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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한시

북풍행(北風行)

차가운 북쪽에는 촉룡(燭龍)이 살아
떠오르는 아침해처럼 빛난다는데,
어찌하여 이 땅에는 해도 달도 비추지 않고
북풍만 하늘에서 세차고 매섭게 불어오는 걸까.
방석처럼 커다란 연산(燕山)의 눈꽃만
송이송이 흩어져 헌원대(軒轅臺)에 쌓이네.
임 그리운 유주(幽州)의 아낙은 12월이 되면
노래 그치고 웃음 거둔 채 미간을 찌푸리고는
문에 기대 행인들을 바라보며 남편을 떠올리네,
장성에서 매운 추위에 떨 그대여, 슬프구나.
이별할 때 칼을 차고 변방을 구하리 하고 가면서
호피에 금박 입힌 이 화살통을 남겨두었지.
속에 든 흰 깃 화살 한 쌍에는
거미가 줄을 치고 먼지가 덧쌓였구나.
화살만 덩그러니 남아 있고
사람은 싸우다 죽어 돌아오지 못하나니
이 물건 차마 더는 볼 수 없어서
불살라 이미 재로 변했다네.
황하의 물길은 흙을 쌓아 막을 수 있지만
북풍한설에 서린 한은 풀 길이 없구나.
燭龍棲寒門,
光曜猶旦開.
日月照之何不及此,
惟有北風號怒天上來.
燕山雪花大如席,
片片吹落軒轅臺.
幽州思婦十二月,
停歌罷笑雙蛾摧.
倚門望行人念君,
長城苦寒良可哀.
別時提劍救邊去,
遺此虎文金鞞靫.
中有一雙白羽箭,
蜘蛛結網生塵埃.
箭空在,
人今戰死不復回.
不忍見此物,
焚之已成灰.
黃河捧土尙可塞,
北風雨雪恨難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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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백의 시다.
베이징 동계 올림픽
개막식 주제는
천하의 명구로 꼽히는
연산의 눈꽃은 방석처럼 커다랗다
(燕山雪花大如席).
가슴에 천하를 품은 사람만
이런 구절을 쓸 수 있다나...^^;;;
진짜 하고픈 말은
설마 北風雨雪恨難裁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