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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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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마을에서 논어를 읽다 7] 행유여력(行有餘力) _행하고 남은 힘이 있으면 1-6 공자가 말했다. “젊은이들은 집에 들어가면 효도하고 밖으로 나오면 공손하며, (몸가짐이) 삼가면서도 믿음직스러우며, 널리 뭇 사람을 사랑하고, 어진 이를 가까이해야 한다. 이를 행하고도 남은 힘이 있으면, 곧 글을 배우는 법이다.” 子曰, 弟子入則孝, 出則弟, 謹而信, 汎愛衆而親仁. 行有餘力, 則以學文. 제자(弟子), 입즉효(入則孝), 출즉제(出則弟), 근이신(謹而信), 범애중이친인(汎愛衆而親仁). 제자(弟子)는 보통 스승을 모시고 그 아래에서 배우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쓰이지만, 이 문장에서는 ‘젊은이’를 뜻합니다. 즉(則)은 ‘~하면 곧’이라는 뜻으로 조건에 따른 결과를 표시합니다. 입(入)은 집으로 들어간다는 뜻입니다. 제(弟)는 형을 공손히 대하는 것입니다. 여기에서는 사회의 여러 윗사람을 ..
[시골마을에서 논어를 읽다 6] 경사이신(敬事而信) _일을 공경히 하고 믿음직스럽게 하다 1-5 공자가 말했다. “천승의 나라를 이끌려면, 일을 공경히 하여 믿음을 얻으며, 쓰임을 절약하고 인재를 사랑하며, 백성을 부릴 때에는 때를 맞추어야 한다.” 子曰, 道千乘之國, 敬事而信, 節用而愛人, 使民以時. 도천승지국(道千乘之國), 경사이신(敬事而信), 절용이애인(節用而愛人), 사민이시(使民以時).도(道)은 도(導), 즉 ‘이끌다’ ‘다스리다’라는 뜻입니다. 천승지국(千乘之國)은 네 마리 말이 끄는 전차[乘]를 천 대나 가진 나라로 아주 큰 나라를 가리킵니다. 제후가 다스리는 나라를 말합니다. 이 구절에는 공자의 정치관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공자는 다스림을 ‘이끄는 일’, 즉 솔선수범의 뜻으로 생각했습니다. 리링은 ‘국(國)’은 한나라 고조 유방(劉邦)의 이름에 든 글자를 쓰는 걸 피하려고[..
[시골마을에서 논어를 읽다 5] 삼성오신(三省吾身) _세 가지로 내 몸을 반성하다 1-4 증자가 말했다. “나는 매일 내 몸을 세 가지로써 반성한다. 남을 위해 일을 꾸미면서 충성을 다하지 않았는가? 벗과 더불어 사귀면서 믿음직하지 않았는가? 전해 받은 바를 익히지 않았는가?” 曾子曰, 吾日三省吾身. 爲人謀而不忠乎? 與朋友交而不信乎? 傳不習乎? 증자왈(曾子曰)증자(曾子)는 노나라 사람으로 공자 말년의 제자입니다. 공자보다 마흔여섯 살 어렸습니다. 이름은 삼(參)이고, 자는 자여(子輿)입니다. 아버지 증점(曾點)도 공자의 제자였습니다. 공자 사후에, 유약과 함께 내면적 성찰과 수신을 중요시하는 학파를 이끌었으며, 점차 영향력을 발휘해서 유가(儒家)의 틀을 완성하는 데 큰 기여를 했습니다. 리쩌허우는 증자를 “유학에 종교적 도덕을 도입한 사람”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오일삼성오신(吾日三省吾身..
[시골마을에서 논어를 읽다 4] 교언영색(巧言令色) _듣기 좋은 말과 잘 꾸민 낯빛 1-3 공자가 말했다. “듣기 좋은 말과 잘 꾸민 낯빛에는 인(仁)이 드물도다!” 子曰, 巧言令色, 鮮矣仁! 자왈(子曰), 교언영색(巧言令色), 선의인(鮮矣仁)!선의인(鮮矣仁)은 인선의(仁鮮矣)를 도치하여 강조한 문장입니다. 의(矣)은 여기에서 감탄의 뜻을 나타냅니다. 교언(巧言)은 진실을 담지 않고 남들이 듣기 좋게만 하는 말입니다. 영색(令色)은 꾸민 낯빛으로 남들이 보기 좋게만 내보이는 얼굴입니다. 이 두 가지는 모두 아첨꾼의 특징입니다. 겉으로는 백성들을 위하는 척하면서 속으로는 사리사욕을 채우는 자들의 모습입니다. 공자가 살았던 춘추시대는 천하의 질서가 무너져 수백 년 동안이나 전쟁이 계속되는 시기였습니다. 혼란을 틈타 번지르르한 말로 남을 속여 이득을 취하고, 배신을 밥 먹듯 하는 표리부동한 ..
[시골마을에서 논어를 읽다 3] 군자무본(君子務本) 본립이도생(本立而道生) 군자는 근본에 힘쓰는데, 근본이 서고서야 도가 생겨나는 법이다 1-2 유자(有子)가 말했다. “그 사람됨이 (부모에게) 효성스럽고 (형에게) 공손하면서 윗사람을 범하기 좋아하는 사람은 드물도다! 윗사람을 범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으면서 어지러움을 일으키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아직 있지 않았다. 군자는 근본에 힘쓰는데, 근본이 서고서야 도가 생겨나는 법이다. 효성스럽고 공손한 것이 아마도 인(仁)을 행하는 근본이로다!”有子曰, 其爲人也孝弟, 而好犯上者, 鮮矣! 不好犯上, 而好作亂者, 未之有也. 君子務本, 本立而道生. 孝弟也者, 其爲仁之本與! 유자왈(有子曰) 『논어』에서 공자의 제자 중에서 ‘자(子)’라는 칭호를 받는 것은 유약(有若), 증삼(曾參), 염유(冉有), 민자건(閔子騫) 네 사람뿐입니다. 공자가 죽은 후 제자들을 여러 학파로 갈라섰는데, 『논어』는 주로 유약..
[시골마을에서 삼자경을 읽다 1] 인지초(人之初), 성본선(性本善). 성상근(性相近), 습상원(習相遠) 사람이 태어날 때에는 성품이 본래 선했다. 성품은 서로 가까우나, 습관은 서로 멀다. 人之初, 性本善. 性相近, 習相遠. 오늘부터 『삼자경(三字經)』을 조금씩 읽으려고 합니다. 『삼자경』은 송(宋)나라 때 만들어진 책으로 왕응린(王應麟)이 편찬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물론 확실한 것은 아닙니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세 글자를 한 구로 해서 쉽게 한문 문장을 익힐 수 있도록 만든 교과서로, 사람이 반드시 알아야 할 도리 등을 유가(儒家)의 입장에서 알려주고 있습니다. 이중에서 중국 역사를 다룬 부분이 점차 증보되면서 요즈음 가장 많이 읽히는 판본(1928년 장병린이 편집한 책)은 근세사까지 포괄하고 있습니다. 저희 역시 장병린의 판본에 따라 공부하려고 합니다.『삼자경』은 우리나라에서는 널리 읽히지 ..
[시골마을에서 대학을 읽다] 단단혜무타기(斷斷兮無他技, 한결같이 정성스러울 뿐 다른 재주는 없구나) 「진서(秦誓)」에 이르기를, “한 사람 신하가 있어서 한결같이 정성스러울 뿐 다른 재주는 없으나, 그 마음이 너그러워서 [남을] 포용함이 있는 것 같다. 남이 재주가 있으면 자신한테 그것이 있는 것처럼 여기고, 남이 뛰어나고 총명하면 그 마음으로까지 좋아하지 그 입으로부터 나오는 것으로만 그치지 않는다. 이런 사람은 능히 그들을 포용할 수 있으니 이로써 우리 자손과 백성을 보전할 수 있으니 또한 이로움이 있기를 바랄 수 있겠구나! [다시 한 신하가 있어서] 남이 재주가 있으면 시샘하고 질투하여 그를 미워하고, 남이 뛰어나고 총명하면 이를 어그러뜨리고 [임금과] 통하지 못하게 한다. 이런 사람은 포용할 수 없으니 이로써 우리 자손과 백성을 보전할 수 없으니 도한 위태롭구나!秦誓曰, 若有一个臣, 斷斷兮, 無..
[시골마을에서 대학을 읽다] 유명불우상(惟命不于常, 천명은 항상 머무르는 것이 아니다) 「강고(康誥)」에 이르기를, “무릇 천명이란 항상 머무르는 것이 아니니라.”라고 했다. 이는 선하면 이를 얻고 선하지 못하면 이를 잃음을 말한다. 「초서(楚書)」에 이르기를, “초나라는 보물로 삼는 것이 없고, 오직 선함을 보물로 삼을 뿐입니다.”라고 했다. 구범(舅犯)이 이르기를, “망명한 사람은 보물로 삼는 것이 없고, 친인(親人)을 사랑하는 것을 보물로 삼습니다.”라고 했다. 康誥曰, 惟命不于常. 道善則得之, 不善則失之矣. 楚書曰, 楚國無以爲寶, 惟善以爲寶. 舅犯曰, 亡人無以爲寶, 仁親以爲寶. 여기에서는 전고(典故)를 세 편 들어 왜 재물을 얻는 것이 근본이 아니라 사람을 얻는 것이 근본이 되는지를 설명합니다. 첫 번째로 든 예는 주공(周公)이 막내인 강숙(康叔)을 봉하여 보내면서 충고한 「강고」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