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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職)/책 세상 소식

좋은 글을 쓰려면 선인세를 먼저 받지 말라.(커트 보네거트)


국내외에서 연신 거액의 계약금에 관한 소식이 들린다. 달러로 여섯 자리 숫자니 일곱 자리 숫자니 하는 억, 억, 억 하는 꿈같은 이야기가 떠돈다. 직업상 가끔씩 그러한 오퍼에 끼어드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언감생심이다. 그런데 아래 커트 보네거트의 발언은 작가와 출판사와 계약금의 관계에 대한 색다른 성찰을 요청한다. 그의 아들한테 보낸 편지에서 발췌한 부분을 옮긴 것이다. 그의 소설들처럼 역시 그의 사고는 칼끝처럼 날카롭다. 심장을 곧장 찔러 댄다. 혹시 이 글이 블로깅 된 후에는 작가들한테 계약금을 주지 않으려는 악덕 편집자로서 소문나지는 않을까?^^



선인세로 첫 책의 계약금을 받으면서 나는 복합적인 느낌을 받았다. 우선 선인세를 받기가 아주 힘들다는 것이고, 또 받았다 할지라도 그것은 아주 적은 금액이어서 살림살이를 결정적으로 나아지게 만들기는커녕 사람을 얽매기만 할 뿐이다. 또한 나는 작가들이 선인세를 받은 후에 글쓰기를 중지하거나 최소한 글쓰는 속도가 떨어지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계약서를 쓴 이후에 그들은 모든 것이 끝났다고 느꼈을 것이다. 그것은 창조성을 발휘하는 데 최악의 소식이다. 만약 네가 몇 달 안에 원고와 수정 작업을 끝낼 수 있다면, 나는 네가 선인세를 받지 말고 그 일을 마저 하라고, 다 끝났다는 오도된 느낌에 사로잡히지 말고 일을 실제로 끝내기 전에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소식이 있다고 고래고래 떠들지 말고 작업을 마저 하라고 충고하고 싶다. (커트 보네커트)


(출처 : World of the Written Worl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