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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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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미래] ‘헬조선’을 말하는 청년 햄릿들을 사랑하지 않는 건 불가능하다 ‘헬조선’을 둘러싼 사회적 잡담이 치열하다. 카이스트 이병태 교수가 “헬조선이라 빈정대지 마라. 부모들 모두 울고 싶은 심정”이라며, “스타벅스, 배낭여행, 컴퓨터 게임 등 지금 누리는 것 중 청년세대가 이룬 것”은 없으니, “응석부릴 시간에 공부하고 너른 세상을 보라”고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자, 박찬운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5천년 역사 최고 행복세대의 오만”이라고 거세게 비판하는 등 이에 대한 찬반이 이어지는 중이다.이 교수가 『햄릿』을 읽었다면 좋았을 것이다. 그는 마치 햄릿의 이해와 사랑을 갈구하는 거트루드 왕비 같다. “아들아, 어두운 낯빛을 버리고 친구를 바라보는 눈으로 덴마크를 보아라. 죽은 네 아버지를 찾지 마라. 흔한 일이야. 살아 있는 모든 것은 죽을 수밖에 없어.”완벽한 헛발질..
교육의 문명화 《매일경제신문》 칼럼. 이게 마지막이었는데, 어제 새로운 연락을 받았습니다. 앞으로 한 해 동안 매주 읽기의 세계를 주제로 기명 칼럼을 쓰게 되었습니다. 전 저 자신을 향해서는 할 말이 많고 세상을 향해서는 할 말이 아주 적은 사람이라 어깨가 무척 무겁네요. 교육의 문명화 “당신은 어떻게 가치 있는 인간인가?” 몇 해 전부터 학생들과 수업하는 프로젝트다. 내용은 간단하다. 학생들이 생각하는 자기 가치가 무엇인지를 각자 확인하고, 그 가치에 대한 믿음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를 발표해 비판적 논박을 주고받는 브레인스토밍 과정을 거친다. 그리고 확인된 자기 가치를 실제로 실현해 보는 일련의 실천을 기획해서 실행한 후, 그 내용을 스스로 기록해 50쪽가량 책으로 만들어보는 것이다. 수업은 스스로 저자가 됨으로써 ..
50대, 인생의 절정을 소망하라(문화일보 기고) 예전에 《문화일보》에 기고했던 글이다. 문장과 뜻을 다듬어 여기에 올려 둔다. “나대로 살면 ‘꼰대’…‘또 다른 삶’ 공감(共感) 위해 문화 즐겨야” 예전에는 인생의 절정이 서른 살 무렵에 온다고 여겼다. 강건한 육체, 뜨거운 가슴, 순수한 이상이 백열(白熱)하면서 세상의 어둠을 정화할 최적의 때라고 믿었다. 지금은 당연히 안다. 삶이 진짜로 고조되는 순간은 넉넉히 세상을 배우면서 시간을 최소한 스무 해는 더 보내야 한다는 것을. 내 생각에, 사람은 적어도 평생 네 차례에 걸쳐 운명을 다시 받는다. 태어나면서 정해진 대로 살아가는 사람은 하나도 없다. 어제의 삶으로 오늘의 명(命)을 새롭게 하는 혁명의 연속으로써 인생을 이룰 뿐이다. 일찍이 공자는 인생을 자술하면서 하나의 삶에서 또 다른 삶으로 뛰어오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