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의 명문장] 생이지지(生而知之, 나면서부터 안다)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나는 태어나면서부터 아는 사람이 아니고, 옛 것을 좋아하여 부지런하게 그것을 추구하는 사람이다.”子曰, 我非生而知之者, 好古, 敏以求之者也. 이 구절은 「술이(述而)」 편에 나오는데, ‘앎’과 관련해서 공자가 스스로를 어떻게 생각했는지를 알려준다. 리링은 「계씨(季氏)」 편에 나오는 “나면서부터 아는 사람이 상급이고, 배워서 아는 사람은 그다음이다.[生而知之者, 上也. 學而知之者, 次也.]”라는 구절을 근거로 공자는 자신을 “나면서부터 아는 사람”, 즉 성인(聖人)이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주장한다. 공자의 제자들은 틈만 나면 그를 성인으로 추앙하려 했지만, 공자는 그런 말을 할 때마다 단호히 부정했다. 이는 단지 겸손해서 하는 말이 아니라는 것이다. 공자는 스스로 “배워서 아는 사..
[시골마을에서 대학을 읽다] 지본(知本, 근본을 안다)
공자가 말했다. “송사를 듣고 처리하는 것은 나도 남과 마찬가지다. (그러나 나는) 반드시 송사가 없도록 할 것이다.” 진실하지 못한 자가 그 하소연을 끝내 다할 수 없는 것은 백성들의 마음을 크게 두렵게 했기 때문이니, 이것을 일컬어 근본을 안다고 하는 것이다. 子曰, 聽訟, 吾猶人也. 必也使無訟乎. 無情者不得盡其辭, 大畏民志, 此謂知本. 오늘은 전(傳)의 네 번째 장을 읽도록 하겠습니다. 이 장은 물유본말(物有本末, 사물에는 근본과 말단이 있다)의 뜻을 주석하고 있습니다. 고본에는 ‘지어신(止於信, 믿음에 머물다)’ 다음에 이 구절이 있었는데, 주자가 새로 편집하면서 이 자리에 가져다두었습니다. 여러 번 말했지만, 이러한 편집 행위를 두고 후대의 왕양명(王陽明)은 크게 반발하면서 본래 고본을 놓고 『..
절각획선(切角劃線) - 2014년 1월 26일(일)
일주일 내내 읽기만 하고 기록할 수는 없었다. 잡다한 일들에 온통 마음이 쏠린 데다 어느 순간 고전의 번역에 시간을 여분의 시간 대부분을 빼앗겼던 탓이다. 그사이 많은 글이 곁을 스쳐 지나갔고, 또 마음속으로 들어왔다. 드니 디드로의 『운명론자 자크와 그의 주인』(김희영 옮김, 민음사, 2013), 리쩌허우의 『중국 철학이 등장할 때가 되었는가?』(이유진 옮김, 글항아리, 2013), 앤 스콧의 『오래된 빛』(강경이 옮김, 알마, 2013)에 이어서 손에 든 책들은 정민의 『우리 한시 삼백수』(김영사, 2014), 한병철의 『시간의 향기』(김태환 옮김, 문학과지성사, 2013), 미겔 데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박철 옮김, 시공사, 2004), 그리고 《기획회의》 360호이다. 정민의 번역은 기지 넘치..