 사이에서 시선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 (중략) 책이 아닌, 책 속의 제안을 활용하여 시선을 확보해야 한다. ― 이가희, 「모바일에서 책을 발견하는 방법」, 《기획회의》 415호


이 부분에 여러 번 밑줄을 그었습니다. “모바일의 확장으로 산업의 경계가 모호한 지금”은 “오직 사용자의 시선이라는 제한된 자원을 두고 매체와 콘텐츠가 소리 없이 전쟁을 벌이고 있다.”라는 기본적 인식을 공유하지 않으면 출판은 살아날 수 없습니다. 강제 휴일(^^;;) 밤, 이런 좋은 글을 읽는 것은 역시 멋진 경험입니다. 함께 읽기를 권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