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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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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는 어디에 있는가 - 사상사 연구에서의 편집자의 위치 편집자는 지식 또는 사상의 구조에서 잊힌 좌표로 표시된다. 그것은 근대 출판에서 지적 재산권의 소유자, 즉 사상의 주인을 표시하기 위한 구조적 필연성의 결과이자 주체의 결단, 스스로 대중의 눈밖에 있기를 바랐던 직업적 편집자들의 사명 탓이다. 최근 사상사 속에서 이 잊힌 좌표를 복원하려는 논문을 한 편 읽었다. 일본 세카쿠인대학 교수로 있는 후카이 도모야키(深井智朗)의 논문 「20세기 신학 사상과 무대 뒤의 편집자들」이다. 이 논문은 사상사의 전개 속에서 편집자들이 어떻게 움직여 왔는가를 보여 줄 뿐만 아니라 편집자가 사상의 발전 속에서 어떻게 일해야 하는지를 보여 준다. 여기 구절 몇 부분을 소개해 읽고 난 감동을 대신한다. 지금까지의 사상사 연구는 ‘저자로서의 사상가’, 혹은 그 저자에 의해서 집필되..
『출판 천재 간키 하루오』를 읽고 책과 출판의 세계를 앞서 밟아 간 선배들의 회고를 읽는 것은 늘 가슴 벅찬 감동을 준다. 책에 대한 책이나 출판에 대한 책이나 편집에 대한 책을 오랫동안 읽지 않으면 어쩐지 투지가 생기지 않고, 어느새 책 만드는 일이 시들해져 버리곤 한다.지난주 내내 『출판 천재 간키 하루오』(커뮤니케이션북스, 2011)를 읽어 오늘에야 끝마쳤다. 평소보다 독서 속도가 떨어진 것은 책이 지루했기 때문이 아니라 그 치열한 출판 정신에 적잖은 감동을 받았고, 그래서 생각들이 군데군데 계속 끼어들었기 때문이다. 출판을 꿈꾸는 이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 목록에 올려두고 싶다. 간키 하루오(神吉晴夫, 1901~1977)는 일본 출판계에 한 전설을 남긴 편집자로서 고분샤(光文社)의 대표를 역임했다. 일본 최대의 출판사인 고단샤(講談..
요즘 독자들, 책은 친구 추천으로 산다 이번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의 가장 큰 이슈 중 하나는 책의 '발견(Discovery)'이었다. 독자들이 자신이 원하는 책을 찾는 방식에 커다란 변화가 일어났다는 것이다. 지난 2년 동안 오프라인 서점의 영향력이 떨어지고 친구들의 추천이 늘어났다는 점이 가장 극적으로 변한 부분이다. 아래 블로그 글은 시사점이 많기에 번역해 소개한다. 독자들은 원하는 책을 어떻게 발견하는가? - 최근의 변화들 디지털 시대에서 발견의 문제가 이번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서 있었던 컨퍼런스의 주요 테마로 떠올랐다. 코덱스 그룹(Codex Group)의 창립자이자 대표인 피터 힐드릭스미스는 한 프레젠테이션에서 줄어든 서점들과 태블릿을 비롯한 전자적 읽기 도구들의 치솟는 인기가 사람들이 책을 인식하고 사고 읽는 방식에 어떤 영향을 미쳤..
밑줄과 반응 2012년 5월 27일(일) 1 삶에 찌들려 정신적 압박을 받고 있는 사람들은 축제를 몰라요. 일하고 먹고 자는 게 그네들의 삶이죠. 사람은 그저 생존 경쟁에서 살아 남아야 하는 존재로만 생각해요. 태어난 것도 축제, 결혼하고 사랑하고 죽는 것도 축제인데 그런 생각을 못해요. 교육이 자연스러움을 제지하고 있어요. 자연스러운 행동을 버릇없다고 하고 예의 없다고 해요. 그래서 부자연스러움이 자연스러움이 되어 버리죠. 마찬가지로 자유롭지 못할 때 부자연스러워지는 거예요. 교보문고에서 발행하는 책 잡지 《사람과 책》 2010년 6월호에 실린(16쪽) 홍신자의 인터뷰를 읽다가 마음에 담아 둔 글이다. 살다 보면 이렇게 오래전 잡지를 청소 등을 하다가 발견해 쭈그려앉아 읽다가 무릎을 치는 경우가 있다. 선(禪)의 화법들을 한없이 동경하면서 동..
책은 어떻게 탄생하는가? (인포그래픽스) 최근 미국의 출판사 웰던 오언에서 재미있는 인포그래픽스를 하나 만들었다. 그린 사람은 머라이어 베어이다. 이 인포그래픽스는 한 작품이 작가의 발상에서 편집, 교정, 마케팅, 판매에 이르는 출판의 전 과정을 갈래 그래프로 깔끔하게 정리해 보여 주고 있다. 독자들이 출판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싶어서 아래에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