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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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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미래] 아이들은 왜 이야기를 좋아하는가 매주 토요일, 《매일경제신문》에 제 이름으로 나가는 칼럼을 연재합니다. 저의 관심사는 책이 기록한, 또 제가 경험했던 책의 인간들 이야기입니다. 저자들은 어떻게 공부하고, 발상하고, 일하고, 사랑하고, 저술하면서 창조성을 유지하는 것일까요. 인공지능 시대에 우리는 세상에서 가장 창조적인 인간들로부터 무엇을 배워야 할까요. 칼럼이니까, 100% 맞출 수는 없겠지만, 대략 이런 이야기들을 써보려고 합니다. 아래에 옮겨 둡니다. 칼럼마다 반드시 제가 읽었던 책이 하나씩 들어갑니다. 아이들은 왜 이야기를 좋아하는가 “옛날이야기를 좋아하면 가난하게 산단다.” 어른들이 흔히 하는 말이다. 그러나 이야기를 싫어하는 아이는 이상하게도 전혀 없다. 졸린 눈을 억지로 비벼 뜨고, 부모가 지칠 때까지 ‘하나 더’ 이야기를 ..
생각 좀 하고 살아 《매일경제》 칼럼, 이번에는 ‘생각하기’를 다루었습니다. 본래 글을 조금 보충했습니다. 전 6.5매에 아직 적응할 수가 없네요.ㅜㅜ사람들은 흔히 정보를 생각이라고 착각합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죠. 오히려 정보는 생각하지 않는 것입니다. 2020년부터 일본은 대입시험을 개혁하면서, 학력과 생각하는 힘 중에서 생각하는 힘을 키우는 선택을 했습니다. 이후, 교육 개혁 방향은 교과서를 폐지하고 일제 고사를 없애는 쪽으로 갈 가망성이 높습니다. 교과서와 일제 고사는 생각하는 힘에 역행하니까요. 그렇다면 생각하는 힘을 어떻게 기를 수 있을까요. 그 이전에 생각이란 게 무엇인지 좀 살펴보았습니다. 생각 좀 하고 살아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다.”파스칼의 유명한 말이다. 하지만 이 말엔 조리가 없다. 만약 이 말이 진실..
인공지능 시대의 인간 《매일경제신문》 칼럼, 이번에는 인공지능 시대의 인간의 일에 대해서 써 보았습니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걱정하지 말라는 겁니다. 자본의 공포 마케팅에 넘어가서 미리 체념하지 말고, 자본이 바라는 대로 미래를 상상하지 말고, 인류 전체의 행복을 생성하는 도구가 될 수 있도록, 인공지능과 공진화하는 길을 찾아야 합니다. 저한테는 인공지능의 자기계발(^^)보다 자본의 폭주가 더 염려됩니다. 미래의 일자리는 자본이 우리에게 나누어주는 게 아닙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우리가 힘을 합쳐서 우리의 일을 만드는 겁니다. 자본이 일을 만드는 데 방해가 된다면, 아마 편리한 인공지능을 없애는 것보다 불편한 자본을 삭제하는 쪽이 더 미래의 행복에 좋겠죠. 인공지능 시대의 인간 토요일마다 시골로 내려가 마을사람들과 같이 『논어..
뇌과학으로 밝혀낸 인간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 뇌과학으로 밝혀낸 인간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 지난 4월 5일, 차기정부 출판산업 진흥을 위한 국회 토론회 “책 읽는 대통령을 보고 싶다”의 사회를 맡았다. 이 토론회에서 제기된 출판계의 여러 제안들은 정부나 국회에서 충분한 논의를 거쳐서 시행하면 될 것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토론회에서 서울대 장대익 교수의 발표가 아주 인상적이었다. 그동안 독서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주로 인문사회적 관점에서 접근해 왔다. 그런데 장 교수의 발표는 진화론에 근거를 둔 것이었다. 독서의 필요성을 과학적으로 잘 해명한 후, 독서를 하는 것이 인류에게 어떤 진화적 필연성을 가져다주었는지를 짧은 시간 동안 잘 설명해 주었다. 발표를 들으면서 읽기에 대한 영감을 많이 얻을 수 있었다. 아래에 장대익 교수의 발표문 「독서력과 시민..
편집자가 필사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이제 몸으로 하는 공부가 시대의 한 대세로 올라선 느낌이다. 단지 정보를 눈으로 읽어 받아들이고, 머리를 굴리며 키보드를 두드려 쏟아내는 일만으로 사람들은 헛헛할 뿐 만족할 수 없는 것이다. 헤르만 헤세는 『데미안』에서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은 자기 자신에게로 이르는 길이다. 길의 추구, 오솔길의 암시다.”라고 썼다. 알에 둘러싸인 채 태어나서 껍데기를 깨고 자신을 드러내려는 간절하고 안타까운 투쟁이야말로 인생에 진정한 활기를 불어넣는 행위다. 이 본능적 투쟁은 인간에게서 사라질 수 없다. 설령 잠시 약화되더라도 반드시 되돌아온다. 인간은 이러한 투쟁 없이 살아갈 의미를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초연결시대에 정보 폭풍 속에서 한없이 시들어진 인간 본성을 편집은 어떻게 책으로 가져와 다시 일으킬..
[문화일보 서평] 정보 폭풍시대 뇌(腦)를 청소해야 성공한다 정보 폭풍시대 腦를 청소해야 성공한다정리하는 뇌 / 대니얼 J. 레비틴 지음, 김성훈 옮김/ 와이즈베리 오늘은 고백해 버리자. 나는 이런 종류의 책을 좋아한다. 인생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방법을 전문적인 학자가 최신 과학연구 결과를 이용해 조목조목 설명해 주는 책. ‘실용적 과학서’라는 이름을 여기에 붙이자. 같은 주제의 인문학 책을 읽어도 괜찮지만 과학의 첨단 연구가 밝혀주는 정보들이 신선한 시야를 열어줄 뿐만 아니라 왠지 믿음직하게도 보인다. 제대로 살아가기 위해 반드시 진짜 해결책을 마련하고 싶을 정도로 생활에 밀착한 문제를 다루니까 분명히 실용은 맞다. 하지만 차고 넘치는 이른바 ‘과학적 실용서’와는 달리 ‘실용적 과학서’에는 인간과 사회에 대한 구조적 통찰이 있다.대니얼 레비틴의 ‘정리하..
콘텐츠 기획자가 예술가가 되어야 하는 이유 지난 수요일 순천향대학교에서 두 번째 강의를 했다. 그날 이후 이런저런 일로 너무 바빠서 강의록을 정리하지 못했다. 내용을 요약하고 표현을 조금 손보아서 여기에 올려 둔다. 콘텐츠 시대가 열렸다고 합니다. 여러분이 다니는 학과에도 마침 콘텐츠라는 말이 들어가 ‘미디어콘텐츠 학과’입니다. 이 명칭은 시대의 첨단을 따르고 있지만, 국문과나 경제학과와는 달리 신생인 만큼 도대체 뭐 하는 거야 하는 질문에 쉽게 답하기 어렵습니다. 게다가 제가 하는 이 강의의 이름도 ‘콘텐츠와 창조성’입니다. 이쯤 되면 ‘콘텐츠’의 마법을 아시겠죠. 민들레의 홀씨처럼 바람을 타고 이 말은 지금 곳곳으로 퍼지면서 영토를 넓혀 가는 중입니다. 그런데 콘텐츠란 무엇일까요? 흔히 어떤 문화 상품의 내용을 가리킬 때 쓰입니다. 책, 연극..
밑줄과 반응 2012년 6월 13일(수) 무엇이 과연 진정한 지식인가 요아힘 모르 외 지음, 박미화 옮김/더숲 ‘진짜 지식’은 세상 어딘가 특별한 곳에 핏기 없이 완성된 형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지식․정보를 접하는 주체가 세상과 호흡하며 맥락과 용도에 맞게 꾸준히 선별하고 정련시키는 가운데 만들어진다. 동떨어져 있는 듯이 보이는 파편화된 정보들을 잇고 묶고 나누는 ‘정보 편집’ 능력이 중요한데, 이것은 부단한 지식 습득과 정보의 탐구 없이는 만들어지기 어렵다. 평생학습사회라는 의미가 세상의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수동적 대응 이상의 ‘능동적인 배움의 즐거움’을 표상하는 말로 이해되어야 할 이유가 거기에 있을 것이다. 출판연구소 백원근 본부장이 오늘 아침 북모닝 CEO 서평에서 한 말로, 『무엇이 과연 진정한 지식인가』(더숲, 2012)에 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