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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논어 공부

[논어의 명문장] 삼인행(三人行, 세 사람이 길을 가다)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세 사람이 길을 가면, 반드시 그중에 나의 스승이 있다. [그 가운데] 나보다 나은 사람의 좋은 점을 골라서 그것을 따르고, 나보다 못한 사람의 좋지 않은 점을 가려내어 그것을 바로잡는다.” 

子曰:“三人行, 必有我師焉, 擇其善者而從之, 其不善者而改之.”



이 말은 『논어』 「술이(術而)」 편에 나온다. 널리 알려진 말로 다른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이다. 여러 번역본을 보아도 해석이 거의 다르지 않다. 

쟁점이 있다면, 아마도 왜 세 사람인가 하는 점일 것이다. 리쩌허우는 두 사람이어도 내가 따르고 바로잡을 바가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사실 셋이어야만 하는 특별한 이유는 없어 보인다. 고본에는 “三人行”이 아니라 “我三人行”이라고 되어 있으며, 리링에 따르면 오대(五代) 무렵에 아(我)가 생략되기 시작한 듯하다. 이 말은 본래 “내가 다른 두 사람[이상]과 길을 간다면”으로 해석해야 한다. 『논어』 「이인(里人)」 편에 나오는 “현명한 사람을 보면 그와 나란히 될 것을 생각하고, 현명하지 못한 사람을 보면 속으로 자신을 돌아본다.”라는 구절과 같이 이어서 볼 수 있다. 후대에 아(我)가 생략된 것은 세 사람으로 한정하기보다 여러 사람이 함께 길을 가는 것으로 보는 편이 의미가 더욱 풍부해진다고 생각한 까닭일 것이다. 다산은 세 사람이라고 쓴 것은 적은 수의 사람이 같이 길 가는 것을 뜻한다고 보았다. 다산을 따른다면, 세 사람이란, 천하를 구하기 위해 불철주야 유세했지만 그 길을 따르는 이는 적었던 공자의 곤궁함을 반영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行 : 심경호에 따르면, ‘행(行)’이라는 말에는 공자의 체험이 배어 있다. 공자는 기원전 497년 그의 나이 쉰여섯 살 때 노나라를 떠나서 천하를 떠돌며 유세했으나, 아무런 뜻도 펴지 못하고 14년 후인 예순아홉 살 때 쓸쓸히 고향으로 돌아왔다. 『논어』에 길 떠나는 이야기가 많은 것은 이 때문일 것이다. 

必 : ‘반드시 ~한다’는 뜻이다.

師 : 다산은 ‘도학(道學)’의 스승뿐만이 아니라 온갖 기예를 막론하고 하나의 좋은 점이라도 배울 수 있으면 스승이 될 수 있다는 뜻으로 보았다.

焉 : ‘어시(於是)’로 ‘시(是)’는 ‘세 사람’을 가리킨다. ‘여기에’ ‘그중에’라는 뜻이다.

其 : 기(其, 그것)는 일단 세 사람을 가리키지만, 문맥상 세 사람이 길을 가면서 드러내는 여러 가지 좋고 나쁜 점들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는 게 옳다.

其不善者而改之: 문장 앞에 ‘택(擇)’이 생략되어 있다. 남(나보다 못한 사람)의 잘못을 보고 이를 거울삼아 나 자신의 잘못을 고치는 것이다. 지(之)는 불선자(不善者)를 가리키는 인칭대사이며, 나보다 못한 사람을 통해 깨달은 나의 좋지 않은 점으로 해석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