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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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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은 어떻게 출판을 살해했는가?(번역) 전자책 시대로 접어든 이후, 사람들은 끊임없이 출판에 대해 질문해 왔다. 이제 서점은 작가들 또는 예비 작가들에게 출판사 없이 독자들과 직접 연결할 수 있는 도구들을 제공한다. 작가들은 자신이 쓴 작품을 정해진 플랫폼에 올리고, 메타 데이터를 입력한 후, 클릭 한 번으로 수많은 독자들과 만날 수 있게 되었다. 더 이상 작품은 출판을 거절당하거나 수정을 요구받는 등의 치욕스럽고 귀찮은 일 없이 독자들이 늘 읽기를 기다리는 드넓은 세계로 나갈 수 있다. 서점 역시 마찬가지이다. 출판사와 공급가와 관련한 협상을 벌이고 마케팅을 둘러싼 온갖 대립도 없이 작품이 끊임없이 쏟아져 들어온다. 서점 영업자들은 이제 작품이 불러오는 초기 반응을 잘 살피다가 특정 작품에서 기회를 포착해 공격적 노출을 통해 매출을 극대화하..
펭귄랜덤하우스의 탄생이 뜻하는 것(한겨레 칼럼) 지난 10월28일, 책과 지식의 역사에 거대한 지각변동을 일으킬 사건이 일어났다. 6개월간의 비밀 협상 끝에 영국의 ‘펭귄’과 미국의 ‘랜덤하우스’가 합병해 세계 최대의 출판사 ‘펭귄랜덤하우스’로 재탄생한 것이다. 그러나 디지털 혁명 이후 음반 산업에서 벌어진 일을 생각해 볼 때, 이것은 어쩌면 전세계 출판을 홀로 좌지우지할 슈퍼 메가 출판사의 출현을 향한 흐름의 출발점일지도 모른다. 당장 두 회사와 함께 이른바 ‘빅6’을 이루어온 하퍼콜린스, 사이먼앤드슈스터, 리틀브라운, 맥밀런 등의 움직임들이 심상치 않다. 생존을 위해 그들 역시 합병으로써 회사 규모를 키우려는 협상에 들어갔다는 소문이 떠돌고 있다.합병의 결과, 펭귄랜덤하우스는 당장 영미 서적 시장의 4분의 1을 단숨에 장악하고, 브라질·인도 등의 ..
책 조각가 브라이언 디트머의 작품 세계 지금 시점을 책의 역사에서 과연 전자책 혁명의 시대라고 불러도 될까? 과연 부를 수 있을까? 나는 책의 역사가 어떤 운명적 전환점에 와 있다고 느낀다. 하지만 당장 눈앞은 흐릿해졌는데 멀리 정상이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 날들이 이어지고 있다. 매일 각종 자료를 읽고 온갖 기기들을 섭렵해 가면서 앞날을 궁구해 이런저런 시도를 해 보지만, 시도 자체가 보상일 뿐 미래는 속 시원히 보이지 않는다.책이 디지털 상품으로 바뀌면 지금까지 책을 둘러싸고 있던 프로토콜이 근본적으로 달라진다. 책을 둘러싼 여러 가지 모험이 나타나면서 수많은 다양성이 갑자기 출판 안에서 개화할 것이다. 이 돌연변이 꽃들을 즐길 수 없는 이들은 요란스레 외쳐 댈 것이다. “이것은 책이 아니다.” 그러나 임계에 가까워지고 나면, 탐험가들은 관..
태블릿 시대, 콘텐츠와 기기에 대하여 지난주 애플에서 아이패드 미니와 아이패드 4를 내놓았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블로터닷넷의 정보라 기자와 간단한 인터뷰를 했습니다. 애플의 발표장에서 쓰인 한국어판 전자책은 민음사에서 만든 『위대한 개츠비』였습니다. 이를 간단히 축하한 후 정 기자의 질문은 “한국 업체들이 신기종 발표 때 스펙에 치중하는 것과 달리 애플은 왜 아이북스 등 콘텐츠에 치중하는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제 대답은 아래 기사에 나와 있습니다. 태블릿PC, 전자책 단말기로 매력 있나 정보라 | 2012.10.25 아이패드를 쓰며 ‘어디에다 써?’란 질문을 자주 받는다. 사실 태블릿PC는 사용처를 또렷이 정하기 어려운 기기다. 동영상을 보고, 책을 읽고, e메일을 확인할 방법은 이미 널려 있다. 동영상을 찍어 공유하고 문서를 작성하는 ..
온라인서점에서 더 많은 책을 파는 방법 - 아마존닷컴 영업부장이 말하는 마케팅 비결 한국에서 온라인 서점은 출판사뿐만 아니라 저자와 독자들에게도 가장 중요한 장소가 되어 가고 있다. 책의 거대한 저장소이자 강력한 미디어인 오프라인 서점 자체가 축소되고 사라지는 현실을 늘 안타까워하고 있으며, 이러한 현상이 지속되는 것에 늘 경계하고 있지만 현실 자체를 부정하는 청맹과니가 되고 싶지는 않다. 최근 전 세계 출판인들의 가장 큰 주제 중 하나는 책의 발견이다. 신문 서평과 광고, 교사를 포함한 전문가 추천 등에 의존해 책을 찾던 독자들이 온라인 환경에서 자신이 읽고 싶은 책을 찾는 방식이 바뀌어 가고 있다는 것이다. 독자들의 이런 변화는 출판사나 저자의 변화를 필연적으로 요청하는데, 그렇다면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점이 무엇일까?세계 최대의 온라인 서점인 아마존닷컴의 저자 및 출판사 담..
요즘 독자들, 책은 친구 추천으로 산다 이번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의 가장 큰 이슈 중 하나는 책의 '발견(Discovery)'이었다. 독자들이 자신이 원하는 책을 찾는 방식에 커다란 변화가 일어났다는 것이다. 지난 2년 동안 오프라인 서점의 영향력이 떨어지고 친구들의 추천이 늘어났다는 점이 가장 극적으로 변한 부분이다. 아래 블로그 글은 시사점이 많기에 번역해 소개한다. 독자들은 원하는 책을 어떻게 발견하는가? - 최근의 변화들 디지털 시대에서 발견의 문제가 이번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서 있었던 컨퍼런스의 주요 테마로 떠올랐다. 코덱스 그룹(Codex Group)의 창립자이자 대표인 피터 힐드릭스미스는 한 프레젠테이션에서 줄어든 서점들과 태블릿을 비롯한 전자적 읽기 도구들의 치솟는 인기가 사람들이 책을 인식하고 사고 읽는 방식에 어떤 영향을 미쳤..
프랑크푸르트 북페어를 다녀와서 지난주 세계 최대의 도서박람회인 프랑크푸르트 북페어에 다녀왔다. 미국과 유럽을 덮친 재앙적 경기침체의 충격 속에서도 전시회장은 여전히 활력이 넘쳤다. 올해도 출판인들은 인간의 저주받을 탐욕과 디지털 문화의 반성 없는 확산 사이에서 흔들리는 지구의 미래를 위한 수많은 대안들을 쏟아냈고, 중국, 인도, 브라질 등 신흥 강국들은 출판 관계자들을 대량으로 파견해 전시회장 전체를 누비면서 지식과 예술의 첨단 이슈를 확인하고 이를 자기화하려는 노력을 경주했다. 그러나 지속적 불황 탓인지 한국 출판계의 움직임은 크게 눈에 띄지 않은 편이었다. 한국문학번역원을 비롯해 몇몇 출판사가 부스를 열어 정열적으로 활약하고 저작권 상담도 적지 않았다고 들었고, 인프라웨어 등 전자책 솔루션 업체들이 이곳에서 책의 새로운 전망을 구..
책과 읽기의 미래(삼성 사장단 회의 강연 자료) 지난 9월 12일 수요일 오전 8시부터 서초동 삼성 사옥에서 1시간 동안 삼성 사장단 회의에 강연을 하고 왔습니다.멀리 청계산과 우면산이 내려다보이는 멋진 전망이 인상적이었습니다.강연 내용은 "책과 읽기의 미래"에 대한 것이었습니다.평소에 자주 하던 이야기인데도 애플의 아이시리즈와 함께 전 세계를 양분한 갤럭시 시리즈를 만든 곳에서, 그것도 최고 경영자들 앞에서 입을 떼려니까 조금 떨렸습니다. 어쨌든 저로서도 이번 기회에 생각을 좀더 명확하게 정리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전자책 시대를 맞아 책과 읽기가 어떻게 변해 가고, 그에 따라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를 집중적으로 살펴보았습니다.종이 읽기에서 화면 읽기로 넘어가면서 책이 몰입 기계에서 반응 기계로 바뀌어 가는 현상, 그에 따라 인터페이스 문제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