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이 예뻐 배경화면으로 쓰고 싶지만, 워크룸프레스에서 나온 <안규철의 질문들>(2024) 표지다.
아무것도 인쇄되어 있지 않기에 오히려 현란한 표지들 틈에서 시선을 끌어들인다.
그동안 안규철의 단상집을 여러 권 읽었는데, 개인적으로 이 책이 가장 마음에 와닿는다.
미술하는 사람답게 안규철의 글은 산문으로 되지 않고 단상일 때가, 시간의 서사 없이 순간에 붙잡혀 있을 때가 더 나은 것 같다.
“익숙하고 친밀한 모든 것은 실은 지극히 낯설고, 저마다 제 갈 길을 가는, 나 같은 존재에게 아무런 관심이 없는 다른 세계의 것들이다. 우리 모두가 다른 기억과 다른 욕망에 이끌려 다른 세계에 살고 있다. 스쳐 지나가는 것들을 지나치지 않고 이방인의 눈으로, 외계인의 눈으로 보는 것, 타자의 삶과 세계의 진실을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면 삶이 과연 무슨 의미가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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