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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론과 서평/시 / 에세이 읽기

춤추는 눈물

서시

                                라이너 마리아 릴케

끝없는 그리움에 하늘로 한껏 솟아오르지만
유한한 행위는 때가 되면 바르르 몸을 떨며
머리를 숙이는 힘 없는 분수와 같다.
그러나, 그렇지 않았으면 우리가 몰랐을 것들,
우리의 즐거운 힘들이
이 춤추는 눈물 속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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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형상시집』(김재혁 옮김, 책세상, 2000)

 

 

이 시는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형상시집』(김재혁 옮김, 책세상, 2000)에 실려 있다.

인간의 삶이란 분수와 같다. 무한을 향해 힘차게 솟구치려 하나, 유한성 앞에서 힘없이 머리를 숙인다.

그러나 높이 뛰지 않는 자는, 춤추면서 울지 않는 자는 우리 안에 즐거운 힘들이 있음을 절대 알지 못한다.

울면서 치솟는 것, 인생의 비의는 거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