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튜 베틀스, 『도서관, 그 소란스러운 역사』(강미경 옮김, 넥서스북스, 2004)를 읽다
추석 명절 첫날, 노원정보도서관에서 빌려온 메튜 베틀스의 『도서관, 그 소란스러운 역사』(강미경 옮김, 넥서스북스, 2004)을 완독했다. 출간되었을 때 상당히 흥미로워 보여서 언젠가는 읽어야지 하고 생각했는데, 차일피일 미루다 절판되는 바람에 구입하지 못하고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다. 10월에 대전 유성구 도서관 모임에서 특강이 있는데, 이 기회를 틈타 평소 많이 생각해 보지 못했던 도서관에 대한 공부를 해야겠다 싶어서 책들을 찾아서 읽는 중이다. 이 책도 그중 하나이다. 앞으로 며칠 동안 사노 신이치의 『누가 책을 죽이는가』(한기호 옮김, 시아출판사, 2002), 로널드 맥케이브의 『도서관, 세상을 바꾸는 힘』(오지은 옮김, 이채, 2006), 이노우에 스스무의 『중국 출판 문화사』(장원철·이동철·이정..
고골, 『검찰관』(조주관 옮김, 민음사, 2005)을 읽다
명불허전. 몇 번을 읽어도 전혀 실망스럽지 않은 작품이 있다. 그중 하나가 고골의 대표작인『검찰관』(조주관 옮김, 민음사, 2005)이다. 이 격렬한 유머, 치열한 풍자, 스스로를 파멸로 이끌어 가는 속물들의 연쇄, 작품의 인간들은 전혀 구원받을 수 없는 최악의 비천함 속에 빠져 있다. 한 치의 꺼리낌도 없이 고골은 우리를 인간의 속물성이 고스란히, 조금의 그늘도 없이 폭로되는 그 잔혹함 속으로 몰고 간다. 읽는 내내 정말로 즐거웠다. 조주관 선생의 해설은 이 작품의 미학적 성취와 쟁점 들을 고스란히 정리해서 보여 준다. 고골의 영원한 현재성은 근본적으로는 작가 본인에게서 나오겠지만, 어쩌면 이런 방대하면서도 정열이 넘치는 러시아 비평가들의 미학적 투쟁에 의해 보호받고 있다. 오늘날의 작품을 이해하는 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