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는 풍월당 최성은 실장님께서 내 책 『읽다, 일하다, 사랑하다』에 대해 페이스북에 써주신 감동의 편집후기 & 격려사이다.
읽고, 밤새 뭉클대는 마음을 달랬다.
고맙습니다, 열심히 읽고 또 때때로 써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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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은수 선생님께,
선생님의 첫 책을 풍월당에서 펴내게 된 기쁨은 말로 다 표현하기 어려울 만큼 큽니다. 오랫동안 존경해 온 분의 깊고 단단한 사유가 한 권의 책으로 묶이고, 그 책을 세상에 전하는 일이 저희 손을 거쳐 이루어졌다는 사실이 마치 오래 기다려온 문학적 인연처럼 느껴집니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선생님의 문장이 쌓아온 시간의 두께가 전해지고, 이제 그 시간이 많은 독자들에게로 흐를 거라 생각하니 감격스럽습니다. 문학이 만들어내는 기적을 이렇게 가까이에서 마주하게 되어, 그저 감사한 마음뿐입니다.
『읽다, 일하다, 사랑하다』라는 제목은 누구나 일상에서 끊임없이 되풀이하는 동사들이지만, 선생님의 문장을 따라가다 보면 이 익숙한 단어들이 얼마나 깊고 단단한 의미를 품고 있는지 새삼 깨닫게 됩니다.
소설을 읽는다는 것은 낯선 삶을 잠시 빌려 살아보는 일이겠지요. 그 속에서 기쁨과 슬픔을 경험하고, 타인의 감정을 온몸으로 겪으며, 결국 우리 자신의 감정도 더 깊이 이해하게 됩니다. 문학은 단순한 위로나 공감이 아니라, 삶을 읽어내는 법을 가르쳐 주는 가장 섬세한 훈련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소란하고 혼란스러운 시대 속에서 우리는 종종 감정의 나침반을 잃어버립니다. 방향을 찾지 못해 헤맬 때, 문학은 우리를 제자리로 데려오고, 음악은 보이지 않는 희망의 손을 내미는 것 같습니다. 너무 희미해서 붙잡지 못했던 감정들, 너무 거대해서 말할 수 없었던 생각들 그것을 선생님께서 글로 빚어주셨기에 저는 내내 경탄하며 읽었습니다.
문학은 타인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도록 우리를 훈련시키고, 스스로를 돌아볼 시간을 허락하며, 끝내 우리가 괴물이 되지 않도록 지켜주는 힘이라고 선생님께서는 내내 말씀하셨습니다. 읽는다는 것은 그저 활자를 좇는 행위가 아니라, 타인의 삶과 세계를 온전히 내 안에 받아들이는 가장 섬세한 연습임을, 선생님의 책을 통해 다시금 배웁니다.
읽기의 과정은 삶의 미로에서 방향을 찾는 과정과 닮아 있습니다. 문학은 우리에게 질문을 던지고, 우리는 그 질문을 품고 살아갑니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이 단순하지만 거대한 물음 앞에서, 선생님께서 써 내려가신 문장들은 저에게는 큰 길잡이가 되었습니다. 문학이 단지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영혼을 지키는 힘이라는 것. 혼란 속에서도 중심을 잡고, 웅웅거리는 소음 너머의 삶을 들여다보게 한다는 것.
이 책을 읽는 동안, 선생님의 문장은 단순한 해설을 넘어 하나의 강렬한 서사로 다가왔습니다. 아름다운 표현에 넋을 잃고, 지독하게 차가운 문장에 가슴이 뜨겁게 데였습니다. 문학을 이야기하는 책이 아니라, 그 자체로 문학이 되어버린 책. 문장 하나하나가 단단한 망치처럼 독자를 강타하고, 피할 수 없는 질문 앞에 세웁니다. 이 책에는 문학이 왜 지금 이 순간에도 반드시 필요한지, 그리고 앞으로도 우리가 문학을 놓쳐서는 안 되는 이유가 분명한 확신으로 새겨져 있습니다. 그것은 단순한 주장이나 감상이 아니라, 거부할 수 없는 힘으로 독자를 설득하고 흔들어 깨우는 문학적 증명입니다.
이렇게 빛나는 책을 만나게 되어 참 기쁩니다. 그리고 문학을 향한 깊은 애정과 사유를 책 속에 온전히 담아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소란스러운 세상 속에서도 늘 조용한 중심을 지키며, 이렇게 소중한 책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선생님의 책을 읽으며, 다시 한 번 읽기의 기쁨을 배웁니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 또 얼마나 많은 이들이 문학의 힘을 새롭게 발견하게 될지 기대됩니다.
선생님의 첫 책을 축하드리며,
언제나 건강하시고, 좋은 글 오래도록 써주세요.
존경을 담아,
최성은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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