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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론과 서평/소설 / 희곡 읽기

라 셀레스티나(을유세계문학전집 31)



페르난도 데 로하스의 『라 셀레스티나』(안영옥 옮김, 을유문화사, 2010)는 1499년에 나온 스페인 최초의 소설이다. 구성은 인물들 사이의 대화로 이루어져 있어 희곡처럼 되어 있으나 공연을 위한 것이 아니라 독자들에게 읽어 주는 소설로 알려져 있다. 칼리스토와 멜라베아의 비극적 사랑을 중심으로 마을 사람들의 탐욕으로 번들거리는 욕망을 숨김 없이 그려낸 이 작품은 중세에서 근세로 넘어가는 시기에 나와서 중세 가톨릭 전통과 신흥 르네상스 정신이 뒤섞인 채 아슬아슬한 균형을 이루고 있어서, 이후에 전개될 스페인 정신의 한 원형을 보여 주는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등장 인물들의 개성을 남김 없이 드러내는 강렬한 표현들과 생동감 넘치는 대화는 이 작품이 왜 걸작인지를 저절로 알게 해 준다. 게다가 페이지마다 스페인 사람들의 지혜가 가득 들어 있는 금언들이 가득 차 있어 하나의 인생 교과서로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세르반테스가 이 책에 대해 “성스러운 진리가 담긴 책. 그러나 인간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숨기고 있는 책.이라고 했다는데, 이 말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아래에 이 책을 읽으면서 밑줄 그어 두었던 문장들을 나열해 본다.




침묵은 보호해 주고, 말의 아둔함과 기지의 부족함을 감추어 준다. 반면, 허영은 제대로 느끼지도 못하면서 말만 많은 사람에게 자신의 부족함을 떠벌리게 한다.


위대한 현자 헤라클레이토스가 말하기를, 세상에 있는 것은 모두 투쟁이나 전투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한다.


위대한 인간이 하는 말은 무엇이든 확실히 다양한 의미를 갖고 있는 까닭에 이 말이 영글어 여기에서 가지와 잎을 뻗어 내면 신중한 사람들은 아주 실한 열매를 거둘 수도 있다.


모든 사물의 어머니인 자연은 어떠한 것도 다툼과 투쟁 없이 만들어 놓지 않았다.(프란체스코 페트라르카)


나는 불운을 당해 잔인한 증오만을 고집하는 인간이 되어 가겠소.


고뇌에 찌는 자가 원하여 찾아오는 죽음은 복된 것이다.


80년을 타는 불길이 하루 만에 꺼지는 불길보다 더 세고, 하나의 영혼을 사르는 불길이 만 명의 몸뚱이를 태우는 불길보다 더 뜨거운 법이다.


한 곳에만 마음을 두는 일보다 더 나쁜 고통은 없다.


나쁜 일에 집착하는 것은 집념이 아니다. 그것은 옹고집 혹은 미련한 짓이다.


여자들을 정복한 사람들을 닮도록 하라. 여자들에게 정복된 사람들이 아니라. 


밖으로 드러나 보이는 부유함 없이는, 그중에서 재물이 으뜸인데, 이 세상 어느 누구도 복된 자가 될 수 없다.


내용이 형식을 갈구하듯이, 여자는 남자를 갈구한다.


[사랑에 빠진] 눈으로 보면, 작은 것은 크게 보이고 하찮은 것이 굉장하게 보인다.


때를 알고 기회를 놓치지 않는 사람은 번창하게 마련이다.


벽에도 귀가 있다.


작은 재난을 피하려다 더 큰 재난을 만나는 사람을 난 늘 보아 왔다.


두려움은 기억을 쇠하게 하며, 운명에 모든 것을 맡겨 버리게 만든다.


근심을 짐 지우는 일은 시름에 빠진 짐승에게 채찍질하는 거나 마찬가지다.


애정이 당신을 귀머거리가 되지 않게 하고, 쾌락에 대한 열망이 당신을 장님으로 만들지 않게 하라.


그에게 입은 닫고 주머니를 열라고 하라. 


빵에 곰팡이가 생기기 전에, 친구의 마음에 의심이 생기기 전에 훌륭한 행실의 호미로 잡초를 제거하라.


덕을 갖고자 한다면 모든 유혹을 참아야 하고 악을 악으로 갚지 말아야 한다.


닿을 수 없는 사랑은 모든 것을 이기는 법이다.


결과가 좋을 거라는 희망도 없이 욕망을 좇는 일보다 더 나쁜 것은 없다.


곡괭이 날로 옴벌레를 끄집어 내고자 하는 격.


죽은 사람에게 한 약속은 산 사람에게 한 약속보다 더 충실하게 이행해야 하는 법이다.


순례자들은 숙소는 많이 알지만 친구는 별로 없다.(세네카)


짧은 시간에는 누구와도 진실한 우정을 맺을 수 없다.


아무 약이나 함부로 쓰면 상처는 아물지 않는 법이다. 


자주 자리를 옮기는 화초는 잘 자라지 않는다.


무상한 것에 마음을 두지 말고 친구들과 우정을 돈독하게 쌓으라.


재물이 적어서 가난한 사람이 아니라, 만족할 줄 모르고 더 소유하고자 전전긍긍하는 사람이 가난한 사람이다.


모욕에는 정의로운 답으로, 폭력에는 적당한 대응으로, 역경에는 인내심으로 살고 싶다.


지혜는 늙은이한테만 주어진다.


약속한 보상의 양이 클수록, 그만큼 보장하기 어려운 법이다.


친척이 되는 세 가지 조건은, 뜻이 통하고 서로 도와서 이익이 있어야 하며 만나면 함께 즐길 수 있어야 한다.


최대의 신중함은 경험 없이는 불가능하며, 경험은 연륜과 함께 얻어지는 법이다.


목덜미를 꼿꼿이 세운 사내에게 충고하면 욕바가지나 얻어먹게 마련이고, 좋은 것은 하나도 얻지 못한다.


실수를 하는 것은 인간의 일이고 고집을 피우는 것은 짐승의 일이다.


작품은 재료를 앞지르기 마련이다.


재물은 명예를 흐리게 하고 상실케 하지만, 위대함과 관대함은 명예를 얻게 해 주고 승화시켜 준다.


재물을 소유하는 것보다 활용하는 것이 더 훌륭하듯이, 주는 사람이 받는 사람보다 더 복되다.


자기 자신의 빛이 없으면, 남의 빛이 그대를 결코 밝힐 수 없다.


사랑으로 슬픔에 빠진 자가 자기의 열정을 불평하는 것은 얼마나 달콤한가. 땅이 꺼질 듯한 사랑의 한숨은 얼마나 큰 안식인가. 흐느끼는 눈물은 얼마나 고통을 덜어 주는가. 


순간적인 것에 집착하거나 슬픔을 즐기는 습성은 광기와 같은 짓.


사랑의 슬픔과 고통은 쉬지 않고 상대만 생각하는 데서 오고, 안식은 망각에서 온다. 


진실의 힘은 강하여 적의 혀에게도 진실을 강요한다.


한 번 잘못은 한 번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그게 이유가 되어 계속 잘못을 저지르게 마련이다.


충성심이란 연약한 것이다. 고통에 대한 두려움이 그것을 아첨으로 변하게 한다.


사탕발림은 그대의 암을 더 키우고, 그대의 [사랑의] 화염을 더 태우고, 그 불길을 더 높게 만들고, 연정을 부채질하고 불길에 기름을 부어 걷잡을 수 없게 만들어, 결국은 그대를 무덤으로 인도할 것이다.


사랑하는 자의 속성은 바로 조급함이다. 일이 지연될수록 안달하게 마련이다. ... 생각했던 일이 한순간에 실현되기 바라고, 일이 시작되기도 전에 끝을 보려고 한다. 


무슨 일이든 시간이 가면 해결되지 않는 일이 없고 견뎌 내지 못할 일도 없다. 처음엔 그렇게 심하던 고통도 시간이 가면 덜 고통스러워지고 그렇게 즐겁던 일도 시간이 가면 줄어들게 마련이다. 악과 선, 번영과 역경, 영광과 고통, 이 모두가 시간과 함께 처음의 그 막강했던 힘을 잃는다.


우리는 매일 새로운 소식을 보고 듣고는 잊어버린다. 시간이 그것들을 하찮은 것으로 만들어, 있을 수도 있는 일로 해 버린다.


깊이 생각하지 않는 일들은 어쩌다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 적도 있지만, 대체로 엉뚱한 일을 만든다.


밭을 갈지 않는 소는 어디로 가는가? 당연히 푸줏간이다.


인간의 최대 치욕은 감히 약속한 바를 수행하느라 겪는 고통보다 겁쟁이로 남는 것이다. 


운명은 노력하는 자를 모른 체하지 않는다.


인간이 자기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보다 더 이익이 되는 일은 없다.


실수가 없는 곳에서 구하는 용서는 지나친 것이다.


늙음은 병의 숙소이고 온갖 망상의 여관이며, 싸움질에 잔걱정에 아물지 않는 상처이며, 오점 투성이 과거이며 고뇌의 현재이고 앞으로 올 미래에 대한 슬픔 근심이자 죽음의 이웃이며 사방팔방 비가 들이치는 지붕 없는 초가집이고 가벼운 무게에도 구부러지는 버들가지 지팡이이다.


사람들은 자신에게 나쁜 것만을 죽도록 바란다.


진정한 부자는 하느님과 잘 지내는 사람이다.


가난한 자가 단잠을 더 잔다. 고생으로 얻고 가슴 아프게 버려야 할 것을 지킬 필요가 없는 자들이.


물질적 풍요는 부자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속박할 뿐이고, 주인이 아닌 관리인을 만들 뿐이다. 재물을 소유한 자가 재물의 노예가 되는 것이다. 


하루 종일 걸어서 화가 난 나그네가 여정을 시작한 그 자리로 되돌아가려는 것은 미친 짓이다. 달갑지 않은 일이라도 무슨 일이든 끝을 보는 것이 차라리 미루고 다른 좋은 것이 올 거라고 기다리는 것보다 낫다. 출발점에서 많이 걸었을수록 종착지에 가까이 와 있기 때문이다. 


진정한 늙은이는 젊음을 원하지 않는다. 분별력이나 이상이 모자라는 사람이나 자기가 놓친 것을 원하기 때문이다.


1년 더 살지 못할 정도의 늙음도 없고, 오늘은 죽지 않을 젊음도 없다. 늙었다고 한 살 더 살지 못한다는 법 없고 젊었다고 오늘 죽지 말라는 법 없다.


은혜를 베푸는 일은 하느님을 닮는 일이고, 베푸는 자는 자신이 베푼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받는다.


사악한 남자나 여자에게 가장 나쁜 부분은 혀이다.


복수의 기쁨은 잠깐이고 자비의 기쁨은 영원하다.


진리는 많은 색깔을 입을 필요가 없다.


혀로 얻지는 못했으나, 마음으로는 잃지는 않았다.


화난 사람에게서는 잠깐 물러나 있고, 원수에게서는 오랫동안 물러나 있어야 한다.


장황하면 듣는 사람의 화를 돋우고 말하는 사람에게 화가 미친다.


시작이 좋으면 이미 반을 완성한 셈이다.


행운은 용감한 자는 돕고 겁 많은 자는 내친다.


비겁한 자는 아무리 달아나도 죽음에서 도망칠 수 없다.


여자를 아는 사람이 여자를 다룰 줄 알고, 책에서 얻은 지식보다 경험 많은 의사가 더 확실하며, 벌이 빈틈없는 인간을 만들어 준다.


섣불리 높은 곳까지 올라간 자는 올라간 것보다 더 빨리 떨어지게 마련이다. 


동물을 다루고 물건을 흥정하는 일이 인간을 아는 것보다 쉽다.


현자는 목적을 바꾸지만 바보는 끝끝내 고집만 피운다.


새로운 일거리에는 새로운 조언이 필요한 법이다.


냄새만 맡으려는 게 아니라 맛까지 보려고 든다.


꿀벌들이 행하는 은밀한 일에 주어지는 최대의 영광은 그 꿀벌들이 건들인 것들은 모두 원래보다 더 좋게 변한다는 것이다. 


조금 요구하는 자에게 많은 것을 약속하는 것은 일종의 거부나 마찬가지이다.


하느님은 단념하는 인간은 창조하지 않았다.


덜 애태우는 사람이 더 성취할 수 있다.


사모라 성이 한 시간에 정복되지 않는다고 군인들이 공격을 포기하지는 않았다.


훌륭한 조언은 늙은 사람에게 있고 젊은이들은 즐길 권리가 있다. 


젊었을 때는 현재만을 생각하지만, 성숙한 사람은 과거, 현재, 미래를 다 보게 마련이다. 


하느님도 회개하고 고치는 죄인에게는 더 이상을 바라지 않는다.


사랑받기를 기다리면서 사랑하기를 원하지 않는 것은 바보짓이고, 우정을 증오로 갚는 일은 미친 짓이다.


확실한 친구는 불확실한 일을 만났을 때 알게 되는 법이다.


훌륭한 친구 이상 사랑받고 더 귀한 것은 없다.


비슷한 자들 사이에서도 큰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첫 동작이 인간의 손에 있지 않듯이, 첫 실수도 사람의 손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기에 죄를 범하고 회개하면 하느님께서 용서해 주신다.


게으른 삶을 사는 자는 오직 풀만 먹는 법이다.


아름다움이란 마치 돈처럼 나누어 즐길 수 있는 성질의 것이다. 


채소밭 지키는 개처럼, 자기는 채소를 안 먹으면서 남도 못 먹게 하는 짓은 하지 말라. 


사랑은 사랑으로 갚고 행동은 행동으로 갚게 되어 있다.


증인 한 사람으로는 믿음을 못 주고, 옷 한 벌만 갖고 있는 사람은 금방 그 옷을 낡게 만든다.


게으른 젊음은 후회와 고통의 노년만 가져올 뿐이다.


훌륭한 제자는 선생을 앞선다.


오늘 먹을 것이 있으면 내일 걱정은 하지 말라. 가난하게 사는 사람이나 많이 모으고 사는 사람이나 결국에는 똑같이 죽는다.


베네치아에 있는 많은 보물보다 두려움 없는 멋진 꿈이 저를 살찌울 거예요.


하느님은 매일매일을 만들었다. 하루로 부족하면 다음 날 마치라고 말이다.


함께 나누지 못하는 즐거움은 즐거움이 아니다.


진정한 힘과 권력은 피해를 주고 방해하는 것이 아니라 이익을 주고 감싸는 데 쓰는 것이다.


남의 생활을 책망하기는 쉽고 자기 행동을 지키는 것은 어렵다.


이 슬픈 세상에서는 결코 불안 없이 기쁨은 없다. 


죽음에는 연착이란 없다. 희망이 내게 거절하는 바를 욕망이 내게 바란다.


검은 것과 닮지 않았다고 해서 모두가 흰 것은 아니고, 노랗게 빛난다고 모두 황금은 아니다.


신중함은 늘 찬양할 만한 것이고 준비는 격렬한 전투를 이겨낸다.


언제나 할 수 있는 일을 시간까지 정해 놓고 할 필요는 없다.


필요와 가난, 배고픔보다 더 좋은 선생도, 기지와 수완을 발휘하게 하는 것도 없다.


꿀을 다루는 자는 늘 꿀이 묻어 있게 마련이다. 


술은 젊은이에게 노력을, 늙은이에게 힘을 주고, 창백한 얼굴에 혈색을 가져다 주고, 비겁자에게 용기를 주고 게으른 자에게 부지런함을 주고, 머리를 쉬게하고 위에서 냉기를 끄집어 내고, 구취를 제거해 주고 추워하는 사람을 강하게 만들고 일의 고됨을 견디게 해 주고 지친 농부들에게 몸의 나뿐 수분을 땀으로 흘려 버리게 하고 감기와 치통을 고친다.


돈이 여자들을 아름답고 찬양받게 만든다.


미각을 다치면 쓴 것조차 달게 느끼기도 한다.


행실이 가문을 만든다. 사람들은 각자의 노력으로 훌륭해진다.


비교는 어떤 것이든 증오스러운 법이다.


사랑의 힘은 육지뿐 아니라 바다도 횡단할 수 있다. 어떤 종류의 인간에게든 같은 지배력을 보이지. 모든 역경을 타개하는 힘이 있어. 사랑은 열망하는 것이며 두려운 것이자 집착하는 것이다.


마음 편히 먹는 빵 한 부스러기가 원한 있는 집에서 진수성찬을 먹는 것보다 낫다.


운명의 법칙은 어느 것도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운명의 법칙은 변화이다. 


의사가 엄청난 치료를 하는 데는 심약한 마음보다 더 큰 방해물은 없다.


사랑은 숨겨진 불이자 즐거운 상처에 달콤한 독양이자 감미로운 비통함이며, 유쾌한 고통이자 상처에 즐거운 격정이고 달콤하면서도 끔찍한 상처이며 부드러운 죽음이다.


듣기 좋은 아첨보다 뼈 아픈 충고가 더 좋다.


진정한 덕은 칼보다 무서운 법이다.


듣기만 하고 입 다물라. 그렇게 하라고 하느님이 혀는 하나를, 귀는 두 개를 주신 것이다.


열망에 찌든 가슴은 결코 좋은 소식을 좋은 소식으로, 나쁜 소식을 나쁜 소식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법이다. 


역경을 견디는 것보다 행운을 감당하기가 더 힘든 법이다. 행운은 마음의 안정을 앗아 가지만 불행은 사람들로부터 위로를 받으니까.


독약은 빵에 싸서 주는 법이다. 독의 맛을 느끼지 못하도록 말이다.


알면서도 묻는 것은 모르면서 대답하는 것과 같은 잘못이다.


미리 준비한 자는 전투의 반을 이긴 것이다.


실수한 자가 거물일수록 실수는 커지는 법이다.


무장을 하면 두려움도 그만큼 커진다.


열심히 주인을 섬기는 하인들이 먹는 빵은 아깝지 않다.


아무리 순한 짐승이라도 새끼에 대한 사랑이나 염려 때문에 흥분하지 않을 짐승은 없는 법이다.


여우는 털을 갈아도 여우인 법이다.


돈에는 우정이란 게 없는 법이다.


상식 이상으로 얻으려다 모든 것을 잃는 일이 없도록 하라. 


가난하면 관대하고 부자가 되면 구두쇠가 되지. 돈이 생길수록 욕심이 커지고, 욕심이 커질수록 가난이 자라지. 구두쇠를 가난하게 만드는 것은 바로 재물이다. 


조금 있을 때는 조금이라도 주다가 많이 생기니까 아무것도 없다.


더러운 쇠파리들은 마르고 약한 소를 쪼고, 짖는 개는 불쌍한 순례자들을 아주 고통스럽게 한다.


기쁨은 근심을 이긴다.


높이 오를수록 떨어지는 폭도 크다.


사람의 덕성이나 노력을 알기 위해서는 역경만 한 것이 없다.


나쁜 일은 일단 저지르고 나면 고치기보다 책망이 더 빨리 오는 법이다.


천한 사람이 배가 부르면 친척도 친구도 없게 되는 법이다.


생각지 않은 적보다 더 큰 해가 되는 것은 없다.


무고한 사람들을 처벌하는 것보다 악당을 처형하지 않는 것이 덜 실수하는 것이다.


나약한 인간에게는 [괴로움과 즐거움] 극과 극이 자리 잡게 되어 있다.


협박과 고발이 있는 곳에는 좋은 소리가 나질 않는다.


금이라는 것은 가질수록 더 갖고 싶은 갈증을 생기게 만든다. 


뚜쟁이들이 싸우면 진실이 드러난다.


하나의 문이 닫히면, 운명은 다른 문을 열어 준다.


아들 하나를 얻으면 죽은 아들 셋을 잊게 된다.


불확실한 것에 대한 희망이 주는 기쁨보다 확실한 것을 잃었을 때의 상심이 더 큰 법이다.


죽은 사람은 죽고, 산 사람은 살아야 한다.


구르는 돌에는 이끼가 끼지 않는다.


삶만큼 도망가기에 가벼운 물건은 없다. 


세상에 있는 빚은 모두 다양한 방식으로 보상된다. 그러나 사랑의 빚은 사랑으로밖에 보답되지 않는다. 


지혜로운 사람의 단 하루 생활이 우매한 자의 온 생애보다 낫다.


우리가 세상에 태어나면서 제일 먼저 하는 일이 우는 것이니, 우는 것보다 쉬운 일이 없고 그만두기에는 힘든 일도 없다.


죽은 사람들은 산 사람들의 눈을 뜨게 한다. 어떤 사람들한테는 재산에 눈을 뜨게 하고, 어떤 사람들한테는 자유에 눈을 뜨게 한다.


비밀을 지키지 않는 건 여자들의 일이다.


하느님은 두 개의 귀와 두 개의 눈을 주시면서 한 개의 혀만 주었다. 가급적 말하지 말고 보고 듣는 일은 두 배로 하라고 말이다.


시기심은 불치병이다. 하룻밤 재워 준 것에 대한 보수는 고사하고 오히려 피곤하게 만드는 손님이다. 그것은 언제나 남의 불행을 즐긴다.


속인 자를 속이는 자는 백 일을 용서받는다.


여우가 약다 해도 그 여우를 잡는 사람은 더욱 약은 법이다.


새를 먹으려면 먼저 깃털을 제거해야 한다.


칼과 망토와 용기가 하지 않는 일을 갑옷과 투구와 비겁함이 하지는 않는다.


우리는 결코 행복을 알지 못한다. 그것을 잃을 때까지는 말이다.


마음이 고통으로 사로잡혀 있을 때에는 아무리 유익한 충고도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세상은 실수의 미로이고 경악할 만한 사막이고 맹수들의 소굴이며 몰려다니는 인간들의 도박이고 진흙으로 가득 찬 수렁에 가시밭길이며, 높은 산에 자갈밭이고 배들이 우글거리는 초원이자 꽃은 만발하나 결실은 없는 과수원에 근심의 샘이며, 눈물의 강이자 비참함이 넘실대는 바다에 이익 없는 노고에 달콤한 독이자 헛된 희망에 거짓 즐거움에 진정한 고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