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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정가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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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도서정가제가 답이다 현행 ‘도서정가제 폐지’를 주장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28일 18만 명 가까이 이르렀다. 청원이 시작된 지 꼭 2주 만이다. 청원인 숫자가 20만 명을 넘으면 어떤 식으로든 청와대는 공식 답변을 해야 하므로 편집자로서 이 과정을 심각히 지켜보는 중이다. 이들의 주장은 네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도서정가제 시행 명분은 ‘동네서점 살리기’였는데, 서점 수는 그사이 오히려 줄었다. 둘째, 신간의 경우 창작자 보호 등을 위해 규제할 수 있으나 구간에도 이를 적용하는 것은 과잉이다. 이 탓에 독서율은 떨어지고, 평균 책값은 올랐다. 셋째, 정가제를 시행하는 외국의 경우 소비자 부담을 더는 장치가 있다. 가령 프랑스는 출간 후 24개월 지난 책을 오프라인 서점에 한해 제한 없이 할인 판매하며, 일본은 싼 가격의 ..
독립서점, 동네로 돌아오다 한국경제신문에서 발행하는 《머니》 2018년 2월호(제153호)에 기고한 글입니다. ‘독립서점’이라는 별칭으로 돌아온 동네서점 이야기를 다루어 보았습니다. 조금 보충해서 올려 놓습니다. 독립서점, 동네로 돌아오다 동네서점이 돌아오고 있다. 1980년대 대학가 사회과학서점의 등장 이래, ‘문화적 맥락’을 갖춘 서점의 폭발적 증가는 한 세대 만이고, 서점 숫자가 늘어난 것은 온라인 서점의 공세에 밀려서 줄어들기 시작한 지 스무 해 만이다. 그동안 사라진 서점들과 새로 등장한 서점들은 다르다. 참고서와 문제집이 가지런한 학교 앞 서점은 아니다. 좁은 공간에 사람 지날 틈도 없이 책을 쌓아둔 익숙한 서점도 아니다. 안타깝지만 이 서점들은 갈수록 주변에서 사라지고 있다. ‘북 스페이스’(book space)라고 ..
비회원 구매·대량 납품 도서, 베스트셀러 집계서 뺀다 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는 “미국 아마존은 사재기뿐 아니라 출판사의 가짜 리뷰까지 검찰에 고발하는 등 출판계 공정 질서를 위해 강경하게 대응하고 있다”며 “사재기를 노리는 이들의 수단 중 하나를 차단한다는 측면에서 실효성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래는 전문입니다. ----------------------------------- 출판계, 3월께 사재기 근절 자율협약 추진 대형서점 온라인사이트서 비회원으로 구매할 경우 인증절차 거친 책만 포함 [ 심성미 기자 ] 온라인에서 비회원으로 구매자의 ‘본인 인증’ 절차 없이 구입한 책은 서점의 베스트셀러 판매 집계에서 제외된다. 서점이 기업이나 단체에 대량으로 납품한 책도 베스트셀러 판매 실적에 포함되지 않는다. 출판사가 온라인에서 비회원으로 특정 도서를 대량..
[서점의 미래를 찾아서] ‘백년 서점’을 꿈꾸다 《기획회의》에 새 연재를 시작한다. 기존의 글을 단행본으로 마무리하는 작업도 마치지 못한 몸으로, 전국을 돌아다니는 새로운 연재를 시작하는 게 많이 부담스럽지만, 송인서적 부도 이후 여기저기에서 터져 나오는 아우성을 듣다 보니, 현장에서 또다시 지혜를 얻고 싶어졌다. 현대적 의미의 서점이 등장한 지, 벌써 100년을 훌쩍 넘었다. 방각본 책들을 사고팔던 조선시대 후기로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도 있다. 그러나 오늘날 한국의 서점은 정보화의 거대한 쓰나미 속에서 갈 길을 잃어버린 것처럼만 보인다.작년에 우리 곁에서 독립서점(기존 서점업계에서는 ‘트렌드서점’이라고 부른다) 열풍이 일어났고, 아직 그 열풍이 진행 중이지만, 이들만으로 ‘서점의 미래’를 이야기하기에는 많이 부족해 보인다. 출판 현장에 오랫동안 있었..
송인서적 부도를 어떻게 읽어야 할 것인가 《신동아》에 기고한 글입니다. 청탁받은 주제가 긴급히 교체되는 바람에 충분히 논의하지 못했던 점을 조금 보충했습니다. 아래에 옮겨 둡니다. 송인서적 부도를 어떻게 읽어야 할 것인가 오늘날 출판의 운명을 이야기하자니, 자크 데리다의 ‘고슴도치’가 먼저 떠오른다. 데리다는 이 동물을 통해 문학(시)의 운명을 환기한다. 그 고슴도치는, 지금 이 순간, 고속도로 한복판에 멈추어 있다. 어떤 우연한 이끌림에 따라, 어쩌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 광포한 속도로 한없이 차들은 달린다. 어느새 닥쳐 올 사고를 예감하는 고슴도치는 고개를 가슴께 처박고 잔뜩 웅크린 채 온몸의 털을 세워 자신을 보호하려 한다. 그리고 목숨을 보전하려는 이 행위 탓에 고슴도치는 스스로 장님 상태가 된다. 사고가 닥칠 것이라는 예감으로 고슴도..
2016년 출판계 키워드 요약 연말이면 한 해 출판계를 정리하는 글을 여기저기에 쓰게 된다. 올해도 부지런히 책을 읽고 출판을 들여다보면서 보냈지만,이런 글을 쓸 때마다 몇 마디 말로 책의 풍요를 압축할 수 없어서 상당한 고민을 하게 된다. 출판 전문지인 《기획회의》는 해마다 연말이면 출판계 키워드 30을 뽑아서 한 해의 출판을 정리한다.이 특집이 실린 《기획회의》 429호 여는 글에서 이를 요약해 보았다. 또다시 한 해가 저물어 간다. 솟구침과 곤두박질의 롤러코스터에 적절히 올라타서 온갖 묘기를 부리는 일은 출판 편집자의 운명과 같지만, 올해는 유난히 일이 많고 말 또한 무성했다. 초연결사회에 걸맞게 순식간에 화제가 응집하고 소멸하는 ‘하이콘텍스트’ 시대가 열리면서 이에 따른 출판의 대응도 기민해졌다.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서 앎에..
책의 발견과 연결성 (연합뉴스 기사) 벌써 두 달 전 일이네요.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포럼에서 한기호 소장님 사회로 유재건 사장님과 함께 진행했던 포럼입니다. 이때를 기점으로 발견성이라는 화두가 설득력 있게 출판계에 퍼져 나간 것 같습니다. 아래 연합뉴스 기사를 옮겨둡니다. "출판, 불황 뚫으려면 원소스멀티포맷 고민해야"출판의 미래 모색한 제1회 출판마케팅硏 포럼"독자 접점 약화가 위기 근원…플랫폼·서비스 다양화해야" (서울=연합뉴스) 김중배 기자 = 지난해 도서정가제 전면 시행 이후에도 출판계 안팎에서 출판의 위기를 말하는 우려의 목소리들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종이책 매출의 지속적인 감소 현상을 어떻게 바라볼 것이냐의 문제를 놓고 출판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지만, 정작 이를 타개하기 위한 적극적인 혁신의 노력은 가시적으로 나타나지 않고 있음..
한 권의 책을 파는 데 마케팅 비용은 얼마나 쓸 수 있을까? 출판계 몇몇 사람들이 스타트업 바이블에 올라온 평생고객가치에 대한 글을 읽고 있기에 문득 출판마케팅에 대해서 평소 생각했던 것을 써보았습니다. 오늘 일하기 싫은 게 틀림없네요. 자꾸 딴짓을 하는 것을 보니 말입니다. 경영학에서 고객획득비용(CAC)이란, 고객 한 사람을 확보하는 데 들이는 비용을 말한다. 평생고객가치(LTV)란, 그렇게 해서 확보한 고객이 평생 동안 구매한 상품 가치를 말한다. 가령, 칫솔 회사가 1억 원을 들여서 1000명의 고객을 얻었다면, 고객획득비용은 10만 원이다. 그 고객의 평균 연령이 30세이고, 2개월에 한 번 1500원짜리 칫솔을 구매한다고 하자. 그러면 고객 한 사람이 한 해 9000원어치 칫솔을 구매하는 셈이고, 평균 연령을 80세로 잡으면, 평생고객가치는 45만 원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