얀 마텔의 소설 『포르투갈의 높은 산』에는 뒤로 걷는 사람들이 나온다.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자들의 독특한 애도 방식이다. 뒤로 걷는 것은 과거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다. 지나온 시간을 복기하며 등으로 밀고 나가는 걸음이다. ―강의모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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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모 작가의 『살아 있는 한, 누구에게나 인생은 열린 결말입니다』(목수책방, 2019)
아침에 일어나 SBS ‘책하고 놀자’ 강의모 작가의 『살아 있는 한, 누구에게나 인생은 열린 결말입니다』(목수책방, 2019)를 읽었다. 목수책방의 새로운 기획 ‘읽는 사람’의 첫 책이다.
읽는 삶을 둘러싼 짤막한 에세이 한 편이 먼저 나온다. 생각하는 일상을 사는 것이 참 어려운 일인데, 책과 함께하는 삶을 다룬 에세이 한 편 한 편이 생생하다.
이어서 나오는 코너는 ‘읽으며― 읽어 갑니다’라는 덧말 꾸러미다. 페이스북 같은 소셜미디어에서 구절 놀이 할 때 흔히 하는 방식대로, 구절-단상 결합 형태로 에세이와 연관된 짤막한 구절들이 두 개 소개된다.
하나만 있으면 에세이에 인용된 책에 있는 구절이고, 둘이 있으면 같이 읽으면 좋을 것 같은 책에서 선별한 구절들이다. ‘책하고 놀자’의 한 코너 같은 느낌이다.
책 전체는 이 두 형태의 반복으로 되어 있다. 남들이 밑줄 긋고 싶은 문장은 나도 밑줄 긋고 싶은 법. 독서가 일상을 깊이 있게 하고 일상이 독서를 견인하는 조화가 아름답다.
목수책방의 ‘읽는 사람’이 앞으로 어떤 글로 채워질지 사뭇 궁금하다. 기회 닿으면 이야기를 듣고 싶다.
- 강의모, 『살아 있는 한, 누구에게나 인생은 열린 결말입니다』(목수책방, 2019), 98쪽.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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