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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론자 자크와 그의 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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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각획선(切角劃線) - 2014년 1월 26일(일) 일주일 내내 읽기만 하고 기록할 수는 없었다. 잡다한 일들에 온통 마음이 쏠린 데다 어느 순간 고전의 번역에 시간을 여분의 시간 대부분을 빼앗겼던 탓이다. 그사이 많은 글이 곁을 스쳐 지나갔고, 또 마음속으로 들어왔다. 드니 디드로의 『운명론자 자크와 그의 주인』(김희영 옮김, 민음사, 2013), 리쩌허우의 『중국 철학이 등장할 때가 되었는가?』(이유진 옮김, 글항아리, 2013), 앤 스콧의 『오래된 빛』(강경이 옮김, 알마, 2013)에 이어서 손에 든 책들은 정민의 『우리 한시 삼백수』(김영사, 2014), 한병철의 『시간의 향기』(김태환 옮김, 문학과지성사, 2013), 미겔 데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박철 옮김, 시공사, 2004), 그리고 《기획회의》 360호이다. 정민의 번역은 기지 넘치..
절각획선(切角劃線) - 2014년 1월 20일(월) 주말에 이상한 모양으로 흐트러져서 글을 쓰지 못했다. 금요일에 마신 술이 주말 내내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하지만 읽던 책을 마저 읽었고, 쌓아 둔 자잘한 자료를 섭렵했으며, 새로운 책을 집어 들었다. 또 취미로 하는 번역을 틈날 때마다 했다. 모아서 정리한다. (1) 드니 디드로, 『운명론자 자크와 그의 주인』(김희영 옮김, 민음사, 2013) 중에서 ― 지나치게 똑똑한 체하면 바보가 될 뿐이다. (366쪽)― 포도주 속에는 진실이 거의 없다. 아니면 그 반대로 포도주 속에는 거짓만이 있다. (366쪽) 술은 늘 거짓말을 한다. 삶을 파괴한다. 술과 결별하지 않는 한 노년을 행복으로써 누리기 어려우리라.― 한 마디 말, 하나의 몸짓이 때로는 온 도시 사람들의 수다보다도 더 많은 것을 제게..
드니 디드로의 『운명론자 자크와 그의 주인』(김희영 옮김, 민음사, 2013)을 읽다 1마흔이 넘어서야 작품을 비로소 즐길 수 있는 작품이 있다면, 드니 디드로의 『운명론자 자크와 그의 주인』(김희영 옮김, 민음사, 2013)을 첫손에 꼽고 싶다. 사실 이 작품은 예전에도 읽은 적이 있지만, 그때는 지루하기만 하고 어찌 읽어야 할지 전혀 알 수 없었는데, 이번에 다시 읽으니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신비로웠다. 몸속의 시계가 작품의 리듬을 새롭게 일깨우는 기분이랄까, 한 방향으로 계속해서 흐르지 않고 군데군데에서 허리가 부러지고 샛길로 새어 나가면서, 독자와 끊임없이 게임을 벌이는 이 안쓰러운 화자, 그러니까 작가의 이야기 솜씨는 신이 빚은 듯 매끄럽고, 흥미로우며, 풍미가 넘쳤다. 때때로 날카로운 잠언이 깊은 생각을 더해 주고, 때때로 박진감 넘치는 이야기가 마음을 끌어당긴다. 2대화..
절각획선(切角劃線) - 2014년 1월 16일(목) 절각획선(切角劃線)은 책장의 귀를 접고 밑줄을 긋다는 뜻으로 리쩌허우가 쓴 글 제목에서 가져온 말이다. 이는 책의 핵심을 파악하려면 직접 몸을 움직여 체험하고 힘써 실천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 말을 읽기의 금언으로 삼아 매일의 기록을 남긴다. 그러고 보면 옛 선인들은 매일 읽은 것을 옮겨 적고, 나중에 이를 모아서 편집하여 하나의 책을 만듦으로써 읽기에 대한 경의를 표함과 동시에 그로써 새로운 지혜를 축적하고 표명했다. 이 기록이 언젠가 그 끝자락에라도 닿기를 바라면서. (1) 리쩌허우, 『중국철학이 등장할 때가 되었는가?』(이유진 옮김, 글항아리, 2013) 중에서 ― “개량이 필요하고 혁명은 필요 없다”고 주장하면서 중국 현대화의 ‘4가지 순서’를 내놓았다. 즉 경제 발전, 개인의 자유, 사회 정의,..
절각획선(切角劃線) - 2014년 1월 15일(수) 절각획선(切角劃線)은 책장의 귀를 접고 밑줄을 긋다는 뜻으로 리쩌허우가 쓴 글 제목에서 가져온 말이다. 이는 책의 핵심을 파악하려면 직접 몸을 움직여 체험하고 힘써 실천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 말을 읽기의 금언으로 삼아 매일의 기록을 남긴다. 그러고 보면 옛 선인들은 매일 읽은 것을 옮겨 적고, 나중에 이를 모아서 편집하여 하나의 책을 만듦으로써 읽기에 대한 경의를 표함과 동시에 그로써 새로운 지혜를 축적하고 표명했다. 이 기록이 언젠가 그 끝자락에라도 닿기를 바라면서. (1) 드니 디드로, 『운명론자 자크와 그의 주인』(김희영 옮김, 민음사, 2013) 중에서 ― 여자들만이 사랑할 줄 안답니다. 남자들은 사랑에 대해 아무것도 몰라요. (156쪽)― 육체를 가진 두 존재가 최초로 서약한 곳은 부서지는 바..
절각획선(切角劃線) - 2014년 1월 12일(일) 절각획선(切角劃線)은 책장의 귀를 접고 밑줄을 긋다는 뜻으로 리쩌허우가 쓴 글 제목에서 가져온 말이다. 이는 책의 핵심을 파악하려면 직접 몸을 움직여 체험하고 힘써 실천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 말을 읽기의 금언으로 삼아 매일의 기록을 남긴다. 그러고 보면 옛 선인들은 매일 읽은 것을 옮겨 적고, 나중에 이를 모아서 편집하여 하나의 책을 만듦으로써 읽기에 대한 경의를 표함과 동시에 그로써 새로운 지혜를 축적하고 표명했다. 이 기록이 언젠가 그 끝자락에라도 닿기를 바라면서. (1) 드니 디드로, 『운명론자 자크와 그의 주인』(김희영 옮김, 민음사, 2013) 중에서 ― 자연은 너무나 다양하며 특히 인간 본능과 성격에 관해서라면, 자연으로부터 그 관찰과 체험을 취하는 시인의 상상력에서 괴상한 것은 아무것도 없..
절각획선(切角劃線) - 2014년 1월 11일(토) 절각획선(切角劃線)은 책장의 귀를 접고 밑줄을 긋다는 뜻으로 리쩌허우가 쓴 글 제목에서 가져온 말이다. 이는 책의 핵심을 파악하려면 직접 몸을 움직여 체험하고 힘써 실천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 말을 읽기의 금언으로 삼아 매일의 기록을 남긴다. 그러고 보면 옛 선인들은 매일 읽은 것을 옮겨 적고, 나중에 이를 모아서 편집하여 하나의 책을 만듦으로써 읽기에 대한 경의를 표함과 동시에 그로써 새로운 지혜를 축적하고 표명했다. 이 기록이 언젠가 그 끝자락에라도 닿기를 바라면서. (1) 리쩌허우, 『중국철학이 등장할 때가 되었는가?』(이유진 옮김, 글항아리, 2013) 중에서 ― 사상가들과 한 시대에 명성을 떨쳤던 각종 낭만파는, (중략) 독일이 분산되고 낙후되고 연약한 상태에서 통일되고 강대하고 풍족해지는 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