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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논어 공부

[시골마을에서 논어를 읽다 3] 군자무본(君子務本) 본립이도생(本立而道生) 군자는 근본에 힘쓰는데, 근본이 서고서야 도가 생겨나는 법이다

1-2 

유자(有子)가 말했다. 

“그 사람됨이 (부모에게) 효성스럽고 (형에게) 공손하면서 윗사람을 범하기 좋아하는 사람은 드물도다! 윗사람을 범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으면서 어지러움을 일으키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아직 있지 않았다. 군자는 근본에 힘쓰는데, 근본이 서고서야 도가 생겨나는 법이다. 효성스럽고 공손한 것이 아마도 인(仁)을 행하는 근본이로다!”

有子曰, 其爲人也孝弟, 而好犯上者, 鮮矣! 不好犯上, 而好作亂者, 未之有也. 君子務本, 本立而道生. 孝弟也者, 其爲仁之本與!



유자왈(有子曰) 

『논어』에서 공자의 제자 중에서 ‘자(子)’라는 칭호를 받는 것은 유약(有若), 증삼(曾參), 염유(冉有), 민자건(閔子騫) 네 사람뿐입니다. 공자가 죽은 후 제자들을 여러 학파로 갈라섰는데, 『논어』는 주로 유약과 증삼의 제자들이 편집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중에서도 증삼의 영향이 압도적이었습니다. 증삼의 학파는 공자의 손자인 자사(子思)를 거쳐 간접적으로 맹자(孟子)로 이어지는 적통을 형성하므로 이는 당연한 일일 수 있습니다. 이 문장에 나오는 유자(有子)는 유약을 말합니다. 


기위인야효제(其爲人也孝弟), 이호범상자(而好犯上者), 선의(鮮矣)!

기(其)는 사람 일반을 가리키는 말로 ‘그’로 옮기거나 따로 풀이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위인(爲人)은 ‘사람됨’을 말합니다. 야(也)는 어조사로서 문장 중간에 들어가 어조를 고르는 역할을 합니다. 일종의 쉼표라고 생각하면 좋습니다. 제(弟)는 제(悌)와 같은 말로, ‘공손하다’라는 뜻입니다. 옛날에는 학교에 가기보다는 부모나 형에게서 훈육을 받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일을 익혔기에 지금과는 형제 관계가 아주 달랐습니다. 형은 스승 같은 역할을 했으므로, 아우가 그를 공경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자(者)는 앞 문장 전체를 명사구로 만드는 일을 합니다. ‘~하는 사람’ 또는 ‘~하는 것’ 등으로 새깁니다. 선(鮮)은 ‘드물다’라는 뜻입니다. 의(矣)는 어조사로서 여기에서는 필연의 뜻을 더합니다. ‘반드시 ~하다’라는 뜻입니다. 


불호범상(不好犯上), 이호작란자(而好作亂者), 미지유야(未之有也). 

미지유(未之有)는 미유지(未有之)가 도치된 문장입니다. 류종목에 따르면, 한문의 부정문이나 의문문에서 대사가 목적어로 쓰이는 경우 목적어와 동사의 순서가 바뀌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직 없었다’로 풀이합니다. 지(之)는 앞 문장 전체를 받는 말인데, 따로 풀이할 필요는 없습니다. 야(也)는 어조사로 문장 끝에 쓰여 서술문을 만들면서 단호한 뜻을 더합니다. 


군자무본(君子務本), 본립이도생(本立而道生). 

이(而)는 순접으로 이 문장에서는 ‘~해야 비로소’라는 뜻입니다. 


효제야자(孝弟也者), 기위인지본여(其爲仁之本與)!

야자(也者)는 별다른 뜻 없이 어조를 고르는 역할을 합니다. ‘~라는 것’ 정도로 풀이할 수도 있습니다. 위인(爲仁)은 행인(行仁), 즉 인을 행하는 것을 말합니다. 인의 실천이 효제로부터 비롯된다고 보는 이런 시각은 맹자 이후에 묵가(墨家), 법가(法家) 등과 논쟁을 거치면서 정립되었으므로, 이 구절은 그 사정을 반영한다고 보아야 합니다. 기(其)는 부사로 쓰여서 ‘아마’라는 뜻을 나타냅니다. 문장 끝에 나오는 감탄의 뜻을 나타내는 어조사 여(與)와 어울려서 쓰면 완곡한 반문을 나타내며 ‘아마도 ~이리라!’로 새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