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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職)/책 세상 소식

책을 사랑한다면 블랙 프라이데이에 저항하라



다음 주 블랙 프라이데이를 앞두고, 영국의 독립서점들이 힙을 합쳐 “문화가 있는 토요일”이라는 행사를 준비 중이다. 이 행사는 블랙 프라이데이에 벌어질 할인상품 사냥과 얼빠진 쇼핑 열풍에 대한 “완벽한 해독제”를 제공하려고 기획되었다. 100군데 이상의 서점들이 참여해 블랙 프라이데이 다음 날인 11월 28일에 행사를 열 예정이다.

블랙 프라이데이는 “내 가방 안에 책이 있다” 같은 서점 캠페인을 무력화한다. 블랙 프라이데이가 시작되면, 모든 미디어가 상점 할인에 관심을 쏟을 것이고, 이는 책에 대한 관심을 잃어버리게 만든다. 따라서 블랙 프라이데이는 반서점 운동이자 반출판운동이 된다.  

한국에서도 역시 블랙 프라이데이는 같은 의미를 띤다. 영국 서점 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블랙 프라이데이는 할인에 대한 이야기다. 그것은 소비에 대한 무분별한 열광을 부채질한다. 그래서 영국 서점협회는 ‘문화가 있는 토요일’을 기획함으로써 블랙 프라이데이에 저항하면서 책을 사랑하는 독자들의 발길이 계속해서 서점을 향하도록 애쓰는 중이다. 

이날 서점을 찾는 독자들은 파이, 와인, 예술품, 사인본, 낭송회 등을 제공받는다. 서점 직원들이 칵테일 정장을 입은 채 서점 안을 돌아다니면서 스낵과 음료수를 주는 곳도 있다. 어떤 서점은 우울증 등으로 고생하는 이들을 초청해서 이야기를 들어주고 대화를 나누면서 음료와 케이크도 주고 안마도 해주면서 문학 처방전을 제공하려고 한다. 다음은 영국 서점 사람들 이야기다.

블랙 프라이데이를 헤쳐 온 이들은 아마도 휴양이 필요할 것입니다. 아마도 훨씬 문화적인 대안을 필요로 하는 이들도 있을 겁니다.”

“나는 블랙 프라이데이의 대안이라는 아이디어를 좋아합니다. 그것은 아마존 같은 거인 놈들을 아유하는 일이겠지요. 사람들한테 좀 더 문화적인 삶을 살도록 용기를 주는 것입니다. 세일 현장에 들어가려고 문을 두드리는 대신에 말입니다.”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최고의 장소는 바로 서점이다. 그리고 최고의 크리스마스 선물 역시 서점에만 있을 수 있다. 문화가 있는 토요일 같은 행사를 기획해서 서점으로 독자의 발길을 돌리려는 영국 서점들의 분투에 박수를 보낸다. 

책을 사랑한다면, 블랙 프라이데이에 저항하라. 들떠서 공허한 소비에 뛰어들지 말고, 삶에 필수적이고 진짜 기쁨을 주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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