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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소설이 많이 출간되는 이유(연합뉴스)




연합뉴스와 같이 2011년부터 현재까지 소설 출간 종수 및 판매 동향을 분석했습니다. 일본 소설의 출간 증가세가 상대적으로 가팔랐습니다. 국가별 상세자료는 받지 못해서 아쉬웠지만, 소설시장 전체와 대비해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시간이 없는 관계로 국내소설 출간 종수 및 판매 동향의 경우는 따로 자료 요청을 못해 아쉬웠습니다. 이 자료와 함께 보면 훨씬 유의미한 자료가 될 것 같습니다. 

아래 기사를 참고하시면 됩니다. 일본 소설의 출간 종수는 지난 4년 동안 매년 꾸준히 늘어서 지난 11월 말 기준으로 전체 소설 출간 종수(7,074종)의 15.4%에 이르렀습니다. 4년 전에 비해 종수 기준으로 무려 23%가 늘었습니다. 물론 소설 출간 종수 전체도 6,413종에서 7,074종으로 10.3% 늘었습니다. 일본소설의 증가 속도가 2배 정도 빠른 셈입니다.

판매량은 어떨까요? 지난 4년 동안 소설 시장은 점차 붕괴하고 있습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작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가 출간되어 베스트셀러에 올랐던 2013년에 소폭 상승한 것(5.6%)을 제외하면 해마다 판매가 줄어드는 중입니다. 할인 광풍이 불면서 세계문학전집 등을 팔아치웠던 작년에도 전체 소설 판매는 –3.3%를 기록했습니다. 올해는 지금까지 –23.4%나 판매량이 줄었습니다. 생산이 늘어난 데 비해 총 판매량이 줄어들었으니, 개별 작품은 평균적으로 더욱더 줄어들었을 것입니다. 특히 베스트셀러에 오르지 못한 작품들의 판매량은 아마 바닥을 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비해 일본 소설의 경우, 작년에는 –5.6%, 올해는 –11.7%를 기록했습니다. 상대적으로 하락세가 적은 편입니다. 일본 소설 출간 종수가 늘어나는 근본 이유는 이 때문일 겁니다.

일본소설에서 문학성을 기대하는 경우는 드물었습니다. 블로그 등에 올라온 서평들, 온라인 서점에 달린 댓글들을 분석해서 이야기했습니다. ‘재미있는 이야기’에 대한 열망을 일본소설을 읽으면서 해소하려는 경향이 강했습니다. 올해 최대 문학 베스트셀러인 『오베라는 남자』 역시 비슷한 니즈였습니다. 한국소설의 경우, ‘작가’와 ‘감각’입니다. 작가의 팬으로 읽는 것이고, 신선한 감각의 문장을 선호했습니다. 전자는 당연히 기성작가에게 유리하고, 후자는 신인작가에게 유리해야 하는데, 불행히도 주로 선호하는 대상은 김연수 등 역시 기성작가였습니다. 새로운 이름으로는 황정은이 있네요. 편집자로서 저 역시 ‘감각’이라는 말을 많이 쓰곤 했는데, 사실 이 말은 상당히 주관적 표현입니다. 다른 사람을 설득하기에는 요령부득입니다. 요즈음 한 발 떨어져서 출판을 공부하다 보니, 이 표현은 어떤 구체적인 사회적 취향의 표시 같은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간이 되면 이 문제를 깊이 탐구해 보려고 합니다. 이름을 제대로 붙이지 못한 게 아닐까 하는 반성과 함께 말입니다. 

아래에 연합뉴스에 나온 기사를 옮겨 둡니다.


4년간 23% 증가…라이트노벨 증가도 한몫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최근 몇 년간 일본 소설 출간이 크게 늘고 있다.

3일 교보문고에 따르면 일본 소설은 지난 2011년부터 올해까지 출간 종수가 매년 꾸준히 느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1년 923종이었던 일본 소설 출간 종수는 작년 1천137종으로 크게 증가했다. 4년 동안 23% 증가한 수치다.

올해에는 지난달까지 1천87권이 출간됐다. 이는 전체 소설의 15%에 해당하는 수치로, 매주 20권이 넘는 일본소설이 출간되고 있는 셈이다.

일본 소설은 일부 인기 대중 작가의 작품이 집중적으로 출간되는 양상을 보였다. 본격 문학 작품이 주로 출시되는 다른 나라 소설과 차별화되는 점이다.

작년과 올해 가장 많은 소설을 발표한 일본 작가는 최근 ‘전국지’ 세트가 출시된 요시카와 에이지였다. 그는 올해에만 한국에서 22권을 출간했다. 대표적 다작 작가이자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을 쓴 히가시노 게이고는 작년과 올해 각각 12권, 4권을 내놨다.

라이트노벨 작품들이 최근 우후죽순 출시되는 것도 일본 소설 출간 증가를 이끌었다.

라이트노벨은 일본에서 시작된 엔터테인먼트 소설로, 만화를 글로 옮겨놓은 듯한 새로운 형식의 소설이다.

‘엑셀 월드’의 카와하라 레키와 ‘정령사의 검무’의 시미즈 유우는 작년과 올해 각각 20권, 17권을 출간했다. 일본 만화 세대가 늘어나면서 소설도 만화처럼 가볍게 소비하고 싶어 하는 경향이 반영됐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한국 소설의 이야기 상실이 일본 소설 출간 증가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는 “요즘 한국 소설에는 이야기가 빠져 있다”며 “재미있는 이야기를 찾는 독자들이 일본 대중 소설을 통해 욕구를 충족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스토리텔링을 강조하는 스웨덴 소설이 최근 인기를 끄는 것도 같은 이유”라며 “일본 소설은 특정 대중 작가의 작품이 고구마 줄기처럼 한꺼번에 출간되는 양상을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