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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마을에서 대학을 읽다] 호이지기악 오이지기미(好而知其惡 惡而知其美, 좋아하면서 그 나쁜 점을 알고, 싫어하면서 그 좋은 점을 알다) 이른바 그 집안을 가지런히 하는 것이 그 몸을 닦는 데 달려 있다는 말은, 사람은 그 가까이하고 사랑하는 바가 있으면 이에 치우치고, 그 낮춰 보고 싫어하는 바가 있으면 이에 치우치고, 그 두려워하고 공경하는 바가 있으면 이에 치우치고, 그 가엽어하고 불쌍히 여기는 바가 있으면 이에 치우치고, 그 멋대로 굴고 게을리 대하는 바가 있으면 이에 치우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좋아하면서도 그 나쁜 점을 알고, 싫어하면서도 그 좋은 점을 아는 이는 천하에 드물다.所謂齊其家在修其身者, 人之其所親愛而辟焉, 之其所賤惡而辟焉, 之其所畏敬而辟焉, 之其所哀矜而辟焉, 之其所敖惰而辟焉. 故好而知其惡, 惡而知其美者, 天下鮮矣. 오늘은 전(傳) 8장을 읽겠습니다. 8장은 수신(修身)의 뜻을 설명합니다. 『대학』의 저자는 도탄에 빠..
[시골마을에서 한시를 읽다] 양나라 무제 소연(梁武帝 蕭衍)의 자야사시가_여름(子夜四時歌_夏) 자야사시가_여름(子夜四時歌_夏) 양나라 무제 소연(梁武帝 蕭衍) 강남에 연꽃이 피니붉은빛이 푸른 물을 뒤덮었구나.색깔이 같으니 마음 또한 같고,뿌리는 달라도 마음은 다르지 않네. 子夜四時歌(夏)江南蓮花開,紅光覆碧水.色同心復同,藕異心無異. 동진(東晉)이 멸망한 후 수(隨)나라가 다시 천하를 통일할 때까지 중국은 장강 남북에 각각 수많은 나라들이 일어섰다 스러지는 격변의 시기를 맞이했습니다. 이때 장강 북쪽에는 유목민족이 세운 열여섯 나라가, 장강 남쪽에는 한족이 세운 네 나라가 교체되는 극심한 혼란이 계속되었습니다. 이 시를 지은 소연(蕭衍)은 남제(南齊)의 황제를 시해하고 스스로 황제에 올라서 양(梁)나라를 세운 인물입니다. 무장으로도 이름이 높았지만, 시인으로도 문명을 떨쳤으니 문무겸전(文武兼全)의 인..
[시골마을에서 한시를 읽다] 정윤서(鄭允瑞)의「연꽃을 노래하다(詠蓮)」 연꽃을 노래하다 정윤서(鄭允瑞) 본래 흙먼지 기운을 갖지 못해서구름 뜬 물속 마을에 스스로 머물렀네.깨끗깨끗 맑으니 씻어낸 듯하고,우뚝우뚝 솟으니 냄새마저 신묘하네. 詠蓮本無塵土氣,自在水雲鄕.楚楚淨如拭,亭亭生妙香. 정윤서는 원나라 때 여류시인입니다. 당나라 때 시인으로 흔히 알려졌으나, 『전당시(全唐詩)』에 실리지 않았고, 명나라 때 처낭재주인(處囊齋主人)이 편집한 『시녀사찬(詩女史纂)』에 원나라 사람으로 분류되어 있습니다. 『시녀사찬』에 따르면, 정윤서는 시백인(施伯仁)의 아내로 어렸을 때 시와 글씨를 공부했습니다. 시집간 후 남편의 성품이 촌스럽고 패악한 것을 이기지 못하고 시를 지어서 스스로 위안 삼았는데, 시가 위진(魏晉)의 품격이 있었다고 합니다. 「연꽃을 노래하다(詠蓮)」는 「두부를 기리며(豆..
[시골마을에서 대학을 읽다] 심부재언(心不在焉, 마음이 여기에 있지 않으면) 이른바 몸을 닦는 것이 그 마음을 바르게 하는 데 있다는 것은, 몸에 분하고 성냄이 있으면 그 바름을 얻지 못한다는 것이요, 무섭고 두려워함이 있으면 그 바름을 얻지 못한다는 것이요, 좋아하고 즐김이 있으면 그 바름을 얻지 못한다는 것이요, 근심하고 걱정함이 있으면 그 바름을 얻지 못한다는 것이다. 마음이 여기에 있지 않으면 보아도 보이지 않고, 들어도 들리지 않고, 먹어도 그 맛을 알지 못한다. 이를 일컬어 몸을 닦는 것은 그 마음을 바르게 하는 데 놓여 있다고 한 것이다. 所謂修身在正其心者, 身有所忿懥, 則不得其正, 有所恐懼, 則不得其正, 有所好樂, 則不得其正, 有所憂患, 則不得其正. 心不在焉, 視而不見, 聽而不聞, 食而不知其味. 此謂修身在正其心. 전(傳) 7장은 8조목 중에서 ‘정심(正心)’을 풀이..
[시골마을에서 대학을 읽다] 심광체반(心廣體胖, 마음이 넓어지면 몸은 편안히 펴진다) 증자(曾子)가 말했다. “열 눈이 바라보는 바요, 열 손이 가리키는 바니, 그 엄격함이여!” 부(富)는 집을 윤택하게 하고, 덕은 몸을 윤택하게 하니, 마음이 넓어지면 몸은 편안히 펴진다. 그러므로 군자는 반드시 그 뜻을 정성스럽게 하는 것이다.曾子曰, 十目所視, 十手所指, 其嚴乎! 富潤屋, 德潤身, 心廣體胖, 故君子必誠其意. ‘성의(誠意)’를 해설하는 전(傳) 6장의 마지막 부분을 다루겠습니다. 오늘이 6장의 마지막입니다. 고본 『대학』에서는 이 장의 글들이 모두 앞에서 공부한 “『시경』에 이르기를, ‘저 기수(淇水)의 물굽이를 쳐다보니, 조개풀[菉竹]이 아름답고 아름답구나.’[詩云, 瞻彼淇澳, 菉竹猗猗]”의 앞에 놓여 있었습니다. 주희가 이를 나누어서 여기에 가져다두고 ‘성의’를 풀이한 것으로 본 것..
[시골마을에서 대학을 읽다] 신독(愼獨, 홀로 있음을 삼가다) 소인은 일 없이 홀로 있을 때 선하지 않은 일을 하는데, [끝내] 못 하는 짓이 없음에 이른다. 그러다 군자를 만나면 슬그머니 가리면서 그 선하지 않음을 감추고 그 선함을 드러내려 한다. [그러나] 남이 자신을 보면, 그 폐와 간이 들여다보이는 것 같으니, 그렇다면 [숨김과 드러냄이] 어찌 보탬이 있겠는가? 이를 일컬어 [마음]속이 정성스러우면 바깥으로 나타난다고 한다. 그러므로 군자는 반드시 그 홀로 있음을 삼가는 것이다. 小人閒居爲不善, 無所不至, 見君子而后厭然, 揜其不善, 而著其善. 人之視己, 如見其肺肝然, 則何益矣? 此謂, 誠於中, 形於外, 故君子必愼其獨也. 지난주에 이어서 전(傳) 6장을 읽겠습니다. 계속해서 ‘성의(誠意, 뜻을 정성스럽게 한다)’를 부연하여 설명하는 구절입니다. 본래 군자는 백..
[시골마을에서 한시를 읽다] 육유(陸游)의 「저물녘 유교(柳橋)에서 내다보다(柳橋晩眺)」 저물녘 유교(柳橋)에서 내다보다 육유(陸游) 작은 물가에서 고기 뛰노는 소리 들리고,가로누운 숲에서 학이 돌아오기를 기다리네.한가로운 구름은 비를 내리지 못하고,푸른 산 근처에서 흩날리누나. 柳橋晩眺陸游 小浦聞魚躍,橫林待鶴歸.閒雲不成雨,故傍碧山飛. 제목에 나오는 유교(柳橋)는 장강(長江) 하류에 위치한 항주(杭州) 근처의 지명입니다. 만(晩)은 ‘저녁’이라는 뜻이고, 조(眺)는 멀리 내다보는 일입니다. 유교만조(柳橋晩眺)는 ‘저물녘 유교에서 멀리 내다보다’로 풀이합니다. 지난주 이몽양(李夢陽)의 시 「어촌석조(漁村夕照, 어촌의 저녁노을)」에서는 동정호(洞庭湖)의 저녁노을을 감상했는데, 이번 주에는 항주 근처의 저녁노을을 즐기게 되네요. 시를 통해 절경(絶景)을 즐기는 것은 여행을 가서 눈으로 직접 즐기는..
[논어의 명문장] 필부불가탈지야(匹夫不可奪志也, 필부에게서 그 뜻을 빼앗을 수 없다)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삼군(三軍)에으로부터 그 장수를 빼앗을 수는 있어도, 필부로부터 그 뜻을 빼앗을 수는 없다.” 子曰, 三軍可奪帥也, 匹夫不可奪志也. 『논어』 「자한(子罕)」 편에 나오는 말이다. 이 말은 외압에 맞서서 자신의 올곧음을 굽히지 않으려고 할 때 쓴다. 『논어집주』에서는 이 구절을 삼군의 용맹은 남에게 달려 있고, 필부의 뜻은 자기한테 달려 있으므로, 장수는 빼앗을 수 있지만 뜻은 빼앗을 수 없다고 하면서, 만약 빼앗긴다면 뜻이라고 이를 수 없다고 했다. 이 말이 맞는다면, 뜻이란 한 사람의 고유함(개별성)을 이룩하는 ‘마음의 정수’라고 해야 할 것이다. 지조 없이는 사람이라고 할 수 없다. 한 사람의 정체는 마음속에 어떤 뜻이 품었느냐에 따라서 정해진다. 공자는 열다섯 살에 배움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