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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職)/책 만드는 일

한국문학번역원 이사가 되다



오늘 오전에 문화체육관광부에서 한국문학번역원 비상임 이사 임명장을 받았다. 임명장 수여 후 최광식 장관과 찍은 사진이 뉴시스에 실렸다. 임명식 후 간단한 간담회에서 최 장관이 K-DRAMA, K-POP에 이어 K-CULTURE의 세계화를 역설하는 가운데 두 가지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었다.


하나는 한국을 찾는 외국인 방문객이 일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을 추월했다는 것이다. 드라마가 만들어 낸 힘이다. 오르한 파묵이 이스탄불에 씌운 이미지가 내게 그러했듯, 그래서 이스탄불을 찾도록 했듯, 스토리가 공간에 덧입힌 아우라는 공간을 신비롭게 만들고 그 공간은 마음속에서 자라고 자라 기어이 그 물질적 실체를 확인하도록 이끈다. 최 장관에 따르면, 우리 드라마는 서쪽으로 옮겨가고 또 옮겨가서 헝가리에서 그 영토 확장이 멈추었다고 한다. 몽골의 군대도 대체로 거기까지였다. 그 직후 드라마가 깔아 놓은 인프라를 기반으로 해서 성장한 우리 대중가요는 그 경계선을 끝내 넘어 파리에 입성했고. 마침내 전 세계로 퍼져서 하나의 음악적 장르로서 자리 잡았다. 


『나에겐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다른 하나는 전 세계 한국어 공부 인구가 거의 이탈리아어 수준에 다다랐다는 것이다. 구체적 통계를 보고 싶기는 했지만 사실이라면 정말 놀랄 만한 일이다. 한국의 드라마, 가요, 게임, 애니메이션이 이런 결과를 빚은 것이다. 하기야 요즘 유럽 여행 중인 트위터나 페이스북 벗들이 올린 글들을 보면, 사람들이 한국 음악을 틀어 놓고 우리말로 노래를 부르면서 춤을 추는 것을 광장에서 흔히 볼 수 있다고 하니 그다지 놀랄 만한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 어쨌든 한국 문학을 전 세계에 소개할 수 있는 기본 인프라가 이제야 놓인 것이고, 이제 한국어를 공부한 이들이 조만간 한국 문학을 자발적으로 번역해 출판하는 일이 제법 흔한 일이 될 것이다. 


『엄마를 부탁해』 Vintage Contemporaries 표지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는 세계 출판의 심장부인 뉴욕에서 일정한 성공을 거두면서 전 세계 곳곳에서 조금씩 독자를 얻어 가고 있다. 이를 시발점으로 우리 문학을 열풍 수준으로 끌어올릴 방법은 없을까. 문학에서는 특정 국가의 양식이 세계 시장을 뒤흔드는 일은 드물지만, 남미의 마술적 리얼리즘을 생각하면 반드시 그런 일이 없다고만은 할 수 없다. 그렇다면 문제는 개별 문학의 우수성을 번역해 알리는 기존 방법과 동시에 우리 문학을 어떤 이름으로 양식화해서 소개할 것인가, 그 양식을 세계 출판 시장에 더욱더 강하게 어필할 길은 없을까 하는 새로운 방법을 수행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우리 문학은 세계 문학의 끝없는 전진에 도대체 무엇으로써 기여하고 있는 것일까. 이런 물음들 언저리에서 출발해야 하지 않을까. 간담회 내내 이런 생각이 머릿속을 떠돌았다. 어쨌든 앞으로 3년간 이 화두를 붙잡고 있을 생각이다.


아래는 정부 정책 홍보 사이트 공감 코리아에서 가져온 기사이다. 



한국문학번역원 제5대 임원(이사 및 감사) 임명

- 비상임 이사 12명 및 감사 1명 임명




□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최광식)는 6월 8일 한국문학번역원 제5대 임원으로 신달자 한국시인협회 회장 등 13명을 임명했다.



 이번에 임명된 임원은 원장과 당연직 이사 1명을 제외한 비상임 이사 12명과 감사 1명이다. 이들은 한국문학번역원장의 제청을 받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임명하였으며, 그 임기는 금년 6월 10일부터 2015년 6월 9일까지, 3년이다.



□ 한국문학 및 간행물의 번역ㆍ출판, 해외홍보 및 교류를 통하여 한국문학 및 간행물의 발전과 세계화에 이바지하고자 2001년 설립된 한국문학번역원은 새로운 임원진을 구성한 후 지난 10여 년간의 시대적 변화를 과감히 수용, 번역원의 새로운 역할과 발전 방안을 강구해 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지난 10여 년간의 성과를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문학한류 활성화를 통하여 한국문학의 세계화에 이바지함으로써 한류가 새로운 아시아적 가치로 자리매김 하는 데 앞장설 계획이다.



□ 이러한 향후 발전 방안을 원활히 수행할 수 있도록 한국문학번역원의 제5대 이사진은 문학계, 학계, 출판계 전반을 아우르는 인사들로 구성되었다.



<한국문학번역원 제5대 임원(이사 및 감사) 명단>

 

구 분

성 명

현 직

비 고

이 사

최 윤(본명 최현무)

서강대 불문학과 교수

 

이인성

소설가

 

신달자

한국시인협회 회장

 

권영민

단국대 석좌교수

 

최동호

고려대 국문학과 교수

 

서지문

고려대 영문학과 교수

 

전영애

서울대 독문학과 교수

 

정과리(본명 정명교)

연세대 국문학과 교수

 

박재우

한국외국어대 중국학부 교수

 

케빈 오록(Kevin O'Rourke)

경희대 명예교수

 

박은주

김영사 대표

 

장은수

민음사 대표

 

감 사

강창석

(前) 한국저작권위원회 사무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